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지음, 김남주 옮김 / 밝은세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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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주인공이 벌써죽어. 책은 1/3도 안 넘겼는데, 주인공이 죽다니
일본의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 사신 치바를 읽을 때의 혼란감이 스친다.
이야기의 빠른 전개와 과거와 현재의 뒤섞임.  이것이 세계적이 대세인가? 얼마 전 읽었던 스웨덴의 소설가 루이스 리안테가 지은 ‘너를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에서도 그랬다.  프랑스 소설 특유의 냄새가 싹 가셔진 속도감과 미스터리한 느낌.  기욤 뮈소에 열광하는 독자의 심리가 궁금해 결국 손에 들긴 들었는데..., 이런 거였구, 싶다.  빠른 전개와 스토리 위주의 이야기. 영화 같은 화면 전환. 

에단은 노동자의 삶을 살았다.  부모도 없고 돈도 없다.  오직 가진 건 명석한 두뇌였다.  20여년의 삶과 형제 같은 친구, 약혼녀를 뒤로 하고 떠난다.  포커판에서 모은 돈으로 대학에 들어가고 의대를 다닌 후 정신과 의사가 된다.  거기서 셀린이라는 여자를 만나다.  많이 사랑했지만 셀린이 결혼을 이야기할 때 그는 다시 떠난다.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그가 스무 살에 품었던 꿈.  뉴욕타임즈에 자신이 대서특필되는 꿈은 안고.  그는 결국 이루어낸다.  그런데 그날. 바로 10월 31일. 그 모든 것을 이루었다고 생각하는 날. 가슴에 한 방, 머리에 두 방의 총을 맞고 죽는다.  왜 , 누가 죽였는지도 모른 채. 

다음날.  그는 어제와 똑같은 아침을 맞이한다.  어제의 일이 반복되는 그러나 다른 하루를 맞이한다. 이렇게 10월 31일을 3일간 살게 된다.  그때 마다 선택은 달라진다.  달라진 선택에서도 변하는 것이 있고 불변하는 것이 있다. 




기욤 뮈소는 미스터리와 스릴러적인 요소는 보다 의미 있는 다른 질문들을 끌어내기 위한 매개라고 말한다.  죽음. 인간존재의 연약함, 우연과 운명, 흐르는 시간, 회한과 후회 같은 주제들. 35살의 젊다면 젊은 나이인 그가 소설에서 말하고 싶은 것들이다.  책의 주인공 에단은 정신과 의사로 그 명성을 얻으면서 많은 저서와 연설에서 자아존중감과 자신감으로 세상을 살아가라는 말한다.  그러나 정작 그는 부와 명예가 쌓일수록 우울증에 시달리면서 항우울제와 알코올, 그리고 섹스에 의지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앞에 쏟아지는 자기 계발서들의 원칙이 자신의 삶에 얼마나 적용될까에 대한 의구심을 에단을 통해 말해주고 있다.  그가 다시 살게 되는 3일 동안 다시 선택한 것들은 무엇일까?  그가 다시 선택한 삶 속에서 죽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죽음만은 피해가지 못한다.  그렇다면 그를 세 발의 총성으로 죽인 사람은 도대체 누구인가?  이것이 이 책에서 기욤 뮈소가 얘기하고 싶은 ‘의미 있는 다른 질문’의 ‘해답’이 될 것이다.




우리가 처음이라고 부르는 것,
사실은 그것이 종종 끝인 경우가 많다.
끝이란 사실 출발하는 지점인 것이다.  - T.S 엘리엇




때론, 어법상으로도 느낌상으로 이해하기 힘든 말들이 위력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처음과 끝은 분명 상극인데 처음이 끝이라고 말하고 끝을 다시 처음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다시 출발하려던 지점은 어느새 끝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이해되지 않을 일들을 종종 겪는다.  끝난 줄 알았는데 다시 시작이다.  이번엔 잘해봐야지 싶은데 결국 원점이다.  그 원점에서 다시 시작되는 사건들.  그리고 선택. 선택에 따른 비용. 그 비용을 치룰 수 있는 자만이 선택의 가치를 느낄 것이다.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죽음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룬 후에야 알게 된 선택의 가치.  그것이 궁금하다면 읽어보시라. 취향의 차이는 있겠지만 인상적인 질문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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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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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욕망의 주인이 되어라.  사람이 나이 들어 가장 허망해질 땐,

