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다 - 나다움을 찾는 확실한 방법
모종린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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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스타일이라고 말하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과연 나는 어떤 가치를 우선에 두고 살아가는 지 스스로 자문하게 된다. 이 책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여섯 가지의 삶의 스타일에 대해 제안한다. 이미 특정한 삶의 형식을 추구하며 사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반면 어떠한 삶으로 살아가야 할지 규정짓지 못하거나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에게 좋은 책이다. 몇 년전 고미숙의 책을 읽으며 노마드라는 개념에 대해 이해하면서 노마드의 삶을 동경한 적이 있었다. 이 책의 저자 모종린 교수는 연세대 국제학 교수로 경영학을 공부한 사람이다. 물질주의로 반영되는 현 세대에서 물질의 흐름이 좋든 싫든 결국 삶을 규정하는 형태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자본주의에 반하는 대안을 제시한 책일수도 있겠다


많은 공감 에세이가 개인과 집단 사이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을 힐링, 자존감 등의 말로 봉합한다. 그러나 사회에서 심리적인 자존감만으로 정체성을 실현하는 것이 가능한지, 나다움이 나의정체성에만 국한되는지를 질문해야 한다

인문학,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다. 중에서


라이프 스타일 운동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 흐름은 주류에 반하는 반 문화적인 흐름이다.

지금은 부의 상징으로 총칭되는 부르주아도 산업 혁명 당시에는 봉건제에 반발했던 세력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19세기에 들어서면서 부르주아는 기득권 세력으로 자리잡은 후 그 자리를 공고히 하며 지금의 부의 상징 계급이 돼었으니 아이러니한다.

저자는 물질주의로 명명되는 현대 산업사회의 문화의 흐름가운데 물질을 나의 삶의 어디에 두는 지가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결정하는 기준점이라고 쓰고 있다, 그러면서 서구 역사의 흐름 가운데 탈 물질주의 방식으로 표현돼었던 에술가 집단인, 보헤미안, 문화 저항자로 표방한 히피와 진보 기업가 보보, 로컬 크리에이터 힙스터와 프리랜서 노마드까지 여섯 가지의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한다.

부르주아부터 노마드까지 여섯가지 라이프 스타일의 기원과 역사적 흐름 배경,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제안까지 쓰고 있어 읽을 거리가 풍부하다. 부르주아가 기득권으로서 더 이상 기능할 수 없다는 조언에 공감하면서 한국 부르주아 문화 예를 들면 강남을 모티브로 한 브랜드 개발에 대한 제안은 신선했다. 아우어 베이커리나 도산 분식이 대세가 될 수 있는 컨텐츠 개발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작가가 제시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진화과정 가운데 기억에 남는 장은 보헤미안 도시의 하나인 미국의 브루클린 이었다. 한때는 이민자들이 모여 살던 이 동네가 지금은 작가 도시로 추앙받고 있다니 놀랍다.

이 지역이 문화 공동체가 된 이면에는 독립 서점들의 숨은 노력들이 있었다고 하니 부러운 지점이다. 보헤미안적 지역으로 입소문이 났다가도 부동산 입김으로 인해 젠트리피케이션 되고 마는 한국의 실정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홍대를 한국의 브루클린으로 예를 들고 있지만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하니 책을 좋아하는 독자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저자는 책의 말미에서 한국 사회도 탈물질주의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 이상 물질주의를 지향하는 사고로는 미래사회를 살아갈 동력이 될 수 없음을 피력한다. 신세대 뿐만아니라 기성 세대도 책에서 제시한 여섯 가지 라이프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 나라의 기성세대들이 시대가 바뀌고 돈이 더 이상의 가치가 될 수 없다는 가치를 쉽게 받아들이게 될지는 그닥 낙관적이지 않지만, 우리는 위기에 강한 민족 아니던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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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개가 무지개다리를 건넌다면 - 반려동물을 떠나보내는 태도에 관하여
제프리 마송 지음, 서종민 옮김 / 유노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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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개를 기르기 전에는

개와 함께하는 삶이 잘 그려지지 않지만

길러 본 뒤에는 개 없는 삶을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 캐롤라인 냅

나의 경우가 그랬다.

