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초등 경제 신문 2 - 문해력과 경제 상식을 동시에 키워주는 하루 한 장 초등 경제 신문 2
김선.윤지선 지음, 퍼핀 감수 / 매경주니어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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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이 생활 속 가까운 미세플라스틱이나 포켓몬빵 등 친숙한 주제로 구성되었다면, 2권은 ‘나, 우리, 나라, 국제, 환경, 문화, 미래와 과학’의 일곱 가지 영역으로 주제를 넓혀 한층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기사 하단에는 낯선 용어를 풀이해 주는 ‘어휘 쏙쏙’ 코너가 있어 어휘력을 높일 수 있고, 다양한 도표를 통해 도표 읽는 법도 익힐 수 있다. 또한 기사와 관련된 질문이나 생각 정리하기 코너를 통해 단순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정리하고 확장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

예를 들어 ‘꿀벌’에 대한 기사에서는 지구온난화와 밀원식물 같은 용어를 알려주고, 꿀벌이 줄어드는 이유와 그로 인한 생태계 변화, 더 나아가 꿀벌이 사라지면 생길 문제까지 단계적으로 생각해보게 한다. 한 장 안에서 이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니 아이도 부담 없이 읽고, 어른도 함께 이야기 나누기 좋다.

또한 실제 기사를 읽을 수 있는 QR코드가 수록되어 있어, 아이가 원문을 직접 확인하며 ‘이건 실제로 일어난 일’이라는 사실감을 느끼게 된다. 덕분에 책에 대한 신뢰와 흥미가 함께 높아졌다.

부모 세대는 경제 교육을 체계적으로 받지 못했기에, 아이에게 경제를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막막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하루 한 장 초등 경제신문』은 그런 부모에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준다. 짧은 시간에도 쉽고 흥미롭게 경제 감각을 익힐 수 있어, 아이와 함께 읽기에 무척 유익하다.

이 책의 감수를 맡은 ‘퍼핀’은 미성년 자녀와 부모가 함께 사용하는 용돈·경제 교육 앱으로, 퀴즈를 풀면 리워드가 쌓이고 카드나 바코드로 실제 결제도 가능하다. 우리 아이도 퍼핀을 통해 용돈을 관리하며 경제를 배우고 있어, 실생활에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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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우어
천선란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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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우어는 여러가지 단편들이 모여있는 소설이었는데 그중에 ‘모우어’와 ‘뼈의 기록’이 가장 인상에 남았다.
‘모우어’는 진화한 인류가 더이상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고도화된 방식인 텔레파시 같은 형태로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대화 방식을 택하는 것이 흥미로웠다. 언어를 사용하면 문화가 파괴되고 서로를 겨냥하게되니 최대한 멀리하는 것과 언어를 사용해야만 인간의 시간이 제대로 흐른다는 설정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더이상 늙지 않는 인류는 언어를 배척하고 정해진 기간에만 교배하며 인정된 아이만 키우는 방식은 전혀 인간적이지 않았다. 모순된 이야기들 속에서 왠지 속이 뒤틀리는듯한 기분이 든 것은 인류에 대한 환멸 때문일까, 아니면 존엄성이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일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뼈의 기록‘에서 뼈는 모두에게 있지만 보이지 않고 사람마다 다르며 아름답다는 부분에서 새로운 시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례지도사인 로봇 로비스가 모미를 만나 매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은 형태와 존재 자체를 뛰어 넘는 우정이었다. 그런 로비스였으니 모미의 어려움을 모른척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가장 마음에 많이 남는 작품이었다. 계속 둘의 관계와 우리가 로봇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였다.

모우어는 전체적으로 어렵고 쉬이 읽어지지 않았는데 그 중에서도 몇가지 단편은 마음에 남았다. 매번 책을 읽을 때 쉬이 읽혀지지 않는다고 해서 책을 접지 않고 끝까지 읽어보는 이유는 혹여나 나에게 어떠하게 다르게 남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천선란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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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 이겨놓고 싸우는 인생의 지혜 현대지성 클래식 69
손무 지음, 소준섭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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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겨놓고 싸우는 인생의 지혜라니, 그 깊이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하기 어려웠다. 빌 게이츠, 일론 머스크, 손정의 등 수많은 성공한 인물들이 곁에 두고 읽었다는 고전, 『손자병법』. 과연 어떤 지혜가 담겨 있기에 2,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람들 곁에서 읽히고 있을까 궁금했다.

손자는 ‘이기고 나서 싸우라’고 했다. 미리 상황을 파악하고, 승리를 위한 조건을 만들어, 상대가 스스로 무너지게 하거나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지피지기 백전불태’, 즉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무턱대고 싸움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살피고 전략적으로 움직이라는 이 단순한 진리를 우리는 종종 잊곤 한다. 손자는 좋은 조건이 아니라면 그 조건을 만들고, 상대에게 끌려가기보다 나를 감추며, 원칙을 지키되 유연하게 대응하라고 조언한다. 요행을 바라지 않고 스스로 역량을 쌓으며, 실패에서 배우고, 때를 기다리되 실행을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말들은 모두 어디선가 들어본 진리들이지만, 『손자병법』은 그 원형을 가장 명확히 담고 있다. 특히 이 책은 그 내용을 현대적으로 풀어내어 우리가 일상에 적용하기 쉽게 정리되어 있었고, 상황에 맞는 컬러 삽화가 이해를 돕는다. 또한 원문 한자를 함께 실어 실제 표현을 직접 볼 수 있는 점도 인상 깊었다. 완역본만으로는 느끼기 어려운 고전의 맛을 경험할 수 있었다.

