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글쓰기 - 자발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어른을 위한 따뜻한 문장들
이은경 지음 / 큐리어스(Qrious)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후의 글쓰기 / 이은경

(자발적 글쓰기를 시작하는 어른을 위한 따뜻한 문장들…)



#글쓰기

#오후의글쓰기

뒤늦은 나이에 공부한답시고 갖은 애를 써가며 쓴 리포트가, 어느 날 필요해서 찾으려니 어느 구석에 쳐 박혀 있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때서야 ‘부족한 글도 잘 모아 둬야 필요할 때 고쳐서 사용할 수도 있겠다.’ 는 깨달음이 왔다.

그런 연유로, 비공개로 했다가 공개로 했다가 에라 모르겠다, 공개로 하자. 그렇게 소심하게 시작한 블로그여서 이웃이 그다지 많지는 않으나, 글(주로 읽은 책 소개)을 올리고, 타인이 쓴 글들을 읽으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글쓰기 책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기 시작해, 내면에 잠들어 있는 잘 쓰고 싶은 욕망을 자꾸만 건드린다. 대부분이 무조건 써라, 책을 많이 읽어라, 매일 써라, 모방에서 시작해라,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필사해라, 수시로 메모하는 습관을 들여라, 등등…. 조금씩 다른 듯해도 겹치는 내용이 꽤 많다.

대부분 읽을 때는 의지가 불끈불끈 솟다가도, 게으르고 인내심 부족한 내게는 역시 모두 그림의 떡이다. 그런 의지박약인 내게 ≪오후의 글쓰기≫는, 게을러도 왠지 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

오후의 글쓰기, 마음/ 어른의 글쓰기, 습관/ 어른의 글쓰기, 방법의 3부로 나누어진 어른을 위한 자발적 글쓰기는, 모두 23강으로 이루어져 있다. ‘1강, 일단 시작합니다.’에서는 역시 다른 많은 글쓰기 책처럼, 나른하고 피곤한 오후 누가 시키지는 않았으나 타닥타닥 일단 시작하기를 권한다. 이 책 ≪오후의 글쓰기≫에 다른 게 있다면, 한 강의가 끝날 때마다 과제를 준다. 첫 번째 과제는 오늘부터는 그냥 쓰는 겁니다. 이다.

☞그래서 즉석에서 떠오르는 대로 한 번 써 보았다.

다음 주중에 ‘공동체지원 마을활동가’ 모집이 있어 지원해 볼 생각으로, 복사할 것과 자격증 출력 등 서류 준비 때문에 아들이 근무하고 있는 직장에 갔다. 집에 있는 복사기가 고장 나서 사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휴일이라 친구들이 와 있어서인지 막상 가니까 귀찮고 짜증스러운 얼굴이었다. 눈치가 보여 얼른 하고 집에 돌아와 보니 빠뜨린 게 많다. 내일 다시 가던지 아니면 다른 곳에 가서 해 와야 한다. (이렇게 23강가지 준 과제를 모두 쓰면 글이 되려나?ㅎ)

‘4강, 쓰지 않았던 시간에도 힘이 있다는 사실’에서 나이에 상관없이 아직 늦지 않았다며, 넘쳐나는 읽을거리와 쓰지 않은 시간의 축적된 힘이 있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고 하니, 그동안 축적해 놓은 것만 끌어와도 책 한권은 거뜬히 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솟구친다. 네 번째 과제는 내 책에 꼭 담고 싶은 나만의 경험은 무엇인가요? 이다.

이렇게 23강까지 과제가 한 가지씩 주어지며, 무엇보다도 ‘내가 읽고 싶은 글쓰기'를 권장하고 부정적인 감정조차도 좋은 글감이 될 수 있으니, 지극히 사소한 일부터 쓰되 그게 자신이나 가족이라도 괜찮다고 한다. 특히 저자가 권하는 글쓰기는,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누구나 알기 쉽게 쓰며, 처음부터 너무 완벽하게 쓰지 말기를 당부한다. 글 쓰다가 지쳐 포기하지 않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어서일게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중요한 것은

‘정말 엉망진창인 초안’을 써 보도록

자신에게 허락하는 것이에요.

정말 엉망인 초안을 써 보면 두 번째 안은 더 좋아지고

세 번째는 더 훌륭한 작품이 나올 확률이 높아지죠.

다 쓰고 나서야 자기가 무엇을 쓴 건지 깨닫는 작가들이

대부분이에요

- 앤 라모트, ≪쓰기의 감각≫웅진 지식하우스 (오후의 글쓰기, 124쪽)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전날 만취해 들어와 힘들어 죽을 것 같아도,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일어나서 출근을 한다. 그런데 일하다가 쉴 때는 같은 시간에 글을 쓰던가? 운동을 하던가? 등의 규칙을 정해도 실천이 잘 되지 않는다. 혼자서 정한 규칙을 실천하는 것은 절대 쉽지가 않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저자의 말처럼 쓰라고 잔소리하는 사람도 없고, 내 글을 궁금해 하는 사람은 더더욱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스스로 채찍질할 수밖에 없는데, 처음부터 너무 힘들게 해서 진이 빠지면 당연히 따라오는 것은 포기뿐이다. 무조건 쓰되 ≪오후의 글쓰기≫에 제시된 과제를 따라해 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보는 방법은 어떨까?

넘쳐나는 신간을 빠르게 읽고 리뷰를 작성하는 것보다, 집에 소장하고 있는 책들을 깊게 읽고 써서 고치고 또 고치면 훨씬 더 좋은 글을 블로그에 올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잠시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서평단’ 신청을 하지 않고 써 보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누가 책을 읽으라고 재촉하는 사람도 없고, 쓰라는 사람은 더더욱 없기 때문이다. 정해진 시간에 읽고 쓰는 게 아니라면, 더 깊이 읽을 것 같아도 실상은 그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발적 글쓰기가 어려운 분들에게 이 책 ≪오후의 글쓰기≫는 자신이 글을 쓰는 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한 것들을 진솔하게 들려주고, 과제 하나씩을 던져주며 길잡이 역할을 한다. 너무 어려운 과제라면 그 또한 포기하게 되겠지만, 위에 제시한 첫 과제처럼 잘은 못써도 쓸 수는 있겠다. 싶은 과제가 대부분이다. 하루나 이틀에 한 과제씩 작성해 놓고, 나중에 시간 날 때 고치다보면, 글이 조금씩 나아질 건 분명하다. 자발적 글쓰기가 어려운 분에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색다른 방법이 될 것 같다.






 


*리뷰어스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