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 로치 감독의 영화는 개인적으로 [ 미안해요, 리키 ] 만을 봤다. [ 미안해요 리키 ]는 택배 노동자를 다룬 영화인데 보는 내내 한국의 상황과 비슷한 점이 많아 공감이 가면서도 보기가 힘들했다. 그 불편함의 근원은 너무도 리얼한 노동 현실이 곧 나와 내 이웃의 이야기 같아서였을까? 더하면 더했지 절대 지지 않는 한국의 노동 상황과 택배 업무의 경우 전산 시스템의 강화로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는 한국의 택배 노동자의 노동 강도에 비하면 영국의 택배 노동자는 오히려 여유가 있어 보였다. 그렇다면 영화 한편 한편이 혁명적 성격을 담고 있으며 사회 비판적 영화를 이토록 꾸준히 만들어 내는 캔 로치 감독은 누구일까?
이 책 [ 비주류의 이의신청 ] 은 영화 감독 캔 로치 감독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가 만들어 온 작품들과 더불어 영국의 사회 정치 역사적 상황도 함께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영국의 정치를 양분해 온 보수당과 노동당이 만들어 온 영국의 정치적 흐름에서 특히 복지제도와 노동쟁의 등의 사회적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캔 로치 감독은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높여 온 감독으로 유명하다. 본문에는 그 동안 감독의 정치성향과 감독이 문제 제기해 온 소재와 더불어 영화의 소재가 되었던 스페인 내전이나 제 3세계 내전들에 대해서도 함께 볼 수 있다. 캔 로치 감독은 1936년생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85세가 다 된 고령의 감독이지만 여전히 현역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감독의 나이도 놀랍지만 나이를 뛰어넘어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는 감독의 시대 정신에도 존경심이 들었다. 저자의 말처럼 한국에도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영화와 감독이 있는가? 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하루가 멀다하고 산업 재해가 일어나고 노동자의 죽음이 일상이 되어버린 나라에서 말이다.
캔 로치 감독은 저임금 노동자의 문제는 노동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정치와 자본의 문제라는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비판을 거두지 않고 있다. 그의 신념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