어쩌다 친정집에 가면 친정 식구들이 아이처럼 키우는 열살이 넘은 강아지를 마치 자식 처럼 대하는 걸 볼 때마다 잘 이해를 못했었다. 그러던 중 우연히 강아지를 분양받아 키우면서 그 심정을 고스란히 느끼게 되는 건 참 아이러니 하다.

위에서 말하는 것처럼 개와 살기전에는 개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개를 길러본 후에는 개 없는 삶을 상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동물들에 대한 감정의 결이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마치 개는 인간에게 동물과 소통하는 법을 알려주고 가르쳐주는 메신저이자 스승같다.

개는 사람의 감정을 가장 충실히 이해하고 소통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이 책 우리 개가 무지개 다리를 건넌다면 은 강아지와 십년이상을 살았으나 노화로 주인을 떠나가는 이야기 뿐만아니라 모든 반려동물들과 함께 살다가 ( 앵무새와 악어마저 ) 이별하는 사람들의 사연을 내밀하고 감동적으로 적고 있다. 이 책은한마디로 동물 전체에 대한 이야기가 애정어리게 담긴 조언집이다.

이 책을 쓴 저자 제프리 마송은 동물 권리 운동가이며 채식 주의자로, 동물들과 감정적인 삶을 나누는 데 있어서는 손꼽히는 운동가이자 작가이다. 그래선지 그가 들려주는, 개와 고양이 이야기, 닭, 쥐 등등 그와 함께 반려한 동물들의 스토리에는 생생한 감정들이 들어있다.

특히 저자는 본문에서 이원론적 사상에 입각한 기독교 사상 예를 들어 성경 창세기의 한 구절 '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시리라 하시니라'에서 시작된 오류 ( 나는 오류라고 생각한다 ) 로 기인된 동물에 대한 군림과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잘못된 판단에 대해 공진화라는 개념을 가지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우리 인간이 인간의 모습을 갖춘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아서부터 개와 함께 살아왔다는 뜻이다. 그러니 우리가 개와 공진화해 온 한편 개를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 왔다고 생각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p 45

'공진화 (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는 둘 이상의 종이 상대 종의 진화에 상호 영향을 주며 진화하는 것 - 네이버 지식 백과 ' )

언제부터 인간의 만물의 영장이 될 걸까? 이제 이 지구에서 인간은 더 이상 동물과 환경을 헤치며 살아갈 수 없다.

인간의 오만은 멈추어녀야 한다. 저자는 한 사람의 채식주의 선언이 198마리의 동물을 살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친정에 살던 강아지는 16살이 되던 작년, 무지개 다리를 건너갔다. 강아지를 떠나 보낸 후 슬픔이 너무도 큰 나머지 친정 식구들은 다시는 개나 고양이를 키우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지금은 8개월된 성묘와 동거중이다.

나 스스로에게도 묻는다. 가능할까? 반려하는 동물없이 산다는 게?

저자는 책에 불가능하다고 쓰고 있다. 다만 보호소에서 데려오는 걸 전제로 할 때 상황은 더 빛을 발한다고 쓰고 있다.

반려동물에 대한 아이디어를 너무도 재밌고 감동적으로 쓴 책 '우리 개가 무지개 다리를 건너다면' 은 반려인이라면 꼭 읽어 볼만한 책이다 

작가의 다른 책을 한권 더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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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의 타자기 미스티 아일랜드 Misty Island
황희 지음 / 들녘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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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청소년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딸하고 함께 읽으려 했으나 딸은 그닥 흥미있어 하지 않는다. 소설 '기린의 타자기'는 장르를 미스터리 스릴러 물이라고 해야 할지 청소년 성장소설이라고 해야 할지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책을 다 읽고 난 소감은 두 가지 장르를 모두 겸비한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현실과 소설 속 이야기를 교차 구성하며 진행 되어 읽는 재미가 있다.

