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 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성과 용기를 최후까지 지켜 낸 201인의 이야기
피에로 말베치.조반니 피렐리 엮음, 임희연 옮김 / 올드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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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피에리 말베치· 조반니 피렐리 엮음

(2차 세계대전 당시 인간성과 용기를 최후까지 지켜 낸 201인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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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 인생의 마지막 시간 앞에 서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하느님께 저의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제가 여러분을 아프게, 아주 많이 아프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울지 마세요. 저는 이제 하느님을 통해서, 지상의 사람들에게서 받아보지 못한 자비를 베풀어 주실 주님의 길로 곧 들어서게 될 테니까요. 그렇게 착하게든 악하게든, 어떤 식으로든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는 저의 부족한 청년 시절을 내려놓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오늘 제 목숨을 앗아갈 그들과는 내 가족을, 내 조국을 어느 쪽으로도 치우침 없이 모두 사랑했노라고 평온한 마음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69쪽/20세, 정비공)

앞으로 한 시간 후, 저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어머니께서도 저처럼 강해지셔야 해요. 어머니께서는 “성자”가 되기 위한 힘은 바로 자신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하시지요. 한평생 어머니의 고통과 헌신이 그에 대한 증거일 겁니다. 어머니께서는 지금 죽음을 앞두고 자신이 사라지는 걸 막아달라고 애원하는 자식이 있습니다. 힘을 내세요. 아주 큰 힘을 내셔야 합니다.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146쪽/30세, 실내 장식가)

사랑하는 어머니,

24시간 전, 저는 독일군사법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습니다. 제가 엄청 고통스러운 이유는 단 하나, 어머니를 다시 안아 드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189쪽/23세, 국문과 학생)

아빠의 꿈은 네가 커 가면서 네 방식대로 세상을 배워 가는 모습을 보는 거였어. 네가 너의 생각과 감정을 잘 다스리는 모습을 말이야. 하지만 그런 아빠의 꿈은 이제 물거품이 되었단다. 앞으로 나는 너의 본보기로 남게 될 것이고, 너는 이러한 나의 정직과 충성의 발자취를 따르는 법을 알게 되겠지. 아빠는 네가 분명 그 길을 따를 거라 확신한단다. 가치 있게 사는 법을 알게 될 테니까. 그렇지?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197쪽/33세, 참모본부 포병 중령)

에다, 저들은 내게 사형 선고를 내렸고, 곧 나를 죽일 거야. 내 육신을 거두어 갈지라도, 내 안에 있는 이상은 그들도 어쩌지 못할 거야.

나는 한 치의 후회도 없이 죽을 거야. 나는 대의를 위해, 정당한 목적을 위해 내 생을 바칠 수 있어서 오히려 자랑스러워. 이런 나의 희생이 헛되지 않고 오히려 큰 투쟁의 도화선이 되기를 바라.(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236쪽/19세, 학생)

정비공, 실내장식가, 학생, 군인, 노동자, 농민, 교사, 사서, 주부 등 10대에서 60대까지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 파르티잔이라는 이름으로, 조국을 위해 싸우다가 당당하게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직전, 자신은 대의를 위해 죽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에게만은 그리움과 미안함을 호소하며 부디 울지 말기를 당부한다.





 


 

잠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 보면, 무조건 공산당은 나쁜 사람들이며 때려 잡아야하는 야만인이라고 배웠다. ‘애국애족’, ‘반공방첩’이라는 말이 아직도 낯설지 않다. ‘빨갱이’라는 뜻도 제대로 모르면서 막연히 무서워서 벌벌 떨던 시절도 있었으니…….

이탈리아 현대사나 ‘세계 2차 대전’ 같은 전쟁역사에 정통하지는 못하나, 이 책≪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를 읽는 내내 너무 안타까워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급기야 17세의 어린 학생에 이르러서는 목 놓아 울고 싶었다. 게다가 대부분 43년과 44년에 쓰인 글이 많았다. 해방을 몇 년 남겨 놓지 않은 상태였다.

사이좋게 오순도순 살아가면 좋을 것을, 왜 사람들은 전쟁을 일으키고 패를 나뉘어 싸워야 하는지 ……? 지금도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대한민국의 과거사는 결코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미래 또한 어떨지…?는 아무도 알 수 없으니 더욱 가슴 쓰리다.

