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세계사 - 개를 사랑하는 이를 위한 작은 개의 위대한 역사
이선필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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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름은 잊지 못하는 추억 속 개들은 여러마리다.

어릴 적에는 어디를 둘러봐도 골목 어귀에 어슬렁 거리는 개 한마리는 꼭 있었고. 한 밤중 .오밀조밀 붙어있는 집들과 골목 사이에서 취객이 주정이라도 할라치면 온 동네 개들이 일제히 컹컹거리며 짖던 시절이 가끔은 아련함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 나 또한 천만인 중의 한 사람으로 반려견을 6년 째 기르고 있고. 아파트 한 동에도 얼마나 다양한 종의 강아지 들이 사는 지 줄창 비가 내리다 햇빛이라도 쨍 하고 나오면 그 새를 틈타 산책을 나오는 견종의 다양함이 신기할 때도 있다.

개에 대한 애기를 하려니 할 말이 너무 많다. 아마 이 책의 작가도 개에 대해 하고픈 말들을 모아 모아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싶다.

현재 생활과 밀접한 개 이야기로도 모질라 고대부터 함께 한 개에 대한 역사서를 쓰다니 대단한 분이다.

역사학자일까 싶어 약력을 찾아보니 반려견 사업을 하며 대학에서 <동물복지 인문학>이란 강의를 하고 계시단다. 생각해보면. 이런 책은 개에 대한 사랑이 없으면 쓰지 못한다. 누가 이 바쁜 와중에 개의 역사를 파고 있겠는가?

그런 이유로 저자는 무척 개를 사랑할 거라고 짐작 해 본다.

<독한 세계사> 제목 그대로 이 책은 개의 세계사를 다룬 책이다. 최초부터 인류와 함께 먹고 혹은 먹히며 인간의 재산을 지키고 인간에게 충성하고 인간과 교류하며 살아온 개의 역사.. 말이 좋아 개의 역사지만 잘 들여야 보면 개의 수난사 혹은 잔혹사 같기도 하다. 개는 인간들이 벌이는 전쟁에 선봉장으로 참전하기도 하고, 인간의 유희를 위해 목숨걸고 싸우기도 해야 했으며, 일명 ' 사역견'이라 불리며 챗바퀴를 돌려 인간의 식사를 도왔어야 ( 부분에서 경악을 했다 ) 했다.

처음 듣는 개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이 책에는 이렇게 개에 대한 새롭고 다양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갠 적으로 20대때 인도에 여행을 갖다가 세력 싸움을 하던 개의 심기를 건드려 물려 죽을 뻔 (?) 했던 경험이 있는 데 힌두교라는 종교 덕분에 인도의 개들이 누리는 헤택에 대해선 책을 읽지 않았으면 몰랐을 부분이다.


사람이 죽으면 저승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길을 안내해 준다는 개.. 어쩌면 사람으로 진화하기 전 마지막 단계가 개일지도 모른다던 말이 떠오른다.

돌아보면 언제나 그 자리에서 똘망한 눈으로 한 없이 나만 바라봐주는 개는 본문에서 이야기하듯 수호신으로 저승사자로 친구로 현현해 가며 인간의 곁을 지켜준 유일한 동물이며 어쩌면 하나님이 이 땽에 보낸 천사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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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싶은 말을 했더니 잘 풀리기 시작했다 - 일, 관계, 인생의 고민이 사라지는 말 공부
하라 구니오 지음, 장은주 옮김 / 유영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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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전 출간 되어 베스트 셀러 반열에 올랐던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라는 제목의 책이 있었다 . 말로 하는 칭찬의 힘이 얼마나 대단하면 그 큰 고래도 춤을 추게 할까? 라는 제목안에 책이 하고자 하는 내용이 담겨진 잘 지어진 제목의 책이었다.

이 책 < 듣고 싶은 말을 했더니 잘 풀리기 시작했다 > 도 같은 맥락의 책이다. 칭찬을 통해 상대방에게 줄 수 있는 긍정적인 힘을 다룬 책이며 칭찬의 요령으로 듣고 싶은 말을 타인에게 했을때 돌아오는 시너지 효과를 챕터별로 알려준다.

그 동안 숱하게 들어온 긍정의 말이 주는 효과를 다룬 책을 우리는 익히 봐와서 알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칭찬의 말이 긍정적 결과를 불러온다는 단순하고 결과론적인 얘기가 아니라 칭찬의 말 혹은 긍정의 말을 어떤 디테일한 표현을 써서 칭찬할 것인가를 이 책은 다룬다. 본문에서 언급한 내용을 예를 들면 단순히 '넥타이가 멋져요'라는 칭찬보다는 넥타이가 멋진건 그만큼 당신의 패션 센스가 남다른 것이고 당신은 언제나 잘 어울리는 넥타이를 하고 있다 ' 라는 식의 디테일을 담아 구체적으로 하는 칭찬이다. 다시 말하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이 아닌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찾아 칭찬했을 때 더 큰 효과가 있고 그런 칭찬이야말로 상대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거다.