이 소설은 제 7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은 수상작이다. 스토리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공인된 셈이다. 이 소설 '기린의 타자기'의 분량은 제법 두툼하다. 페이지 수가 대략 400페이지에 육박하니 청소년 책 치고는 꽤 두껍다. 두께의 압박은 있지만 가독성이 좋아 쉽게 잘 읽힌다. 청소년들이 좋아할 만한 순간이동이라는 환타지적인 구성은 신선하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묘사도 치밀하다 단지 소설의 흐름가운데 가끔씩 등장하는 자극적 묘사가 거슬렸지만 이 또한 작가의 수위조절이 계산돼어 있어 그런류의 책을 읽지 못하는 나도 넘어갈만 했다

이야기의 구성은 세 가지 갈래로 이루어진다.

주인공 지하의 백일몽 속 이야기, 지하가 쓴 소설 속 이야기, 그리고 진짜 현실속 지하와 엄마 서영의 이야기가 서로 비교되고 교차되며 이루어진다.

소설을 읽다보면 어느 스토리가 진짜 현실일까 궁금하지만 귀결을 보면 세 가지 스토리가 모두 연결돼어 있음을 알게 된다.

초반의 순간이동이나 지하가 쓴 소설 속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2부에 나오는 소설가가 되기위한 지하의 이야기는 재밌었다.

헌옷 리폼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규칙적인 생활 가운데 꾸준히 글을 쓰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에게 핍박받는 엄마를 이해하고 용서하며 소설가로서의 자리매김을 하고 아버지에 대한 복수의 여운을 남기며 귀결되는 장면은 짜릿했다.

결론을 위한 초반의 장치들도 스릴넘친다. 잘 짜여지고 잘 구성된 수작이다.

특히 주인공 지하를 선천적 청각장애인으로 설정해서 장애인의 삶을 현실적으로 묘사한 작가의 의도는 사뭇 여운이 남는다.

녹록치 않은 환경을 딛고 소설가로 성장해 가는 멋진 지하의 모습은 어른인 내가 봐도 멋있었다.

소설 '기린의 타자기'는 잡으면 쉽게 놓지 못하는 장르의 묘미마저 장착한 소설이다. 오랜만에 읽은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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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의 발견 - 바삭 고소 촉촉 우리가 사랑하는 튀김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임두원 지음 / 부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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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을 좋아하는 메니아들 사이에선 '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라는 통념처럼 도는 말이 있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튀김 요리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처음 듣는 말이긴 하지만, 한편 생각해 보면 뭐든 튀기면 다 맛있다는 말에는 공감이 간다.. 다만 집에서 직접 튀김을 요리하는 건 그닥 반갑지 않다. 튀김을 하고 나면 생기는 기름에 대한 처리 방법이 고민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튀김요리는 대체적으로 사 먹는 편이다. 가장 대표적인 튀김 요리가 치킨 아니던가? 이 책 '튀김의 발견' 은 그런 튀김요리에 대한 예찬서이자 구체적이고 친절한 안내서이다.

이 책의 첫 장에 나온 추천의 말에서 박 찬일 셰프는 누구나 튀김을 좋아하지만 어떤 재료를 어떻게 튀기면 맛있는 튀김이 되는지는 잘 모르며 요리 학교에서도 튀김에 대해서는 잘 가르쳐 주지 않는다고 쓰고 있다. 특히 튀김은 맛있지만 그 배경 지식과 과학 원리를 가르쳐주는 이론서는 없다는 말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이 책은 튀김에 대한 배경 지식과 과학적 원리를 충실하게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임 두원은 서울대학교에서 고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아이러니 하게 처가가 20여년 전 돈가츠 전문점을 차리고 본인도 처가를 돕기위해 칼과 망치로 새벽까지 고기를 두들기던 경험이 있다고 하니 튀김요리와의 인연은 만만치 않은 셈이다.

이 책은 무엇이든 궁금하면 참지 못하는 과학자로서 튀김을 파헤친 결과물이다. 이 책은 대표 튀김요리인 일본의 덴푸라 돈카츠, 튀김 요리로 구분된다는 걸 이 책을 보고 알게 된 라면과 미국의 프라이드 치킨, 프렌치 프라이, 영국의 피시엔 칩스, 중국에서 넘어온 탕수육까지의 요리들을 역사적 유래를 통해 설명해준다. 프라이드 치킨이 흑인노예들의 애환이 담긴 음식이라는 건 인상깊었다.

