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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예방교육(알코올, 스마트폰 등)을 몇 년씩이나 하면서 한두 잔 체면상 먹던 술도 아예 포기해 버렸다. 한 잔을 마시면 두 잔을 권하고, 두 잔을 마시면 석 잔을 권하는 분위기가 싫었기 때문이다. 아이들 앞에 가서 교육 할 때, 어른이 되거든 적당히 마시라고는 도저히 권할 수 없다. 왜냐하면, 술이라는 게 중독성이 있어서 ‘적당히’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들이 가끔 묻는다. 선생님은 그래서 술 안 마셔요? 우리 엄마는 마시는데요. 그런 내가 어쩌자고 ‘와인’도 분명 술인데 이 책에 혹했을까?
물론, 술에 대한 책을 접한 게 처음은 아니다. 술을 마셔봤지만 취하도록 마셔보지 않은 까닭에 중독예방교육에 도움이 될 거 같아서 일부러 사서 읽은 적은 있다. 읽고 나서 실망만 했지만……. 그런데 이 책은 달랐다, 술술 읽히는 게 일단 너무 재미있고 유쾌하기까지 하다.
와인을 접할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은 소시민인 나는, 특별한 날 한잔 마실 기회가 생기면 남들이 맛있다고 홀짝홀짝 여러 잔을 잘도 마실 때조차도, 한 잔으로 끝내기 위해 천천히 한 모금씩 음미하듯이 마셨다. 저자도 술을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우연한 기회에 와인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와인은 무조건 오래 묵힌다고 좋은 건 아니지만 병 속에서 장기간 숙성과정을 거치며 타닌 성분이 부드러워지고 맛과 향이 더욱 근사해진다고 한다. 종류에 따라서 다소 차이는 있지만, 와인이 공기와 접촉해 변화는 과정을 ‘브리딩’이라고 하는데, 그 시간을 벌기 위해서 미리 따라 둔 후에 천천히 때를 기다리며 마시다가 정말 맛있어지면 그때가 정점이라는 것을…. 다만, 나는 그것을 모르고 최대한 조금 먹으려고 그렇게 했지만….
이 책≪와인에 몹시 진심입니다만,≫의 저자는, 부유해서 와인만 마시는 게 아니라 와인에 특별한 매력을 느껴 애호가가 된 만큼, 본인이 그동안 겪은 시행착오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특히 와인에 문외한인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덜 실패하고 와인을 즐길 수 있도록, 자신이 경험한 것을 토대로 엮어 놓았다.
단돈 만원에서부터 자동차 값까지 천차만별인 와인을 속지 않고 고르는 법에서부터, 아무리 좋은 와인도 안주와 궁합이 필요하니 와인마다 어울리는 안주 선택, 넉넉하지 않은 주머니를 생각해서 가성비 최고인 와인을 고르는 방법, 해외 직구와 심지어 어울리는 음악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