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언제나 다정 죽집 - 2024년 제30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ㅣ 일공일삼 113
우신영 지음, 서영 그림 / 비룡소 / 2024년 8월
평점 :
오랜 세월 전통 방식으로 팥죽을 끓여 온 ‘다정 죽집’. 할아버지가 떠난 후, 할머니는 혼자 힘겹게 가게를 지켜 나가지만, 손님이 점점 줄어들면서 결국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한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가끔 보살펴 주던 고양이가 가게 안으로 들어와 가마솥, 주걱, 홍두깨, 사발, 인두를 꾹꾹이해 주었고, 놀랍게도 그 순간 도구들이 말을 하기 시작한다. 과연 이들은 할머니의 가게를 지켜낼 수 있을까?
한때 잘나가던 시절, 친구들을 제대로 돌아보지 않았던 가마솥이 용기를 내어 말을 걸고, 질투심 많던 주걱이 친구들과 힘을 합쳐 요리를 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각자의 개성을 가진 도구들이 힘을 모아 다정 죽집을 지키려 애쓰는 과정이 사랑스럽고도 따뜻하게 다가왔다. 읽는 내내 그들의 간절한 마음이 닿아 가게가 무사히 지켜지길 간절히 바라게 되었다.
어쩌면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일에도 진심을 다하고, 다정한 마음을 나누었던 할머니. 그녀의 따뜻함은 결국 보답을 받듯, 모두가 힘을 합쳐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그리고 간절한 마음이 모일 때, 가장 좋은 길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때때로 아무리 애써도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주저앉지 않고 지금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하나씩 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길이 열리기도 한다. 내가 건넨 다정한 손길 하나가 더 큰 다정함으로 돌아오기도 하고, 비록 돌아오지 않는다 해도 그 따뜻한 마음이 내 안에 남아 나를 더 단단하게 성장시켜 줄 것이다.
‘다정 죽집’이 오랜 세월 동안 성실함과 꾸준함으로 그 자리를 지켜 온 것처럼, 어떤 일이든 진심을 담아 꾸준히 나아간다면 결국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거라 굳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