하나도 이룬 게 없을 때가 아니라 이룬다고 이룬 것들이 자신이 원했던 게 아니란 걸 깨달았을 때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뒤통수를 제대로 맞은 느낌이었다.  내 인생의 황금기 스무 살에 선택한 대학이 꼭 그랬다.  4년 내내 열심히 다녔다.  장학금도 탔다.  그런데 그게 끝이었다.  아무 소용도 없고 취미도 없었던 대학을 그렇게 열심히 장학금까지 타면서 다녔던 것이다.  이룬다고 이룬 것이 내가 원했던 것이 아니라는 거였다.  이거 참 허망한 일이었구나.  명징해졌다.  내가 하고 싶은 일, 그 일을 해야 했다.  그래야 더 나이 먹어서도 허망해지지 않는 거였다.  지금은 모든 지 미룬다.  좀 더 안정되면. 좀 더 건강해지면, 좀 더 여유가 생기면.  그러면서 내 ‘꿈’은 지금 보류중이라고 안위했다.  나는 어쩌면 두려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실수를 또 할까봐.  그리고 책임감과 현실감이 결여된 ‘꿈’이라고 말하지 말고 ‘목표’라고 바꾸란다.  이 말 맞다.  거 참 맞는 말만한다.  




맞는 말만 하는 게 아니라 재밌기까지 하다. 재밌기도 하고 통쾌하기도 하다.

이 책의 서평은 김어준 특유의 어법을 좀 동원해 줘야한다.

일테면 이런 식이다.

 자신의 연예, 친구 관계를 잘 아는 친구의 오빠와 어쩌다 애인이 됐는데 자신에게 냉대하는 친구와의 서먹한 관계에 대한 김어준의 결론은 이렇다.

“...... 그 남자와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고 즐거울까에 시간 써. 나머진 생까. 친동생인데....? 아냐, 그래도 돼. 잘못한 건 걔야.

ps 영 찝찝하면 박치기나 한 번 해주든지. 물론, 치료 차원이지.”




 자신의 지시를 상사가 지시한 것처럼 시켜놓고는 자신이 한 것 마냥 공을 가로채기 일수인 입사동기의 행태를 가지고 고민하는 이에게는 이렇게 말한다.

“딱 한마디만 하시라. 주댕이를 확 찢어버린다고. 해맑게 미소 지으면서. 나직하게. 그리고 가서 볼 일 보시라.”




양다리 걸치는 여자에 대한 삽화 한 도막 :

양다리 여자 왈 : 거울아~ 어느 놈이 괜찮은지 가르쳐 줄래?

거울 왈 : 먼저 너부터 괜찮은 년 되고서나 물어라 이년아~




어느 정도 읽다보면 질문만 봐도 결론은 뻔하다.  자아 존중감을 우선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예상이 엇나갈 때도 있었다.

아픈 어머니가 마음에 걸려 자신의 꿈을 펼치려는 순간 아픈 어머니가 마음에 걸려 중국행을 단행하지 못하는 장남에게 그는 이렇게 말한다. “다 큰 어른들이 비루한 자신의 삶을 부모 탓으로 돌리는 것처럼 꼴불견도 없다.”  선택은 언제나 선택하지 않은 것을 비용으로 한다며 세상에는 돌이킬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는데 죽음은 되돌릴 수 없는 것이며 모친의 임종은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자아 존중감을 중요시하는 그의 걸출한 입담에서 이런 결론은 좀 의외였다.   대신, 모친 탓은 하지 않을 자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첨언한다.

 

희생이란 생각을 떠올린다는 자체가 마땅히 지킬 예의란 관점이 아니라,

 할 수 없이 지불하는 비용의 관점으로 그 일을 바라보라. “




선택과 비용은 불가분의 관계다.  어떤 것을 선택하든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선택을 하라는 거다.  그 결정은 곧 자기 자신이기 때문에. 

그를 단순한 도시의 개인주의자라고 할 수 없는 이유가 이런데서 나온다.




질문에 대한 시원한 해답을 해준다.  하지만 이것이 흑이니 저것은 백이다라는 식은 아니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런 자신을 움직이는 것은 뭔지? 선택에 따른 비용 지불은 각오가 되어 있는지? 그런 본원적인 질문을 통해 자신을 먼저 들여다보라고 충고한다.




이 책은 상담 형식을 취했다. 

“행복할 수 있는 힘은 애초부터 자기 안에 내재되어 있다는 거, 그러니 행복하자면 먼저 자신에 대한 공부부터 필요하다”를 모토로 이 책은 나를 찾는 일, 그리고 가족과 친구, 직장, 연인 관계에서 내가 취해야할 자세를 조언해 주고 있다.  “세상 사 다 행복하자고 하는 수작”이라며...., 그의 조언이 참 편안하고 좋다.  내가 얽혀 있는 나와 가족, 친구, 직장, 연인의 관계까지 감 잡았으니 이젠 딸 일만 남았다.  그건 온전히 내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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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 노벨과 교육의 나라
박두영 지음 / 북콘서트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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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니 할 말이 참 많아진다.

