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나침반 역사 속의 위인들 - 외교관의 눈으로 보고 역사학도의 발로 쓴 역사, 리더십 지침서
이강국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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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소중한 노트 한 권이 있다. 지금은 잘 펼쳐 보지 않지만 한국사 능력 시험을 보기 위해 명 강사 최 태성 선생님의 한국사 전강을 들으며 선생의 독특한 판서를 빽빽히 옮겨적은 노트다. 사실 재학시절 나는 역사를 잘 못하는 학생이었다. 암기 과목이라고 퉁쳐서 벼락치기로 공부했던 역사가 재밌을리가 없었다. 흥미있는 공부도 할까 말까인데 지루한 과목까지 공부할 의욕이 당시엔 없었다. 그렇게 역사를 잘 모르는 어른으로 자라서 대화 중에 신라시대 누구 조선시대 누구 등등 역사 속의 인물이 화제에 오를라치면 나도 모르게 침묵 모드로 돌변하곤 했다. 그러던 차에 인문 독서를 시작하고 독서로 현대사의 맥을 잡고 한능검 1급을 따기위해 본격적인 한국사 공부를 시작했다. 한국사를 공부하며 역사의 흐름 속에서 수 없이 등장하는 수 많은 인물들이 한 명씩 친근히 다가왔다. 그렇게 친분을 쌓았던 역사 속 인물들 덕분에 한능검 1급을 땄고 역사서는 지금도 즐겨읽는 장르다. 물론 지금의 독서는 역사를 모르던 시절과는 결이 다르게 읽는 여유가 있다. 이 책 [ 대한민국 나침반 역사 속의 위인들 ] 속 인물들 - 최치원, 서희, 김윤후, 세종대왕, 이순신,정약용, 김구, 이승만 까지 ( 이승만이 위인의 대열에 낀 것이 개인적으로는 맘에 안 들지만 ) 한국사를 잘 몰라도 이름만 대면 다 아는 인물들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 토황소격문 ] 이 나오면 자동적으로 따라나오는 최치원 선생, 어린 나이에 당나라로 유학을 가서 당나라의 과거 빈공과에 합격했던 인재였으며 신라로 돌아와 진성여왕에게 [ 시무 10 여조 ] 올렸던 개혁가였음에도 골품제에 막혀 끝내 개혁을 이루지 못한 비운의 천재 문필가 되시겠다. 재미있는 점은 본문에 나온대로 같은 6두품이지만 신문왕에 발탁되어 활약했던 설총과의 비교 팁은 흥미로웠다. 이 책은 통일신라의 최치원을 시작으로 ' 한국사 최고의 협상'이라고 일컬어 지는 고려 초 서희 장군과 거란 소손녕과의 담판 내용. 고려중기 무신정권 시절 몽골의 침입에 맞서 싸웠던 김윤후, 조선초 훈민정음을 만든 세종대왕, 임진왜란을 기점으로 조선 중기와 후기로 나뉘는 시기, 난을 맞이하여 왜군과 싸웠던 이순신 장군과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 그리고 근현대사로 넘어와서 임시 정부를 이끌었던 김구와 해방정국 이후 남한만의 단독 정부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까지 그들의 살았던 시대적 배경과 핵심적인 과업까지 꼼꼼한 자료조사를 통해 실고 있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인물들도 저자가 제시하는 각도대로 읽어보니 새롭게 알게되는 묘미가 있다.

이 책을 쓴 저자 이 강국은 외교관 출신 교수로 서문에서 밝힌 바와 같이 독립운동 유적지와 역사 문화 현장, 학술행사를 위한 책자 발간등을 통해 선열들의 업적을 정리하고 역사의 현장을 직업 체험하고 그 체험을 토대로 책을 썼다고 한다. 그래선지 책에 실린 꼼꼼한 자료와 이야기의 흐름이 생생하다. 책의 내용이 좋아서일까? 개인적인 바램이라면 이 책에 실린 인물들외에 더 많은 인물로 주제를 달리하여 시리즈로 출간이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물론 출판사가 알아서 하시겠지만~^^)

