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컨대, 아이가 화낸 것은 엄마를 인터넷 사용을 금지하는 ‘권력자‘로인식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엄마를 권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인생을 위한 ‘협력자‘로 인식시키는 것이 이 갈등 해결의 첫 단계다. 그러니 벌로 기기를 강제로 빼앗는 것은 애당초 가능한 선택이 아니다. 처음에 인터넷 사용 시간이 너무 길어진다고 느껴졌을 때, 아이에게 물었다. "엄마는 네가 인터넷 사용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해. 네 생각은 어때?" "엄마가 생각하는 것만큼 너무 과하지는 않아. 하지만 나도 조금은 문제라고 생각해." "그럼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엄마가 뺏어가." "그건 싫어. 그럼 엄마가 계속 쫓아다니면서 네 인터넷 사용이 과하지아닌지 감시하고, 기기를 뺏고, 다시 돌려줘야 하잖아. 결국 스스로 조절해야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거야. 게다가 엄마에게도 엄마 인생이 있다는 걸 잊지 마. 나도 감시는 귀찮은 일이야. 엄마가 감독관처럼 감시하고 벌을 내리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너는 네 인생의 주인으로서 자유로워지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 나이이고, 그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아무 생각도, 계획도 없이 무조건 인터넷에 빠지는 그런 거짓 자유 말고말이야." 아이는 진지하게 물었다. - P138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걸 엄마한테 물으면 어떡해? 네가 생각해보고 엄마한테 필요한 걸도와 달라고 해야지."
"그럼, 엄마가 생각하기에 인터넷 사용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면 계속 말해줘. 그때 엄마 생각이 틀린지 아닌지 내가 생각해볼게." "좋아! 대신 조건이 있어. 이건 너의 일이니까 엄마의 지적을 기분 나빠하면 안 돼." 이 대화 이후로 아이는 적어도 인터넷 사용에 대한 엄마의 지적에 대해서 화내지는 않는다. 그래도 인터넷을 엄청나게 많이 사용하긴 한다(코로나 때문에 별걸 다 줌으로 하기도 하고, 그러면 쓸데없이 인터넷에 허비하는 시간도 꽤 많다). 그래서 내가 지적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지금 인터넷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그게 왜 중요한지를 설명한다. 여전히 아이도, 내 자신도인터넷 사용에 대해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건 아마 평생 의식하고 고민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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