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와글바글 동물 옛이야기 ㅣ 개똥이네 책방 56
김세진 외 지음, 이은주 그림, 서정오 감수 / 보리 / 2025년 1월
평점 :
한 번 읽기 시작하니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익숙한 흐름과 전개 속에서 자연스럽게 빠져드는 우리 옛이야기. 문득, 우리는 왜 이런 이야기들을 편안하고 재미있게 느낄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오랜 시간 우리의 삶 속에 녹아든 이야기들이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 옛이야기에는 닭, 호랑이, 토끼, 자라, 원숭이, 게 등 다양한 동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때로는 지혜롭고, 때로는 익살맞으며, 슬기롭거나 어리석은 모습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이 동물들의 모습이 마치 우리 인간과도 닮아 있다. 어쩌면 조상들은 하고 싶은 말을 직접 할 수 없으니, 동물에 빗대어 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조상들의 삶도 엿보인다. 머슴살이를 하며 돈을 벌던 모습, 위기의 순간 재치를 발휘해 벗어나는 장면, 그리고 일식과 월식을 보며 개가 해와 달을 물었다가 뱉었다고 상상해낸 이야기까지. 선조들의 기발한 상상력이 신기하고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처음엔 별 관심이 없던 아이도 내가 재미있게 읽어 주자 곧 책을 가져가 단숨에 한 권을 뚝딱 읽어 버렸다. 특히 참게와 원숭이, 호랑이 발 방아 이야기를 좋아했는데, 원숭이의 엉덩이가 빨개지고 참게의 발에 털이 난 이유를 이렇게 표현한 것이 재밌다고 했다. 호랑이 발 방아 이야기에선 지혜로운 아이의 모습이 멋지다며 박수를 치며 이야기에 푹 빠지기도 했다.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본 옛이야기들이 재미있는 동물 이야기로 가득 담긴 『와글바글 동물 옛이야기』.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해학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