[ 대한민국 나침반 역사 속의 위인들 ]은 저자의 땀과 노고와 발로 쓰여진 경험과 축척된 자료를 통한 고 밀도의 역사책이며 선열들의 고귀한 리더십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좋은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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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페이지 세계사 365 - 세상의 모든 지식이 내 것이 되는 세상의 모든 지식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심용환 지음 / 빅피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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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관련서를 즐겨 읽는 편이다. 한국사도 마찬가지지만 세계사 또한 전체적인 흐름이 중요하다. 역사 전체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의 개념이 어느정도 생기면 그 다음 과정은 살 붙이기로 넘어가는데 그렇게 디테일한 부분을 보완하기로는 독서가 제격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 [ 1페이지 세계사 365 ] 는 기본적 세계사 개념에 살을 붙이는 용도로 읽기에 적합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심용환 작가의 책은 처음 읽는 데 아마 단박에 시리즈가 잘 나갔는지 저자는 각종 미디어에서 역사 관련 강의를 하는 분으로 인식된다. 나의 영원한 한국사 선생님 은 [ 최 태성 ] 이라고 굳게 믿고 있고 그 분의 강의와 교재로 공부해선지 웬만한 타 강사들에는 눈 돌리지 않았는 데 이번 기회에 저자의 강의도 한번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최쌤 덕분에 한능검 1급도 땄다는 ㅎㅎ )

책 날개의 작가 소개를 보니 이 책 [ 1페이지 세계사 365 ] 의 전작으로 [ 1페이지 한국사 365 ] 도 있다. 아마도 두 책의 구성이 비슷할 것 같은 데 목차를 살펴보니 월요일 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1페이지씩 읽고 365개의 교양지식을 얻으라고 주문하고 있다. 성경 읽듯 하루 한장이라는 설정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감질나서 하루에 한 장만 읽고 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친절하게도 목차는 월요일에 동양사 화요일에 인물 수요일에 서양사 목요일에 예술사 금요일에 문명사 토요일에 빅히스토리 일요일에 도시사와 기술사로 구분해 두었다. 서평을 써야하기에 목차의 주문을 무시하고 앞장 부터 읽다보니 지루했다. 그래서 다시 목차를 들여다 보니 흥미로운 제목들이 보인다. ' 황금가면 ' '구법승''베르나르 뷔페''걸인도''거리의 아이들' 등등 그 중 인물란의 구법승이 뭘까 궁금해서 펼쳐보니 부처님의 법을 들고 여행을 다니며 불교를 전파하는 스님들을 말하고 있었다. 또한 문명사에 해당되는 키워드 황금가면은 황금가면을 포함 엄청난 부장품을 발견한 고고학자 하인리히 슐리만의 일화였다.

이 책의 사용법은 개인마다 다르겠지만 역사를 포함 인류 전반에 대한 지식을 축척하기에는 제격이다. 다만 아쉬운건 방대한 스토리를 집약적으로 요약하여 키워드별 한 페이지안에 담느라 배경 지식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압축된 문장들이 많이 보였다. 마치 어릴 적 읽었던 계몽사 백과사전 같은 느낌이랄까? 다만 일반 교양 관련서도 마찬가지지만 역사는 특히 재미를 느껴야 빠져들 수 있는 데 그런면에서는 조금 아쉽게 느껴졌다. 그럼에도 아는 척할 지식이 필요하고 그것을 소유하고 싶은 열정이 있다면 도전해 보라고 권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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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내가 힘들까 - 나 자신과의 싸움에 지친 이들을 위하여
마크 R. 리어리 지음, 박진영 옮김 / 시공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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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흥미롭게도 서양의 심리학자인 저자가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 우연히 접한 선 명상을 통해 나라는 실체 불교나 선가에서는 에고 ( 버려야 깨달음으로 갈 수 있는 허구라고 인식 ) 라고도 명하고 심리학적으로는 자아라고 지칭하며 나 자신의 출발이자 나의 근원이라고 알고 있는 마음 ( 마인드 )의 메커니즘에서 이 책의 아이디어를 찾았다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우리가 살면서 받는 많은 스트레스의 근원은 자기 인식 능력 혹은 마음이 만들어낸 수 많은 생각에서 기인된 것이라고 쓰고 있다. 결국 우리는 자기인식으로 인해 '스스로를 지나치게 비판적이고 가혹하게 대하거나 지나치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왜곡'해서 바라본다고 지적한다. 저자의 말대로 인류의 역사에 있어 자아라는 것의 완결 무결함과 고양감을 높이는 이론은 많이 접했어도 이처럼 단적으로 '자기 인식의 단점' 혹은 '자아의 저주'에 대해 이처럼 분명하게 지적하고 있는 책은 처음 본 듯하다. 이러한 지점이 이 책이 흥미로운 부분이다.