혹자는 예전에 비해 오히려 살기가 어렵다고도 하며 삼포세대니 뭐니 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세상이 얼마나 많이 좋아졌는가? 말 한마디 잘못하면 잡혀가기도 하던 시절을 겪은 세대도 있다. 세상이 순식간에 바뀌지는 않듯이, 알게 모르게 조국을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또는 노동자들을 위해 꾸준히 투쟁한 사람들의 큰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여기에 서 있지 않을까? 싶다.

이 편지 안에는 특별한 사람들이 있지 않고, 어쩌면 우리들의 자식, 아내, 남편, 아버지, 어머니가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들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이다.

얼마 전에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식’이 화랑 유원지에서 있었다. 매년 참석한 건 아니지만, 참석할 때마다 느끼는 건, 생각보다 마음이 우러나서 참석하는 사람들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대충 봐도 안산 시민보다는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것 같았다. 결국, 소수를 제외하고 관계자들만 참석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렇듯이 나를 비롯한 많은 이들은,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잊지 말아야 할 것들 조차도 너무 쉽게 잊으려고 한다. 세월이 가면 애써 잊으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잊혀 질 테지만, 꼭 잊지 말아야 할 것도 분명히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이 책≪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는 그 이유를 명백히 알려 준다.




 

※레시스텐자(이탈리아어: Resistenza)란 제2차 세계 대전 말엽인 1943년 ~ 1945년에 나치 독일 점령군 및 독일의 괴뢰국인 이탈리아 사회공화국 파시스트들과 싸운 저항운동 단체들을 총칭하여 부르는 이름이다. 연합국이 이탈리아 남부에 상륙한 이후 레시스텐자는 북부의 독일군을 몰아내면서 엄청난 양의 피를 흘렸다. 오늘날 이탈리아 공화국은 본국이 레시스텐자의 투쟁을 토대로 하여 세워졌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들은 연합군의 이탈리아 침공 이후 카시빌레 휴전 협정이 체결된 이후부터 연합국에 협력하는 이탈리아인들이 세운 단체가 대부분이다. 이탈리아 파르티잔 또는 이탈리아 독립군이라고도 알려진 이 부대는 연합국과 공동으로 나치 독일에 맞섰으며, 이들은 스스로의 투쟁을 이탈리아 해방 전쟁이라 불렀다. (출처: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 제2차 세계대전

[ Second World War / World War II , 第二次世界大戰 ]

제2차 세계대전은 흔히 1939년 9월 1일에 일어난 독일의 폴란드 침공과 이에 대한 영국과 프랑스의 대독 선전포고에서 발발하여,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으로 종결된 것으로 여긴다. 이 기간 동안 1941년 독일의 소련 공격과 일본의 진주만 공격을 계기로 발발한 태평양 전쟁 등의 과정을 거쳐 세계적 규모로 확대되었다.

전쟁은 독일과 이탈리아, 일본의 3국 조약을 근간으로 한 추축국[樞軸國, Axis Powers] 진영과 영국, 프랑스, 미국, 소련,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한 연합국[聯合國, Allied Powers] 진영의 대립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전쟁의 경과에 따라 각 진영에 가담한 국가들은 변동이 있으며, 중립을 표방한 나라들 가운데에서도 실제로는 어느 한 진영에 적극 가담한 나라도 있다.

이 전쟁으로 세계에서 수천만에 이르는 인명 피해가 나타났으며,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영역에도 커다란 변동이 나타났다. 전승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 중국을 중심으로 1945년 10월 24일 국제연합이 창설되었으며, 전후 경제 질서의 회복을 위해 1944년 체결된 ‘브레튼우즈 협정’으로 달러가 세계의 기축 통화로 자리를 잡음으로써 미국 중심의 경제 체제가 성립하였다. 소련 군대가 주둔한 동유럽, 외몽고, 북한 등에 공산주의정권이 들어섰고, 중국에서도 중국공산당이 내전에서 승리하면서 세계는 미국과 서유럽을 중심으로 한 자본주의 진영과 소련, 동유럽,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산주의 진영으로 재편되었다. 또한 1960년대까지 패전국의 지배 아래 식민지 상태에 있던 나라들도 상당수가 주권국가로 독립을 이루면서 국제 관계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네이버 지식백과] 제2차 세계대전 [Second World War / World War II, 第二次世界大戰] (두산백과)

*본 도서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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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책이 아니라 행동이다.201명의 사형수들이 죽음을 앞두고 취한 마지막 행동은 가족이나 동지들에게 자신의 마지막 소식, 작별 인사, 위임장 등을 전하는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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