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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올라간다 - 배삼식 희곡 그림책
배삼식 지음, 노성빈 그림 / 비룡소 / 2023년 1월
평점 :
마이산 탄생설화를 희곡으로, 그것도 그림책으로 풀어내어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 그림책!
나는 차를 타고 지나가며 저 당나귀 귀 모양의 산이 마이산이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듣고 보며 자랐다.
바로 그 산의 탄생 설화라 하니 호기심이 일었다.
도랑이, 개울이, 백단이, 송동이, 박달나무 할아범, 청룡, 백호, 주작, 현무, 나무들, 짐승들, 새들이 등장해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우리는 처음에 배우들의 생생오디오북을 통해서 이 책을 들었다. 생생한 목소리 연기와 효과음, 배경음악에 약 15분이라는 시간 동안 숨죽여서 우리는 그림책을 보고 들었다.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 푹 빠져서! 얼마전에 보고 온 그림자극에서 공연은 무조건 번쩍이고 화려하고 노래가 있어야만 하는게 아니라는걸 아는 아이가 더 집중했던 것 같다.
새벽녘, 동 트기 전에 바깥 화장실에 간 백단이와 송동이는 나무들, 동물들, 새들의 이상한 움직임과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산들이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고!
그래서 모두 달아나고 있다는 이야기.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인 산들은 하늘에서 벌을 받고 내려와서 땅에 있었는데 이제 세월이 많이 흘러 그 벌이 무엇인지도 잊고 살다 돌아간다고 한다.
백단이와 송동이는 산들을 설득하고, 모두가 산이 하늘로 못 올라가게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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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랑 푹 빠져서 읽다가 하늘로 올라가는 산들을 보고 아이는 안된다며 걱정이 참 많았다. 산은 새와 나무, 동물들의 집인데 사라지면 그 많은 것들은 어디서 사느냐고 가면 안된다고 애닳아했다.
이야기 하나하나 대사 한 줄 한 줄 모두 입에 착 감기어 귀에 쏙 들어왔다. 아이와 한 번씩 번갈아 읽어도 좋고, 마지막에 있는 역할지를 오려서 손에 들고 연극을 해도 좋다. 원래 희극책이니까!
익숙한 산에 얽힌 설화를 알고 나니 산이 더 가까이 온 기분이다. 읽는 내내 즐겁고 재밌고 푹 빠져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따가 또 들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