이 책을 쓴 저자 마크 R 리어리는 듀크대학교 심리학 교수이며 사회심리학자다. 저자는 동물과 다르게 인간만이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자아 덕분에 생산적이고 역동적인 역사를 이루어왔지만 반면 '자신의 입장' 또는 관점에서만 상황을 판단하는' 자기중심적 경향'이나 '자기 고양적 경향'. 그리고 '자기 본위적 경향'이 연상되는 재미있는 사례들과 그로 인해 결국 자신을 괴롭힐 수 밖에 없는 고통과 이기심, 대인관계에서의 문제 등 스스로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는 자아의 실체를 알아가는 과정과 그로인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특히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자신을 항상 중간선상에 두고 모든 걸 판단하는 '평균 이상 효과'에 대한 설명이었다. 사실 그 부분이 흥미로웠던 건 너무나도 공감이 가서라고 해야할까? 무심히 지나쳤지만 결국 내 모습이 반영된 이야기라 재미있었다. 이 책은 자아에 대한 기제를 구체적이고 친절하고 꼼꼼하게 풀어 설명해 주고 있어 있어 접근성이 좋다. 저자의 논리를 막연하게 풀어놓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일일히 실험한 사례를 예시로 올려 설명해 주고 있어 반박할 여지가 없다.

이 책 [ 나는 왜 내가 힘들까 ]는 인식되지 않는 자아덕분에 혹은 자아가 버거워 고뇌해 본 적이 있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라는 걸 알고 공감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잘 안다고 생각했던 나라는 주체가 오히려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일침은 살아오는 동안 무엇이 문제였는지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힘들어했던 독자에게 귀한 조언이 될 수 도 있겠다.


사람들이 인생에서 겪는 가장 큰 고난들의 대부분은 직간접적으로 자아의 소행이다. 중략

인간이 갖춘 이 정신적 도구가 우리에게 심각한 개인적,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보다 분별력 있고 행복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이다

나는 왜 내가 힘들까 중에서


인류는 이제 너무도 복잡한 세상에 살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를 외칠 수 밖에 없는 이 복잡한 삶 가운데 한번은 읽고 넘어가야 할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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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언어 -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심리치료사가 쓴 회복과 치유의 기록
사샤 베이츠 지음, 신소희 옮김 / 심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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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인터넷 포털 서비스를 도배하던 한강 실종자 고 손 정민 군의 뉴스를 접하며 죽음에 대한 예의와 애도에 대한 다른 생각을 했었다. 개인적으로 일단 고인의 죽음의 원인은 차치하고 당연히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부모의 심정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손 군의 아버지의 애도 방식은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있다지만 ( 이것도 너무 이슈화 되고 나니 일일히 들여다 볼 의욕마저 져버리게 한 결과가 되었다 ) 이 사안은 법적인 판단과 현실적 정황을 떠나 가족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할 때 어떠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옳은 방식일까하는 생각을 하게 한 사건이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처럼 어쩌면 손 군의 아버지는 애도 단계중 '분노'에만 머물려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 상실, 애도 모두 무겁고 가슴아픈 단어이자 정면에서 바라보기 힘든 단어들이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겪는 것은 너무나도 큰 간극이어서 이런 상황을 머리로 인지하고 다 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무거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실의 아픔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오로지 유족의 몫이라는 건 안타깝지만 비극적 사실이다. 그런면에서 상실을 온전히 껴안고 묵묵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충분히 애도의 기간을 감당해 낸 저자의 글들이 감동적인 이유이며 그래서 이 책은 내게 큰 의미로 다가온 책이었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나는 아무것도 느끼지 않았다. 아무 생각도 없었다. 나는 사실상 그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상실의 언어 중에서


자신의 온전한 반쪽이었던 저자의 남편은 어느 날 아침 심장을 부여잡고 쓰러진다. 응급실로 옮겨간 그녀의 남편 빌의 병명은 ' 대동맥 박리' 빌의 몸 상태는 대동맥이 터지면서 쏟아진 혈전이 이미 혈관을 타고 뇌의 회로를 막은 상태였다. 쓰러진 지 며칠 만에 갑자기 남편과 사별하게 된 저자는 그 충격과 고통의 실날들을 고스란히 이 책 [ 상실의 언어 ] 속에 담고 있다. 이 책에는 제목그대로 상실의 언어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녀의 글은 절절한 감정의 토로가 아닌 죽음학의 대가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애도 5단계에 입각하여 철저하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본 기록이며 그 기록들을 통해 저자 스스로 애도의 단계로 한발 씩 나아간다. 실제로 심리치료사이자 트라우마 자기 통제자라는 직업인답게 자신의 아픔과 사별을 맞이한 심리적 기제를 이토록 철저하게 글로 옮겨 놓을 수 있다니 놀라웠다. 마치 의사가 자신의 몸으로 임상 실험을 하듯 그녀의 글 속에는 사별 이후 일년이라는 시간동안 사람이라면 겪을 수 있는 무수한 감정의 고리들과 그로 부터 벗어나는 방법 ( 부정 - 분노 - 타협 - 우울 - 수용 ) 까지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책은 여러 모로 나의 수많은 자아에 귀 기울여보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각각의 자아가 자신의 사연과 비극을 헤쳐나갈 다양하고 때로는 모순적인 방법을 이야기하게 하고, 그들 나름의 근거를 해석하려고 시도하며, 어떻게 해야 무대 위의 시간이 그들에게 생산적이고 공정하며 보람 있을지 탐구하기 위한 것이다