국가 재정 지원에서부터 공교육,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 미래에 대한 스웨덴의 방향, 그리고 지금의 스웨덴이 있기까지의 역사. 세계 최강이라는 북유럽국가들의 신 패러다임들...., 우리의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2009년도 나라 살림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보건.복지 분야이다. 전체 예산의 27%를 차지하며 전년 대비 9%의 증가율을 예상한다. 경제성장률을 생각할 때 만만치 않은 비율이다. 다음은 교육이다. 전체 예산의 14%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지출이 세계 1위인 점을 감안할 때 지출되는 교육비는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12개 분야의 지출에서 가장 많은 부분이 복지와 교육으로 쏟아지고 있음에도 우리는 복지와 교육의 나라라고 말하는데 인색하다. 실제로 북유럽 선진국가의 복지와 교육은 우리와 견줄 수 없을 만큼 잘돼있다. 특정분야의 학문에 있어서 대학은 물론, 석.박사 과정도 학비가 면제되고 있다. 복지 또한 지금은 새로운 사회악이 염려될 만큼 심각할 정도로 잘돼 있다.

 

이 책은 스웨덴이나 기타 유럽의 교육 선진국에 유학을 꿈꾸는 특히 IT분야나 기초과학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나 교육제도를 정책적으로 생각해야하는 실무자가 읽으면 도움이 될법한 책이었다. 다양한 통계 자료를 통해 스웨덴의 교육현실을 사실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으며 교육 환경도 세부적으로 연구해 놓았다. 뿐만 아니라 문화와 역사, 정책 방향에 이르기 까지 스웨덴의 다양한 면모들을 풀어 놓은 책이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유럽의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스웨덴이 어떻게 부와 성공을 거머쥘 수 있었을까? 혹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9세기 경 바이킹시대 때 약탈해서 쌓아 놓은 보물들과 1.2차 세계대전에서 군수물자를 수출한 덕이라고. 집권당이었던 사민당의 기업 우대정책은 그들의 경제성장의 성과물을 높은 조세로 국가에 흡수하여 사회복지 정책의 재정에 큰 도움을 줬다고 본다. 정보기술, 생명공학기술, 나노기술 등 하이테크 산업이 발전한 이유는 산학협력의 결과로 봤다. 대학 기간 중 산업체 경험을 의무화하고 졸업 전 학생 인턴 제도를 통해 기업 현안과 연계한 공동논문을 작성하는 등 실용학문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교육과 복지의 천국인 스웨덴의 미래는 밝기만한가에 대한 의문을 할 필요가 있다. 지나친 복지정책으로 인한 근로의욕 감소는 실업률을 증가시키고 국민을 나태하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일하지 않고 실업수당으로 살아가기가 오히려 더 편하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고 소득의 최소 30% 이상을 세금으로 거두어 감으로 근로의욕 상실과 수입이 없으면 나중에 없는 만큼 연금을 받으면 된다고 이기적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개방화정책으로 외국인들은 물밀 듯 들어오는데 자국민은 저출산으로 인해 점점 감소되고 있으며 명문대학들도 학생 수가 부족하여 중국, 인도 등 아시안 학생들이 점점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우려는 65년간 유지되어 왔단 사민당 정권을 실각시켰다.

  그러나 이만큼 발전하기까지 정치에 대한 신뢰도와 공직사회의 청렴함. 믿고 따르는 국민. 그리고 노벨처럼 훌륭한 사회복지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노벨을 위대한 과학자나 성공한 사업가로 말하지 않고 사회복지가로 말한 것은 그가 남긴 업적이 참으로 대단하기에 그런 것이다. 그는 평생 시간을 아껴가며 번 돈을 재단을 통해 인류에 현격한 공을 세운 사람에게 매년 17억 원 정도의 시상금을 수여하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을 제정했기 때문이다. 이런 인물을 배출한 스웨덴의 역사는 그 뿌리가 깊어 쉬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우리 사회도 불신과 자기 주머니 채우기의 이기적 발상을 뛰어넘어 노벨 같은 사람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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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을 하면 정말 코가 커질까? - 후각 과학과 역사의 오감시리즈 4
박영수 지음, 최상규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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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였는지 소설이었는지 정확한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 기억은 이렇다. (정확한 것보다는 내 느낌에 대한 기억이 더 분명하기 때문에 난 정확하진 않지만 내 머리 속의 기억을 가지고 이 얘기를 하고 싶다.)

