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한 괴물 섬과 마법의 열매 노란돼지 창작동화
주노 지음 / 노란돼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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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가장 먹어 보고 싶은 열매는?”
“다! 전부 다! 아니야, 곰돌이 젤리 열매는 별로야. 몸이 부들부들해지는 건 싫어.”
이 열매는 무슨 맛일까? 내가 먹고 변할 수 있다면 어떤 열매가 좋을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씨앗마을에 사는 우애 깊은 너구리 남매는 어느 날 바닷가를 달리다가 괴물에게 꿀꺽 잡아먹힌다. 괴물의 뱃속에는 마법의 열매가 가득한 신비로운 괴물섬이 있다. 이 열매들은 몸을 투명하게 하거나, 가볍게 하거나, 빠르게 달릴 수 있게 하거나, 배고픔을 없애주는 등 각양각색의 효능을 지니고 있다.

동생 치치는 괴물섬에서 오빠 포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 여정에서 만난 도도새는 치치에게 여러 열매의 효능을 설명해 주어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돕는다. 비록 도도새가 아주 친절한 건 아니지만, 꾸준히 치치 곁에서 돕는 모습을 보며 묘한 고마움을 느꼈다. 치치와 포포가 무사히 다시 만나 모험을 끝내길 응원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니 어느새 한 권을 다 읽게 되었다.

마법 열매들의 신기한 능력에 감탄하며 “나도 한 번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치치가 괴물에게 들키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며 읽었다. 이 책이 특히 마음에 들었던 점은 단순히 “잘 탈출했습니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모험을 통해 남매가 배운 점과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지까지 담겨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 독자들에게 관심 분야를 찾는 법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방향을 제시한 점이 참 좋았다.

재미와 유익함을 모두 갖춘 노란돼지의 창작동화 신비한 괴물섬과 마법의 열매.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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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찌의 선택 신나는 책읽기 67
이정란 지음, 지문 그림 / 창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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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반려동물을 선택하지만, 만약 반려동물이 우리를 선택한다면 과연 그들은 우리를 선택할까? 혹은 아이가 부모를 선택한다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이 질문은 『버찌의 선택』에서 시작된다.

버려진 강아지 버찌는 자신이 왜 버려졌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외롭고 슬펐던 그날 밤, 보름달에게 간절히 소원을 빈다. “저도 말을 하고 싶어요! 더이상 버려지고 싶지 않아요.” 놀랍게도 소원이 이루어져, 버찌는 사람의 말을 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얻게 된다. 버찌는 자신의 주인을 스스로 선택하기로 결심하고 새로운 여정을 시작한다.

버찌가 주인을 선택하기 위해 돌아다니며 겪는 다양한 경험은 단순히 강아지와 사람의 관계를 넘어서, 사람 사이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책은 자연스럽게 독자, 특히 어린이에게 질문을 던진다. “누군가의 마음은 누군가의 것이지, 내 것이 아니잖아.“라는 한 구절은 우리가 상대의 마음을 존중하고, 자신의 감정만 앞세우는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요즘처럼 자기중심적 사고가 강조되는 시대에, 이 메시지는 더욱 맑고 간결하게 다가온다.

또한, 버찌와 주변 인물들은 서로의 장점을 발견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함께 성장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협동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자신이 잘하는 것만 고집하지 않고, 상대에게 배우고 가르치며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통해 ‘함께하는 성장’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은 아이들이 읽기에 쉬운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읽는 것처럼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와의 관계, 반려동물에 대한 생각, 외모나 의견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법, 서로 가르치고 배우며 성장하는 모습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른다. 이 모든 것이 부담스럽지 않게 스며들어 독자에게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마지막으로, 버찌가 스스로 선택한 주인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이 남는다. 이 책은 단순한 동화가 아닌, 관계와 성장, 그리고 존중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따뜻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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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도감 - 학교생활 잘하는 법
김원아 지음, 주쓰 그림 / 창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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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림체로 가득한 내 친구 도감은 우리 반에 꼭 있을 것 같은 13명의 친구들의 각양각색 이야기를 담고 있어, 아이가 이틀 만에 네 번이나 완독하고도 계속 꺼내 보는 애정 가득한 책이다.

처음에는 별 관심 없어 보이길래 “반에 이런 친구 있어?” 하고 하나씩 물어봤더니, “어? 이건 ㅁㅁ랑 똑같아! 이건 ㅇㅇ랑 똑같다! 우리 반 이야기잖아?!” 하며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결국 아이가 가져가서 읽느라 나도 제대로 볼 틈이 없었다. 얼마나 열심히 봤는지, 책장이 벌써 쫙쫙 펴질 정도다.