또한 말로 하는 칭찬을 칭찬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잘 관찰하고 그 사람이 가진 고유한 특성을 찾아서 칭찬했을 때 칭찬 받은 사람은 칭찬한 사람에 대해 신뢰감을 가지며 칭찬하는 사람이 직장 상사나 상위자 일 경우 칭찬의 효과와 시너지는 조직이나 회사 전체의 매출에도 기여를 할 수 있는 효과를 불러온다고 저자는 말한다.


칭찬을 못 해서가 아닌 칭찬을 자 ~ 알 하지 못하는, 특히 칭찬을 단순히 립서비스로 여겨 남발하거나 그마저도 익숙하지 못해 칭찬에 인색하고 마는 평범한 독자에게 이 책은 좀더 세련되고 디테일하며 효과적인 칭찬의 스킬을 친철히 안내해주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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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픔이 낫길 바랍니다 - 보통의 죽음을 배웅하고 다시 삶을 마중하는 나날
양성우 지음 / 허밍버드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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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의학드라마를 좋아한다. 새로운 의학 드라마가 방영되면 최소한 1,2회는 보는 편이다. 비록 드라마지만 의학물만의 팽팽한 긴장감은 보는 묘미가 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룬다는 것.. 하지만 죽음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는 건 힘든 일이다. 그런. 쉽지 않은 그 일을 해 내는 의사들의 삶을 가까이서 볼 기회가 우리 같은 일반인에게는 많지 않다. 그렇다고 나 자신이나 내 주변의 가족들이 환자가 되어 의사를 만난다는 건 더더욱 바라는 일이 아니기에 가급적 병원 출입을 안 하길 바라지만 병원에 대한 관심은 항상 많다. 병원에 가고 싶진 않지만 병원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알고 싶을 때 읽기 좋은 책.. 바로 의사들이 쓴 책이다.

몇 년 전 응급의학의로 근무하며 책을 낸 남 궁인 작가 ( 이젠 프로 작가 반열에 오르신 듯 ) 의 '만약은 없다'를 인상 깊게 읽었다.

응급의학은 말 그대로 응급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라 극한 상황을 다루는 사연이 많아서 읽으면서도 힘들었다.

허밍버드 출판사의 신간 '당신의 아픔이 낫길 바랍니다' 도 의사가 쓴 에세이다.

이 책의 작가 양 성우는 내과 의사로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의사가 되기 까지의 이야기, 내과의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 생명을 다루는 의사의 소명과 작가 의사가 된 계기등의 사연을 마치 소설처럼, 정말 재미있고 감동적이며 생각할 거리를 가득 담아 쓰고 있다. 독서는 한줄 한 줄 읽어내려가며 책이 끝나는 게 아쉬울 정도였다



( 작가님의 레터마저 감동적이다. 이 토록 꼼꼼히 적어주시다니 .. )

책을 읽다보면 특히 인간사 천태만상이라고 병원에도 가지각색의 사람들이 존재하고 그런 환자들을 일일히 케어하는 의사라는 직업은 정말 하늘이 내린 직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의사가 되어 셀 수 없이 많은 죽음을 겪었다.

이렇게나 많은 죽음을 볼 줄은 몰랐다

내과 의사는 오늘 말을 나눴던 이가

다음 날 죽어도 일상처럼 받아들여야 한다

양 성우 '당신의 아픔이 낫길 바랍니다' - 본문 중에서


하지만 의사도 사람인지라 하루에도 수십 번 흔들리고 그 길을 가기위한 강단과 의사로서의 철학은 아픈 환자들을 바라보고 처치하는 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의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드라마 '낭만 닥터 김사부'를 보며 김 사부의 한 마디 '살린다. 무조건 살린다'를 재미삼아 따라하곤 했는 데 환자를 살리고 싶은 그 간절함은 모든 의사들이 품는 간절함이라는 걸 이 책을 통해 알았다.

드라마가 담지 못한 '진짜'이야기가 한 가득 들어 있는 책, 어쩌면 우리가 몰랐던 의사의 삶과 마음을 확인하는 계기를 갖게 하는 이 책.

작가는 정말 소설을 써도 재밌게 잘 쓰실 분 같다. 모처럼 소설보다 더 재밌고 감동적으로 읽은 에세이였다.


