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트라우마 심리학 - 정신과 전문의가 들려주는 트라우마의 모든 것
김준기 지음 / 수오서재 / 2021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화로 만나는 트라우마 심리학 / 김준기



뉴스조차도 믿을 수 없어서 언제부터인가 시청을 자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온통 떠들썩하기만 하다.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 어처구니없는 수많은 일들에 노출된 우리들은, 스트레스를 넘어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는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보통, 트라우마나 심리학 등의 용어가 들어가면 전문적인 분야라 난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책≪영화로 만나는 트라우마 심리학≫은 전혀 그렇지 않다.

정신건강전문의이면서 25년간 일선에서 폭력이나 폭행, 강간이나 성폭력, 학대, 방임, 끔찍한 죽음까지……. 현장에서 직접 겪은 사례와, 영화를 예시로 활용하여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였다.

트라우마란 무엇인가에서부터 종류와 증상,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한 치유의 방법까지, 중고생들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철저하게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엮어져 있어 그로인해 고생하는 사람들의 내면세계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 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였다.


어떤 촉발 요인은 아주 잘 인식되는 반면에, 어떤 촉발요인은 전혀 인식할 수 없다. 촉발요인을 인식할 수 없는 경우에는 잘 지내다가도 갑자기 불안해지거나 공포에 휩싸이기 때문에, 두려움과 무기력감을 크게 느낄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갑자기 자신의 상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촉발 요인이 무엇인지 차분히 탐색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영화로 만나는 트라우마 심리학 144쪽)


“트라우마란 무엇인가”에서는 섣부른 확진의 위험성을 알리고, 과거의 트라우마와 현재의 촉발요인이 맞아 떨어지면 언제든지 발병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사랑과 자비가 환청을 사라지게 하는 작용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정신질환의 요인은 유전적요인, 가족적 요인, 사회 환경적 요인이 복잡하게 연관되어 증상을 발현시키므로, 모든 증상에 트라우마가 관여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한다.

“트라우마의 증상과 종류”에서는 영원히 감추어진 기억은 있을 수 없다며, 신경전달물질의 이상현상에 대해 알려주고, 해리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도 세세히 설명한다.

그리고 스몰 트라우마란, 언제 누구에게나 일상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지 ‘작게’ 경험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으며, 실제로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스몰 트라우마가 빅트라우마 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으므로, 결코 용어만으로 가볍게 취급되는 것에 대해 염려를 놓지 않는다.

특히, 트라우마는 어디에나 있지만 트라우마를 치유할 힘도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당부 한다. 반드시라고 해도 좋을 만큼, 외상 후 성장은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회복을 통해 일어나므로, 어릴 때 충분히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더라도 성인이 되어서 누군가와의 연결감이 다시 회복되고 안전감을 느끼게 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한다. 단 한 명의 소중한 사람과의 안정적인 애착관계도 강력한 치료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을 배려한 아주 친절한 이 책≪영화로 만나는 트라우마 심리학≫을 한 번 읽고 나서, 이미 봤던 영화를 보게 되면, 평소와는 확연히 다른 시점으로 보게 되어 새롭게 다가오고, 보지 않았던 영화는 보이지 않는 내면까지 볼 수 있게 된다.


“당신 주변의 모든 이들은 저마다 당신이 전혀 모르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 옆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세요,”(영화로 만나는 트라우마 심리학 233쪽)


저자가 우리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모두 누군가에게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단 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영화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나는 틈만 나면 영화를 본다. 어두운 극장 안에서 누가 볼까 주위를 살펴가며 조심스럽게 눈물을 닦아 내기도 하고, 극장을 나온 뒤 벅찬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몇 시간을 정처없이 걷기도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