“우리 반에 이런 친구 있었어! 왜 그럴까 했는데 이런 이유였구나!” 하며 아이에게 공감과 이해심을 키워주는 다양한 사례의 이야기는 나에게도 꽤 흥미로웠다. 뿐만 아니라, ‘학습지 푸는 법’, ‘책 읽는 바른 자세’, ‘이럴 땐 이렇게’와 같은 다양한 코너가 있어 아이들이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예시와 방법이 직관적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거나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또래 관계로 고민하거나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도 이 책을 통해 친구들의 마음과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초등생활 가이드보다 현실적이고 직관적인 예시와 설명으로, 아이들이 이해하기에 아주 적합한 책이다.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통해 학교생활에 더 자신감을 가질 것이라 믿는다.

관심을 가진 그 순간부터 아이의 최애 책이 되어 하루 종일 곁에 두고 보는 책이니, 믿고 읽어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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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정 개, 올빼미 머리 그리고 나 큰곰자리 고학년 2
M. T. 앤더슨 지음, 준이 우 그림, 송섬별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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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인간 소년 클레이와 올빼미 머리 에이모스, 그리고 요정 개 엘피노어의 우정을 응원하며 페이지를 넘겼다. 펜데믹 시대, 모두가 집에 갇혀 무의미한 나날을 보내는 동안 소년 클레이는 집 뒤 숲에서 특별한 친구, 요정 개 엘피노어를 만난다. 이 우연한 만남은 단조로운 일상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온다.

언제나 금은보화로 이루어진 밥그릇과 비단 쿠션에서 살던 엘피노어는 플라스틱 통에 담긴 음식을 주는 클레이를 처음엔 이해하지 못한다. 인간의 행동을 낯설게 여기며 선을 긋던 엘피노어는 시간이 지날수록 클레이와의 관계에 익숙해지고, 이전과는 다른 편안함을 느낀다. 이들의 우정은 인간 세계와 숲의 경계를 넘나들며 깊어지고, 그 과정에서 올빼미 머리를 가진 소년 에이모스를 만나 그들은 각기 다른 생김새와 문화를 뛰어넘어 진정한 유대를 형성한다. 그들에게는 외모나 태도보다 함께하는 시간이 더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는다.

클레이의 가족 이야기도 흥미롭다. 누나와 동생, 엄마, 아빠는 각자의 방식으로 펜데믹 시대의 어려움을 이겨내려 애쓰며, 서로를 원망하거나 하대하지 않는다. 물론 방황하는 십대 디로시는 예외일지 모르지만, 그런 점 또한 현실적인 가족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에이모스가 “저 개 하나에 모든 것을 걸 가치가 있냐”는 질문에, 클레이가 “너도 엘피노어를 봤잖아, 무슨 설명이 필요해?“라며 망설임 없이 행동에 나서는 장면이었다. 클레이의 용기와 열정은 단순한 소년의 모습 그 이상으로 다가왔다. 그 모습에서 주저함 없이 뛰어드는 삶의 태도를 배우고 싶었다.

요즘 아이들은 새로운 모험보다는 안정된 삶을 더 선호하는 듯하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이 줄어드는 것을 보며, 나 역시 아이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자유를 제한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 책은 단순히 동화적 재미를 넘어, 우리 삶의 태도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느낀 건,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 그 자체라는 것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하는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 이 책은 그러한 삶의 메시지를 전해주는 따뜻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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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2019 제43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김초엽 지음 / 허블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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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김초엽 작가님에게 완전히 빠져들었다. 이전에 읽었던 지구 끝의 온실도 깊은 여운을 남겨 오래 기억에 남았는데, 이 책 역시 다 읽은 지 몇 주가 지났음에도 또렷하게 마음속에 남아 있다.

이 책은 7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이야기가 독립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된 느낌을 준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유전자 조작에 대한 이야기와 인공적인 파라다이스에 대하여, 스펙트럼은 외계인에 대한 상상을, 공생 가설은 외계 생명체가 어쩌면 우리 머릿속에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발상을 담고 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우주여행의 한계를 탐구하고, 감정의 물성은 감정을 물질로 가지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게 한다. 관내 분실은 추모 도서관을 배경으로, 나의 우주 영웅에 대하여는 먼 우주로 떠나는 우주인을 선발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읽는 내내 모든 이야기에 애정을 품게 되었고,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몰입했다. 특히,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책 속 한 구절이 깊이 와닿았다.

각 단편들은 먼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미혼모, 외모 차별, 우주인 선발에 대한 논의, 헤어짐의 불가피성,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 그리고 여성으로서 성공의 무게 등 현재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는 주제들을 담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오히려 익숙하게 느껴져 더욱 오래 기억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들을 작가는 섬세하고 친숙하게,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게 풀어낸다. 김초엽 작가의 이 소설은 곁에 두고두고 다시 읽고 싶어질 만큼 매력이 넘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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