 

후각에 특별함을 가진 한 의사가 있었다. 그 의사는 자신을 찾아온 남자 손님의 채취가 자신의 아내의 채취와 같다는 것을 알고 계획적으로 그 손님과 자신의 아내를 만나게 하고 관찰한다. 의사의 예상대로 두 남녀는 서로 강하게 끌리고 곧바로 동침에 들어간다. 의사의 심리는 부정한 아내를 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연구와 관찰대상으로 두 남녀를 대한다. 멀쩡한 사람이 생각하기에 그 의사는 광기가 있는 남자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의사가 취한 것은 바로 사람의 미세한 냄새에 대한 연구였다. 나는 가끔 스치듯 만나게 되는 사람들에게서는 특별한 냄새를 맡을 때마다 그 이야기가 생각난다. 그리고 나는 알 수 없지만 나에게서는 어떤 냄새가 날까? 궁금하다. 치장되고 덧칠해진 냄새가 아닌 온전하게 품어져 나오는 내 몸의 냄새 말이다. 그리고 세상엔 내 냄새와 같은 냄새를 가진 사람이 있을까? 그러면서 두려워지기도 한다.

 

인간에겐 오감이 있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마지는 다섯 가지 감각. 인류가 기계문명화 되고 발전함에 따라 초기 인류에 비해 인간의 오감은 현저하게 퇴화되고 있다. 사람의 몸은 오감의 작용으로 움직이고 이는 나름의 오묘한 질서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후각은 그 중에서도 인간의 생존에 필요한 최우선의 감각이다. 그래서 먹기 전에 냄새를 맡아보라고 입 위에 코가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간다. 뿐만 아니라 사람은 냄새에 대한 기억을 비교적 오래 간직하고 있으며 감정을 강하게 자극하고 기억 효과에 뛰어나다고 한다.

 

“거짓말을 하면 정말 코가 커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자면 정말 그렇단다. 피노키오처럼 눈에 띄게 커지지는 않지만 아주 미세하게 팽창한다는 것이다. 이 책엔 코와 냄새에 대한 기능적, 과학적, 역사와 문화적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기능으로 살펴본 코와 후각 편에는 입으로 숨을 쉬면 불편한 이유? 동물 코보다 사람 코가 작은 이유? 왜 자기 몸 냄새는 맡지 못할까? 콧구멍은 왜 두 개인가? 까지 우리가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코의 기능적인 부분들을 과학적 근거와 역사적 예후를 가지고 얘기하고 있다. 과학으로 살펴본 코와 후각에서는 초식동물들이 바람 부는 반대쪽을 향해 잠자는 까닭,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 프랑스의 루이 14세, 알렉상드르 뒤마와 바그너의 이야기, 안중근 의사의 잠버릇 등 역사적 인물을 예로 쉽게 설명해 준다. 역사와 신화로 살펴본 코와 후각에서는 코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 등을 예로 후각과 향료에 대해서 쉽게 얘기해 주고 있다.

 

ps : 이 책은 아이들에게 아주 작은 사물일지라도 궁금증을 갖게 하고 그 궁금증엔 반드시 역사적이며 과학적인 이유가 있다는 예를 들려주기에 좋은 책 같았다. 그런데 내 개인적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확실한 검증에는 신뢰도가 좀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17p에 뱀이 유황이나 휘발유 냄새를 몹시 싫어해서 화산 폭발 지역에는 뱀이 살지 않는 다는 예를 들며 제주도엔 아직도 유황, 백반 등 유독성 물질이 남아 있어 뱀이 없다라고 말하는데 실제로 제주도는 뱀은 신성시해서 죽이지 않기 때문에 뱀이 많은 섬으로 알고 있다. 내가 한라산을 등반할 때도 곳곳에 ‘뱀주의’라는 팻말이 설치되어 있었다. 소설이나 시가 아닌 이상 책은 정확한 사실을 전하는 신뢰성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평소의 생각으로 첨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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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정말 사랑할 수 있을까
루이스 레안테 지음, 김수진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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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말 물어보고 싶다.

“몬세, 당신은 진정 그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나한테 물어보고 싶다.

“당신, 당신은 진정 그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얘기다. 사랑은 사랑한 순간 가장 열정적인 것이다. 기억 속에서는 영원히 사랑할 수 있다. 그러나 세월을 뒤로하고 다시 사랑할 수는 없다. 그가 정말 멋진 신사로 늙었을 지라도... 혹은, 거리의 광인으로 늙어갈지라도....