환자는 살아났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강한 각오의 냄새가 복도를 가득 메운다. 환자에게는 지금이 일생 중 가장 중요한 순간임이 확실하다. 그에게 주어진 생이 몇 시간일지 몇 년일지는 중요하지 않다. 신의 영역은 내 관심과 능력 밖이고, 능력 밖의 일은 전혀 궁금하지 않다. 어쨌든 우리는 지금 그를 건져 내야 한다. 늪에서 꺼내 안전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그것만이 중요하다. 나는 바이탈 잡는 의사니까. 나는 내과 의사니까.

양 성우 '당신의 아픔이 낫길 바랍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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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롱 사 먹는 데 이유 같은 게 어딨어요? - 90년대생이 말하는 90년대생 이야기
이묵돌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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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 묵돌 ( 본명이 물론 아니다, 묵돌이란 이름을 작가는 오랑캐 족장에서 따 왔다고 한다. 참신하다 ) 의 책 '마카롱 사 먹는 데 이유 같은 게 어딨어요? '를 읽었다. 책 표지에 '90년대생이 말하는 90년 대생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려있다.

 

작가는 서론에서 90년대생들에 대해 쓴 책이 잘 팔리걸 보며 기성세대에게 90년대생을 알려고 그닥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책 또한 기성세대가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궁금해 하던 데 내가 답해 줄수 있다. 좋았다고.. 덕분에 90년대생들에 대해 손톱 만큼 더 알게 됐다고. 사실. 나도 한 동안 그 책을 구해 읽으려고 했지만 도서관에 항상 대여중이라 못 읽었었다.

 

이 묵돌의 글을 보니 '90년대생이 온다'를 안 읽길 잘 한것도 같다. 같은 세대가 쓰는 90년대의 변과 다른 세대가 보는 90년대의 변을 비교할 기회를 놓쳐 아쉽지만. 이젠 작가의 말대로 굳이 안읽어도 될 듯 싶다.

 

난 마카롱을 좋아하지 않는 늙은 70년대 생이다. 마카롱을 보면 어릴 적 먹던 조잡하고 화려한 불량식품이 연상된다. 처음에는 작고 조그맣고 비싸고 색깔도 화려해 건강에도 안 좋을 거 같고 너무 달다 싶었다. 그래서 잘 안 먹었다. 하지만 마카롱을 미친 듯 좋아하는 딸 아이와 마카롱 전문점에 가서 먹을 때가 있다. 그때마다 느끼는 마카롱의 단상은 '요물스럽다' 랄까? 이쁘고 화려한 것이 달고 맛도 있다. 성분을 보면 천연재료가 들어있어 건강에도 그렇게 나쁘지 않을 거 같다는.. 막상 먹어보면 다른 생각이 들게 만드는 마카롱..그런 마카롱 처럼 작은 크기에 이쁜 표지를 하고 있어 가벼운 이야기만 들어있는 거 아냐 생각했지만 읽다 보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 책은 마카롱을 닮았다.

 

90년대생들도 그렇다. 외모가 좋고 표정들이 밝아서 힘든 거 없이 자랐구나 싶지만 막상 이야기를 해 보면 생각들이 분명하고 고민들도 많다.

 

 

그래서 이 책 94년에 태어난 작가가 쓴 책이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30년 남짓도 살지않은 작가가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짱짱하다. 더군다나 사회학 계열을 공부한 학도도 아니건만 스스로 세상에 나와 체험하고 사유하고 부딪히며 쌓아올린 내공으로 글을 썼다. 근간에 읽은 에세이 중 이 책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다.

 

 

 

그럼에도 친구의 제안을 거절했던 이유는, 그야말로 '슬퍼서'였다. 당최 나는 뭐가 그리 슬프단 말인가? 남들은 다 힘들어도 참고 산다. 또 꿋꿋하게 버티며 웃고 산다. 하지만 슬픈 건 어쩔 수 없었다. 모든 게 슬펐다. 당장에 돈 한 푼 없이 친구의 돈까지 빌려 술을 먹는 내 처지. 그런 날 걱정해서 제안을 해오는 친구의 조언, 또 마찬가지로 못난 내 글이나 그 앞의 보이지 않는 미래며, 소설 속 주인공에게 이입해서라도 이루고 싶은 우리 시대의 꿈과, 그리도 단순한 욕구 때문에 생겨버린 거대한 시장까지, 어느 것 하나 슬프지 않은 게 없었다.

 

마카롱 사 먹는 데 이유 같은 게 어딨어요? 이묵돌/ 메가스터디 북스 p185

 

슬프다는 말에 공감이 갔다. 살 만큼 산 나도 세상을 바라보면 항상 슬프니까..

