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이 중에 쌍둥이 둘이 유난히 사춘기를 힘들게 앓았다. 순하기만 하던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지고 일탈을 거듭해, 학교에 불려가는 것이 예사가 되어버렸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는 집에서 학습지로 기초를 쌓아나가다가, 중학교에 들어가더니 학원에 보내달라고 해서 원하는 대로 해주고 학원 비라도 벌기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때였다.
어쩔 수 없이 하던 일을 그만두고, 아이들을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달래도 보고 야단도 쳐보고…. 둘이 있을 때에는 그런대로 말을 듣는 것 같다가도, 여럿이 어울리면 용기가 샘솟는지 나와의 약속은 안중에도 없었다. 상담을 받아도 그때뿐이고….
부모보다도 친구를 더 좋아하던 때라 흩어지게 할 수도 없고…. 눈에 안보이면 엉뚱한 일을 저지를까봐 불안해서 택한 방법이, 가능하면 아이들을 전부 집으로 불러들이는 것이었다. 개중에는 정말 도저히 마음이 안 가는 아이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순박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책≪소년을 읽다≫는 고등학교 국어 교사가 2019년, 우연히 소년원에서 아이들과 국어공부로 함께 책을 읽으면서 겪은 일들을 SNS에 공유, 나중에 정리해서 책으로 엮어 세상에 내어놓은 학습일지다.
저자도 처음에는 선입견 때문에 아이들을 만나기도 전에 많이 불안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막상 그들을 만나서 함께 책을 읽고, 시를 읽으면서 아이들의 아픈 상처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되고, 아이들과 공감하면서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 나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