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학습이론

실제로 건강하게 오래 지속되는 공동체는 기존 멤버가 신입 멤버에게 지식을 그대로 전수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신입 멤버는 기존 멤버와 기존 문화에 강한 의문과 반대 의견을 제기한다. 어떤 나라, 조직, 집단, 회사에서도 새로운 멤버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기존 문화와 지식을 파괴하고 재해석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신입멤버를 교육시키는 가장 중요한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상황 학습이론의 핵심이다.
신입 멤버의 반론과 의문이 기존 문화와 기존 멤버들을 변화시킬 절차와 방식으로서 제대로 작동할 때, 이 문화와 조직이 오래 살아남는다. 아이러니하게도, 하나의 문화가 건강하고 강하게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그 문화에 반항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곧 교육의 목적이어야 한다.
이 이론은 국가나 기업, 조직, 민족 등 다양한 집단에 훌륭하게 적용할수 있지만, 나는 가족에 적용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신입 멤버는 자식이고, 부모는 기존 멤버다. 자식은 부모에게 지원을 받으면서 배워야 하는데, 교육의 진짜 목적은 ‘자식이 부모의 가르침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
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부모 말을 안 듣고 제멋대로 하고 부모에게 말대꾸하는 것이 자식을 가르치는 것의 목적이어야 한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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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최첨단 가족 - 성취의 시대, 우리가 택한 관계의 모양
박혜윤 지음 / 책소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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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파르헤지아의 원칙을 떠올린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진심을 확인하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불이익의 선택 범위를 조절해주려고 한다.
무한대의 선택이 행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니까. 앞으로 아이가 커서도, 사회가 정해준 옳고 그름과는 다를 수 있는 자신만의 진실된 감정을똑바로 이해하고 관찰할 수 있를 바란다. 무조건 사회의 기준에 불만을 표하거나 반항하는 대신, 자신이 치러야 할 대가와 불이익을 냉정하게 계산하는 것까지 말이다. 이것이 그 아이가 겪는 실망과 좌절의 경험을 부모가직접 해결해주는 것보다 아이에게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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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최첨단 가족 - 성취의 시대, 우리가 택한 관계의 모양
박혜윤 지음 / 책소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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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아이가 화낸 것은 엄마를 인터넷 사용을 금지하는 ‘권력자‘로인식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엄마를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인생을 위한 ‘협력자‘로 인식시키는 것이 이 갈등 해결의 첫 단계다.
그러니 벌로 기기를 강제로 빼앗는 것은 애당초 가능한 선택이 아니다.
처음에 인터넷 사용 시간이 너무 길어진다고 느껴졌을 때, 아이에게 물었다.
"엄마는 네가 인터넷 사용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해. 네 생각은 어때?"
"엄마가 생각하는 것만큼 너무 과하지는 않아. 하지만 나도 조금은 문제라고 생각해."
"그럼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엄마가 뺏어가."
"그건 싫어. 그럼 엄마가 계속 쫓아다니면서 네 인터넷 사용이 과하지아닌지 감시하고, 기기를 뺏고, 다시 돌려줘야 하잖아. 결국 스스로 조절해야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거야. 게다가 엄마에게도 엄마 인생이 있다는 걸 잊지 마. 나도 감시는 귀찮은 일이야. 엄마가 감독관처럼 감시하고 벌을 내리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너는 네 인생의 주인으로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나이이고,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아무 생각도, 계획도 없이 무조건 인터넷에 빠지는 그런 거짓 자유 말고말이야."
아이는 진지하게 물었다. - P138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걸 엄마한테 물으면 어떡해? 네가 생각해보고 엄마한테 필요한 걸도와 달라고 해야지."