비록 전쟁의 전략서이지만, 이 책에 담긴 지혜는 오늘날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인생은 전쟁처럼 늘 선택과 경쟁의 연속이며, 그 속에서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진다. 『손자병법』은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과 준비로 세상을 마주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지를 일깨워준다.
2,500년의 세월을 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지혜, 그것이 바로 『손자병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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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호 - 제26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23
채은하 지음, 오승민 그림 / 창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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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멸종된 호랑이가 인간의 모습으로 둔갑해 우리 곁에서 살고 있다면 어떨까?
조선 시대를 지나 일제강점기 속에서 완전히 사라진 한반도 호랑이가 둔갑술로 인간 사회 속에 숨어 살아간다는 설정은, 그들의 마음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천하를 호령하던 이들이 자신들이 지배하던 인간들 사이에서 인간인 척 살아가야 한다면, 그것이 서러운 일일까, 아니면 그렇게라도 명맥을 이어가는 것이 감사한 일일까.

작품에는 ‘호랑이눈썹’이라는 흥미로운 모티프가 등장한다. 늑대의 은빛눈썹 전설을 오마주한 설정으로, 그 눈썹을 가진 사람은 둔갑술을 쓴 존재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진실을 본다는 것이 축복일까, 저주일까.
아이에게 “호랑이눈썹이 생기면 어떻게 할래?” 물었더니, “실체를 보고 싶지 않아서 버릴 거야.”라고 대답했다. 그 말이 참 인상 깊었다. 모든 진실을 마주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든 법이다. 나 역시 그 눈썹을 눈에 대지 않을 것이다. 진실을 아는 것이 언제나 옳은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유복 가문은 대대로 호랑이를 잡아온 집안이다. 둔갑술로 숨은 호랑이의 본모습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이어받아, 그들은 자신들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호랑이를 사냥해왔다. 먼 옛날 유복은 아버지를 죽인 호랑이를 잡기 위해 산속으로 향하고, 자신을 반기는 존재들을 호랑이로 착각해 모두 죽이고 만다.
그의 행동은 우리에게 묻는다. ‘옳다고 믿는 일을 위해 다른 생명을 희생시켜도 되는가?’
아이에게 “신념과 다른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할래?” 묻자, “넘어갈 거야. 꼭 그게 옳은 건 아니니까.”라고 했다. 그 말처럼, 세상에는 하나의 진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진심으로 옳다고 믿은 일이 실은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루호의 세상에는 호랑이, 토끼, 까치가 사람으로 둔갑해 살아간다. 먹고 먹히는 관계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친구로 등장한다는 점이 인상 깊다. 서로 다르지만 진심으로 이해하고 아껴줄 수 있는 존재들. 다름에 얽매이지 않고 마음으로 연결된다면 누구든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야기의 끝에서 루호가 한층 단단하게 성장한 모습이 참 기뻤다.
아이도 루호처럼 흔들릴 때마다 자신만의 뿌리를 굳게 내리고, 내면의 강인함을 지닌 사람으로 자라나길 바란다. 세상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나답게 사는 법’을 배우며 자신을 더 사랑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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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별 1 - 나로 5970841 창비아동문고 345
이현 지음, 해랑 그림 / 창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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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은 왜 인간의 명령에 따라야만 할까? 로봇은 왜 마음을 가지면 안 될까?
AI가 점점 가까워지는 오늘, 지능형 로봇과 인간이 함께 사는 세상에 대한 불안감과 걱정은 커지고 있다. 과연 인간과 로봇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을까?

먼 미래, 어린이형 로봇 ‘나로’에게 벌어지는 사건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로봇이라는 이유로 우주여행에 동행할 수 없고, 로봇 보관소에서 당하는 무시와 하대는 충격적이다. 나로는 부당함을 느끼지만 로봇은 인간을 거스를 수 없다. 이 모습은 어른의 말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아이들의 현실을 떠올리게 한다. 부모의 말을 거슬러선 안 된다는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은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자의식’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요즘 많은 아이들이 밥 한 끼 메뉴조차 스스로 고르지 못하고 부모에게 묻는 모습은, 어른들이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스스로 선택할 기회를 빼앗아온 결과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로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선택한다. 편안한 안락함을 버리고 스스로 거친 길로 뛰어들며, 선택한 길에서 최선을 다한다. 첫걸음은 두렵지만 막상 시작하면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은 아이들의 성장을 떠올리게 한다. 작은 책임이라도 맡으면 나름대로 열심히 해내려는 아이들의 모습이 겹쳐져, 더 마음이 쓰이고 응원하게 된다.

그러나 로봇들은 점차 인간의 지배를 거부하고, 그들만의 별을 꿈꾸기 시작한다. 과연 인간이 없는 로봇만의 세상은 파라다이스일까? 지배하는 어른이 없는 곳이 진정한 천국일까? 작가는 이 질문을 통해 독자에게 되묻는다.

또한 소설 속 세계는 인간을 네 계급으로 나누어 부와 권력에 따라 교육과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한다. 돈이 없는 계층은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다. 이는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이미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도 닮아 있다.

이현 작가의 『로봇의 별』은 아이들이 읽기에도 부담이 없지만, 어른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로봇과 인간의 관계를 통해 사회의 부조리, 아이를 도구로 여기는 어른들의 시선,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까지 다층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책장을 덮은 뒤에도 오래 생각이 이어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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