이 책의 작가 루이스 레안테는 오랜 시간 작품에 대한 막연한 구상을 해오던 중 서사하라를 방문했다가 한 광인(狂人)을 만났고 작가는 척박한 환경의 사막에서 광인으로 살아가는 그에게 뭔가 감추어진 사연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 만남을 계기로 이 소설을 만들게 되었단다. ‘위대한 사랑과 아픔의 대 서사시’

 

이 소설의 주인공인 몬세와 산티아고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그들이 처음 만났던 열아홉 살, 1970년대 초반의 스페인과 서사하라의 역사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당시 스페인은 혼란기였다. 이 틈을 이용해 모로코는 스페인의 마지막 식민지인 서사하라에 눈독을 들인다. 모로코는 서사하라를 독립시킨다는 명목으로 국제사회에 스페인을 고발한다. 이를 시발점으로 사하라인들로 구성된 폴리사리오 인민해방전선과 스페인, 모로코, 모리타이아가 영토 분쟁에 돌입한다. 1976년 스페인은 이곳엣 완전 철수를 하고 다음에 모리타이아도 기나긴 분쟁에 두 손을 들고 물러선다. 그러나 모로코와 폴리사리오 인민해방전선 간의 영토분쟁은 오늘날 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산티아고는 가난한 자동차 수리공이었다. 그는 부잣집 딸인 몬세와 연애를 하지만 둘을 오해와 오해를 거듭하다 헤어지게 된다. 홧김에 산티아고는 친구와 스페인 군인으로 자원입대해 서사하라에 투입된다. 스페인이 완전 철수를 할 때 산티아고는 스페인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는 폴리사리오 인민해방전선과 같이 하며 그곳에서 안디아라는 여인을 만난다. 산티아고는 스페인의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다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은 소박한 꿈을 지닌 청년이다. 산티아고는 사하라 인민의 도피를 도우려다 폭격으로 인해 한쪽 팔을 잃고 만다. 산티아고를 사랑했던 열아홉의 몬세는 그의 아이를 갖지만 결국 유산되고 미래가 촉망되는 아버지의 제자와 결혼을 하지만 열아홉에 교통사고를 당한 딸의 죽음 후에 남편과 헤어진다. 산티아고와 몬세는 25년이라는 시간을 각자의 삶 속에서 살아간 것이다.

 

이렇게 줄거리를 다 얘기해 줘도 작가에게 실례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 책은 아주 독특한 구성방식을 가지고 있다. 현재와 과거와 미래가 서로 뒤섞인 구성이다. 그로인해 처음 가졌던 호기심을 끝까지 밀고 나간다. 그 궁금증으로 인해 이 책은 그 흥미를 더하고 손에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다. 저자도 말한다. “이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결코 창의력 넘치는 신선한 캐릭터들이 아니다. 어차피 고대 로마시대 이후 캐릭터에 새로울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구성만큼은 독특하다. 영화에 익숙한 플래시백 기법이나 엘립시스(생략) 기법이 사용되는 것이다. 처음 장면은 산티아고가 처형될 법한 극한 상황에 있는 것이었고 몬세 또한 전갈에 물리고 포로로 잡혀 탈출하는 과정이 소개된다. 이들이 왜 그런 극한 상황에 처해 있는가가 첫 번째 의문이 된 것이다. 그러다가 둘이 삼십년 전 처음 만났을 때로 돌아갔는가 하면 다시 둘은 서사하라의 사막을 헤매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정말 다시 만나서 사랑하게 될지에 대한 부분은 의문으로 남기겠다. 그것이 이 책의 구성에 대한 예의이다.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매력은 식민지 사회를 겪은 우리의 과거와 그리고 지금도 전쟁 중인 세계의 감성이 스며있다는 것이다. 전쟁과 분쟁이 불러온 젊음의 희생과 시대의 불운. 그리고 인간적인 고뇌 등이 두 사람의 러브라인과 겹겹이 맞물려 톱니바퀴처럼 굴러가는 것이다. 만남의 순간이 짧았다고 그 사랑이 소중하지 않다고 말할 수 없다. 어쩌면 짧았기에 그 간절함은 더 긴 것일 수도 있다. 오랜만에 읽은 사랑이야기가 이 깊어가는 가을마냥 참 좋다. 그래서 술 한 잔 기울이지 않고서는 백이지 못하겠다. 그래서 마셨다. 마심김에 썼다. 말하자면 음주작인게다.

 

둥근 보름달이 떠서 더 없이 좋은 밤에 서사하라의 모래바람을 생각한다.

그리고 짧았지만 소중했던 내 사랑도 생각한다.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내 사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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