"그럼, 엄마가 생각하기에 인터넷 사용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면 계속 말해줘. 그때 엄마 생각이 틀린지 아닌지 내가 생각해볼게."
"좋아! 대신 조건이 있어. 이건 너의 일이니까 엄마의 지적을 기분 나빠하면 안 돼."
이 대화 이후로 아이는 적어도 인터넷 사용에 대한 엄마의 지적에 대해서 화내지는 않는다. 그래도 인터넷을 엄청나게 많이 사용하긴 한다(코로나 때문에 별걸 다 줌으로 하기도 하고, 그러면 쓸데없이 인터넷에 허비하는 시간도 꽤 많다). 그래서 내가 지적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지금 인터넷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게 왜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여전히 아이도, 내 자신도인터넷 사용에 대해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건 아마 평생 의식하고 고민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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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는 나한테 도대체 뭘 해주는 걸까?"
이 질문이야말로 정확했다. 질문을 바꿔서 아이를 보니 너무 웃겼다.
말 안 듣고, 고집 세고,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을 만화에 나온 애라고 생각하고 보면 행동 하나하나가 다 웃기지 않은가? 문제 행동이란 것은 따지고 보면 보는 사람과의 거리를 말해준다. 똑같은 행동도 가까이에서 보면 문제지만, 멀리서 보면 재미있다. 물론 남을 해하는 행동은 만화에서도 웃기지 않지만 말이다.
‘이 아이는 나를 웃겨주려고 태어났구나!‘
그렇게 마음먹는다는 것은 아이로부터 적정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증거다. 웃으려면 관심과 시선을 고정하고, 대신 만화 보듯 떨어져 있어야 하니까. 이 깨달음은 그저 작은 출발이었다. 아이가 나를 닮은 치명적단점에 대해서 웃다 보니, 내 자신에 대해서도 편안히 웃게 된다. 이때 우연히 읽은 책이 니체의 이 사람을 보라』였다. 이 책은 소제목이 끝내준 - P120

나를 웃겨주는 아이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드디어 생각이 났다.
내가 니체처럼 강해지는 것이다! 아이에게 어떤 변화를 요구하거나 무엇을 가르치거나, 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나를 닮은 점을 무한 긍정하는엄마가 되기로 했다.
"넌 엄마 닮아서 엄마만큼은 살 거야. 평범한 삶이라도 즐겁게 말이야..
이 이야기를 태연하게 진심을 다해 들려주는 강한 엄마가 되는 것이다. 아이를 위해 강해지겠다고 마음먹으니, 그렇게 창피하지 않았다. 그런데 결국 이조차 아이를 위한 일이 아니고, 아이가 내게 준 선물이지 않은가? 어떤 철학자나 심리학자의 이론도 ‘내 삶이 좋다.‘란 것을 아무 의심 없이 긍정하게 해주지는 못했다. 나도 내 단점을 잘 아니까. ‘나만큼 살아도 괜챦아 ‘ 라는 생각이 창피하고 어색하다
하지만 온전히 새롭게 세상에 나온 아이가 타고난 자기 본성을 마음껏 펼치게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은 그런 창피함을 넘어설 만큼 강력한 동기가 됐다 -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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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은 마음대로 못한다.‘라는 흔한 옛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요새는 부모 마음대로 되는 자식도 많아졌다. 전 세계적으로 십 대의 문제 행동이 줄고, 가족과 잘 어울리고, 부모와 사이좋은 아이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왜 자식 키우는 일이 어렵다고 느껴질까?
이에 대한 답은, 어렵지 않아야 한다고 여기는 일이라서 그럴 것이다.
‘어렵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결국 ‘자식을 무조건 잘 키워야 하고, 잘키울 수 있는 방법이 있고, 그 방법을 실천할 수 있다.‘고 하는 것과 같다.
이상한 역설이다. 여기에 ‘육아‘ 대신 ‘삶‘을 대입해서 다시 생각해보자.
‘삶은 무조건 잘 살아야 하고,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있고, 그 방법을 실천할 수 있다.‘
삶에 대한 어마어마한 자신감이 아닌가? 잘 사는 방법이 있다면 열심히 그 방법을 찾아보겠지만, 세상에 그런 방법이란 없다. 그런데 이 명제를 반대로 바꿔보자.
‘삶은 잘 살지 않아도 되고, 잘 사는 방법 같은 건 없고, 따라서 실천할수도 없다. 그래도 삶은 살아야 한다.‘ - P86

물론 사람의 천성이 쉽게 변하지는 않을 테니, 그 괴로움이나 문제가아이의 마음속에서 금세 사라질 리는 없다. 하지만 문제라고 생각하는 점이 사실은 그냥 나라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과정임을 알게 되면 애써 이를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게 쉽게 살면서 나 자신으로
‘그냥‘ 살아가는 일의 거대함을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자식을 잘 키우는 방법에는 정답이 없다. 어쩌면 답할 필요 자체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자식을 잘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아이는 타고난 대로 살아갈 것이다. 다만 우리가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내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고민 과정을 통해 부모 역시도 더 나다운 인간이 되는 것, 그게 어쩌면 아이가 우리에게 주는 큰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육아를 하며 고민이 되고혼란스러워질 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이게 진짜 그렇게 큰 문제일까?"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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