 

기성세대인 우리도 힘들게 살았으니까 자식에게 고통을 대물림 하지 않으려고 짐짓 젊잖은 체 하며 꼰대질 한다. 젊은 세대들은 부모가 걸어간 삶을 답습하지 않기 위해 버둥거리고 뭐 그런 거다. 거기에 세대론을 입혀가며 이론을 만들어 구분해 봐도 큰 의미는 없다. 그냥 다 살기 힘들어서 가진게 없어서, 그렇고 그래서 다들 끌어주고 밀어주기 버거워서 그러는 거다.

책을 다 읽고 누가 누굴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일찍 철든 젊은 작가의 글이 많이 팔렸음 좋겠다는 바램 을 책을 읽으며 오랫 만에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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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내 방 하나 - 손 닿는 만큼 어른이 되어가는 순간들
권성민 지음 / 해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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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읽다보면 역시 글을 참 잘 쓰는 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글을 잘 쓰니 책도 출간했겠지만 하나마나한 말을 했다이 책을 쓴 작가도 그렇다. 직업은 MBC 예능 피디이면서 글도잘 쓰는 권 성민 작가. 박 근혜 시절 세월호 보도를 비판한 만화를 그려서 개인 SNS에 올렸는 데 그걸 빌미로 해고를 당해 유명세를 탄 피디란다. 물론 지금은 복귀해서 '가시나들'이라는 예능을 만들어 호평도 받고 했다는 데.. TV 특히 예능을 전혀 안 보는 지라 .. 잘 몰랐다.

책 날개 사진에 긴 생머리를 하고 미소를 띈 사진이 실렸길래, 여성 작가구나 했다. 프롤로그를 읽다보니 남자 글이라 좀 놀랬다. 다시 사진을 들여다 봐도 성별을 가늠하기가 요원한 것이.. 결론은 여하튼 미모(?)의 남자 피디겸 작가인거다.

이제는 정치적 이슈가 들어간 글을 쓴 이유가 없어서인지 두 번째 책인 이 책 '서울에 내 방 하나'에선 생활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제목이 서울에 내 방 하나에 걸 맞게 자취와 자립 - 결혼- 내 집 구하기에 대한 이슈가 들어있고 뒤쪽으로 갈 수록 본인의 이야기 취향 여행 피디가 된 사연 어릴적 하물며 중학교 시절부터 시작된 자발적 글 쓰기 훈련등등 재밌는 에피소드로 채워진다. 요즘은 에세이를 많이 읽는 세대가 2030대들이고 보면 그들이 가장 관심을 갖고 공감을 할 수 있는 주제는 자립에 관한 것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런 주제의 책이 많다

하지만 내가 잼 나게 읽은 부분은 작가가 중학교 시절 자발적으로 했다는 글쓰기 에피소드다. 될성 부른 사람은 떡잎부터 다르다고, 성향 자체가 책읽기와 글쓰기가 타고 났고 스스로 몰두한 글쓰기는 훗날 대학 공부와 예능 피디가 되는 초석을 깐 결과가 됐다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은 사고 부터가 남다르다. 기존의 주입식 교육에서 만들어진 사고방식으로 창작물이 범람하는 시대에 살아남을 길이 없다. 그런 면에서 권 성민 피디의 차기작들은 기대가 간다.


'타닥타닥 춤추듯 자판 위를 누비는 손가락의 경쾌한 리듬, 그리고 유독 시원하게 들리는 스페이스 바 때리는 소리, 하루가 멀다 하고 신나게 써재낀 몇 년 동안 글쓰기는 감각의 영역에 들어섰다'

서울에 내 방 하나 - 권 성민/ 해냄 p164


'내가 지켜본 바로는, 이 충동만 잘 다스려도 인생 조지는 위기를 아주 많이 면할 수 있다. 글말로 성실하게 목소리 내는 사람들을 깎아내리자는 게 아니라, 많이 읽히는 글 몇 번 썼다고 잘 모르는 문제에 대해서까지 함부로 떠들었다가는 한 방에 골로 간다는 얘기다'

서울에 내 방 하나 - 권 성민/ 해냄 p170


무척 공감가는 문장이다. 흔히 겪을 수 있는 오류임에도 불구하고 무시로 겪는 오류라는 거.. 영리한 작가는 역시 다르다.

섬세하고 예민하며 영민한 권 성민 작가의 글을 읽으며 이 정도면 서울에 내 방 하나 갖는 건 일도 아니지 않을까 하는 살짝 부러움 맘도 들게 하는 책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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