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인터넷 포털 서비스를 도배하던 한강 실종자 고 손 정민 군의 뉴스를 접하며 죽음에 대한 예의와 애도에 대한 다른 생각을 했었다. 개인적으로 일단 고인의 죽음의 원인은 차치하고 당연히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부모의 심정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만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손 군의 아버지의 애도 방식은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있다지만 ( 이것도 너무 이슈화 되고 나니 일일히 들여다 볼 의욕마저 져버리게 한 결과가 되었다 ) 이 사안은 법적인 판단과 현실적 정황을 떠나 가족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할 때 어떠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옳은 방식일까하는 생각을 하게 한 사건이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처럼 어쩌면 손 군의 아버지는 애도 단계중 '분노'에만 머물려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 상실, 애도 모두 무겁고 가슴아픈 단어이자 정면에서 바라보기 힘든 단어들이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아는 것과 실제로 겪는 것은 너무나도 큰 간극이어서 이런 상황을 머리로 인지하고 다 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없는 무거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실의 아픔을 온전히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오로지 유족의 몫이라는 건 안타깝지만 비극적 사실이다. 그런면에서 상실을 온전히 껴안고 묵묵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충분히 애도의 기간을 감당해 낸 저자의 글들이 감동적인 이유이며 그래서 이 책은 내게 큰 의미로 다가온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