엄마의 방 - 치매 엄마와의 5년
유현숙 지음 / 창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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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방-치매 엄마와의 5/유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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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을 조금 넘으니 노안이 찾아왔다. 예전 같으면 그렇게 한 20년 살다 가겠지만, 이제 어쩌면 살아온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노안과 함께 살아야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예전이라고 치매가 없었기야 했겠냐만, 특별한 경우(치매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를 제외하고는 거의 노인세대에 겪었다. 그러니 수명이 길지 않던 시대에는 지금처럼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예전에는 자식들이 부모를 봉양하던 때였으니…….

 

50대를 얼마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만난 치매 엄마와의 5년간의 사투를 담담하게 엮은 이 책 엄마의 방, 결코 남의 일이라고 치부할 수만은 없게 이미 치매는 너무도 우리 가까이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치매에 걸린 엄마를 봉양하기 위해 그렇지 않아도 건강하지 않은 저자가, 몸도 마음도 피폐해져가며 고군분투한다. 그러면서도 엄마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견디다 못해 요양보호사의 힘을 빌리기도 하는데, 요양보호사라고 해서 모두 유능하거나 인권적이지는 않다. 개중에는 자격이 없어 보이는 이들도 있고, 정말로 감사하게도 유능하면서도 따뜻한, 자격이 충분한 이도 만나게 된다.

 

 

요양원에 가 보면 실지로 하루 종일 손발이 묶인 채 생활하고 있는 분들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취한 조치일 테지만, 마음이 저려오는 것 또한 부인할 수가 없다. 그러니, 자식들이 요양원에 보내면 모두 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칠 수밖에 없다. 버려진 느낌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도 5년이라는 세월을 치매 엄마와 함께 생활하다 보니, 자신도 간병살인까지 할 수도 있었음을 고백한다. 그만큼 치매는 어떤 세월을 살았더라도, 평소의 그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다고 한다.

 

이 책엄마의 방을 읽으며 서글픔이 밀려 왔다. 그래도 저자의 엄마는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식들이 있었기에 더 이상 추해지지 않고 마침내 좋은 보금자리를 찾을 수 있었지만, 아들만 있는 나 같은 사람은 나중에 어찌해야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뜻대로 안되어서 그렇지 최대한 예방을 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국가가 책임을 져 주면 좋겠지만 자식들한테 맡기기에는 현실의 삶이 젊은이들에게도 더 이상 녹록치 않다.

 

그런 까닭에 많은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치매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고, 국가가 책임지는 사회로 하루 빨리 가게 되기를 소망해 본다. 치매 관련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이나 가족 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함께 할 때만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1년 우수출판 콘텐츠 제작 지원사업 선정작인, 이 책엄마의 방을 치매환자 ‘300만 명시대에 추천하는 이유다. 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도 함께 보았으면 좋겠다.

 


 

엄마에게 치매가 찾아오리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었다. 꿈에도 상상 못한 치매와 마주 했을 때 내 가족들은 말문이 막혔다. 친가도 외가도 조상 중에 치매를 앓은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아무도 치매 환자를 본 적이 없다.(엄마의 방-20)

 

치매는 가족들의 관심으로 치료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요즘은 가족과 함께 살지 않고 혼자 조용히 살겠다고 하는 우리 엄마 같은 분들이 많다. 따로 살지만 매일 만나며 살더라도 나이 들면 자진해서 치매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런 문제는 가족들의 관심이 있어야 한다.(엄마의 방-23)

 

어쩌면 스트레스와 함께 희망, 목표가 없어지면 치매가 찾아오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나이 들수록 나이에 맞는 취미 생활과 일이 필요하다는 것이 내 치매 예방책 중 하나다. 자신은 잊고 오직 자식만을 위해 살아온 엄마 세대에게는 삶의 끈이 끊긴 것이다.(엄마의 방-33)

 

치매 환자를 돌보는 사람은 참지 말고 신경정신과를 찾아가라고 말하고 싶다. 치매환자를 돌보다보면 참을성과 인내심이 요구된다. 자신을 억누를 수밖에 없다. 이런 것들이 쌓이면 자신도 모르게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순간이 온다.(엄마의 방-108)

 

치매환자의 행동을 치매니까하고 치부할 게 아니었다. 잘 관찰하고 담당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치매 담당 의사는 치매 가족과 치매 환자를 적극적으로 돕는 사람이었다. 나는 작은 일도 교수님에게 알리고 항상 도움을 청했고, 그 때마다 도움을 주었다.(엄마의 방-128)

 

엄마는 완전히 아기가 됐다. 매일 몇 번씩 씻겨도 엄마 몸에는 냄새가 났다. 비누로 먼저 씻기고 향이 진한 보디샴푸로 다시 씻겨야 했다. 물론 침대 커버와 이불은 수시로 빨아 햇볕에 바짝 말렸다. 화장실은 화장실용 락스로 닦고 식초를 분무해야 냄새가 사라졌다.(엄마의 방-163)

 

 

 

*본 도서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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