상실의 언어 중에서


죽음을 애도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그 고통의 질은 누구도 함부로 판단할 수 없다. 반면 살아가는 동안 맞딱뜨려야 죽음과 상실앞에서 충분히 애도하고 슬퍼하고 그 고통의 강을 건넘으로서 우리는 성장한다. 지금도 그 고통의 강을 건너고 있을 이들에게 위로와 치유가 언어가 될 책 [ 상실의 언어] 는 내게도 의미있는 독서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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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류의 이의신청 - 영화감독 켄 로치, 다른 미래를 꿈꾸다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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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 로치 감독의 영화는 개인적으로 [ 미안해요, 리키 ] 만을 봤다. [ 미안해요 리키 ]는 택배 노동자를 다룬 영화인데 보는 내내 한국의 상황과 비슷한 점이 많아 공감이 가면서도 보기가 힘들했다. 그 불편함의 근원은 너무도 리얼한 노동 현실이 곧 나와 내 이웃의 이야기 같아서였을까? 더하면 더했지 절대 지지 않는 한국의 노동 상황과 택배 업무의 경우 전산 시스템의 강화로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는 한국의 택배 노동자의 노동 강도에 비하면 영국의 택배 노동자는 오히려 여유가 있어 보였다. 그렇다면 영화 한편 한편이 혁명적 성격을 담고 있으며 사회 비판적 영화를 이토록 꾸준히 만들어 내는 캔 로치 감독은 누구일까?

이 책 [ 비주류의 이의신청 ] 은 영화 감독 캔 로치 감독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가 만들어 온 작품들과 더불어 영국의 사회 정치 역사적 상황도 함께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영국의 정치를 양분해 온 보수당과 노동당이 만들어 온 영국의 정치적 흐름에서 특히 복지제도와 노동쟁의 등의 사회적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캔 로치 감독은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높여 온 감독으로 유명하다. 본문에는 그 동안 감독의 정치성향과 감독이 문제 제기해 온 소재와 더불어 영화의 소재가 되었던 스페인 내전이나 제 3세계 내전들에 대해서도 함께 볼 수 있다. 캔 로치 감독은 1936년생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85세가 다 된 고령의 감독이지만 여전히 현역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감독의 나이도 놀랍지만 나이를 뛰어넘어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는 감독의 시대 정신에도 존경심이 들었다. 저자의 말처럼 한국에도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영화와 감독이 있는가? 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하루가 멀다하고 산업 재해가 일어나고 노동자의 죽음이 일상이 되어버린 나라에서 말이다.

캔 로치 감독은 저임금 노동자의 문제는 노동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정치와 자본의 문제라는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비판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의 신념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진실은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 는 것이 그의 신념이고 따라서 ' 진실을 위한 투쟁은 계속되어야 한다' 는 것이 그의 신조이니 말입니다

비주류의 이의신청 중에서


이러한 감독의 신조는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반 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영화를 통해 '비주류의 이의 신청'을 너무도 성실하게 하고 있는 감독의 작품들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다. 이 책은 캔 로치라는 영화감독이자 평생을 영화로 투쟁해 온 감독의 작품을 한편한편 들여다 보고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그 영화의 배경이 된 정치 현실 역사적 사실등 많은 이야기를 담고있다. 또한 캔 로치 감독을 오래 연구하고 사랑해 온 저자의 오타쿠적 성향이 고스란히 실린 책이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저술가이며 노동법을 전공한 법학자이며 인문 예술 관련서를 쓰는 작가다. 책을 읽으며 자신이 좋아하고 몰두한 소재를 가지고 저자 처럼 책 한권 써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집약된 캔로치의 작품세계와 정신세계에 대한 내용들은 감독을 사랑하는 저자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 책 [ 비주류의 이의신청 ] 은 캔 로치를 둘러 싼 너무나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 궁금하다면 직접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궁금하지 않아도 읽어본다면 생각보다 얻을 것이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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