또한 과학도의 장점을 살려서 설명하고 있는 과학적 이론들과 먹을 줄만 알았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튀김을 어떻게 튀겨야 '겉바속촉'의 튀김이 되고 어떤 튀김옷을 써야 튀김이 더욱 바삭하고 맛있는지 튀김에 적합한 오일은 올리브유보다는 대두유와 옥수수유이며 여러번 튀긴 기름이 왜 몸에 안 좋은지에 대한 내용은 실생활에도 매우 유용한 정보였다.

직접 요리를 하는 요리사보다도 더 많은 자료조사를 통한 튀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어쩌면 '글로 튀김을 배우고 썼을 수도 있는' 저자 덕분에 독자인 나도 책을 읽으며 맛있는 튀김을 맛 본 기분이 들었다.

튀김에 대해 구석구석 빠짐없이 알려주던 저자는 마지막 장에는 하다하다 튀김기의 용도에 대한 설명도 쓰고 있다. 과학도다운 확실한 마무리다.

책을 덮으며 주변 지인들은 웬만하면 다 가지고 있는 에어프라이기를 나도 이번에 한 번 장만해 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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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에 빠진 세계사 - 전염병, 위생, 화장실, 목욕탕에 담긴 세계사와 문화 이야기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3
이영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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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저 학년 정도의 아이들은, 똥이나 방귀 얘기를 하면 매우 좋아한다. 더럽고 냄새나는 그것들을 왜 재밌어 하는 지 어른의 시선으로 봤을때는 이해할 수 없지만 여하튼 아이들에게 똥과 관련된 소재는 무궁무진한 재밌거리다. 그래서 일까? 아이들의 동화 제목에는 똥이나 방귀에 관련된 제목이 많다. 이 책 ' 변기에 빠진 세계사' 또한 그런 연유로 만들어진 책 이었음을 작가의 집필 의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이 책을 쓴 저자는 초등 아이들이 아닌 고등학교 강연을 가서 우연히 '지저분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학생들이 눈빛을 반짝이며 듣던 상황을 연결해서 책을 쓴 연유를 밝히고 있다.

' 변기에 빠진 세계사'의 저자 이 영숙은 학창시절 세계사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해외여행을 계기로 세계 역사에 관심을 갖게 돼었다고 한다. 저자는 국어 교사로 근무하며 딸에게 들려주는 맘으로 음식, 옷, 집에 대한 책을 쓴 이력이 있다. 나 또한 저자의 다른 책 식탁위의 세계사, 옷장속의 세계사, 지붕 밑의 세계사 시리즈를 재미있게 읽었었다.

이 책은 위에서 말한 시리즈와 같은 연결고리로 봐도 무방하다. 출판사는 다르지만 집필 형식이 비슷하여 연결해서 바로 읽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전 시리즈도 재미있었지만 이 책 '변기에 빠진 세계사'는 전염병, 위생, 화장실, 목욕탕에 담긴 세계사와 문화 이야기로 기존에 나와있는 세계사 책들이 잘 다루지 않은 소재라 더욱 흥미로웠다. 읽기는 쉽지만 한 챕터에도 많은 자료를 기반으로 쓰여진 책은 청소년 눈 높이에 맞춰선지 가독성이 훌룡하다. 책을 읽다보면 마치 재미있는 역사 수업을 듣는 기분이다. 특히 배경에 대한 상세한 설명, 현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할 꼼꼼한 배경 설명은 선생님이라는 직업적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가 글로 발현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날 우리는 겨울에 따뜻하게 난방이 되는 방 안의 푹신한 매트리스나 요가 깔린 잠자리에서 포근한 솜털 이불을 덮고 잠을 잔다. 자기 전엔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말이다. 하지만 중세 평민들의 집은 지붕과 벽으로 바깥을 가렸을 뿐 바닥은 흙바닥이었다. 게다가 집안의 어른들은 모피를 덮거나 말린 지푸라기를 넣은 천 이불을 덮고 잤지만, 그 외 사람들 특히 아이들은 그냥 말린 지푸라기 더미가 이부자리였으니 자고 일어나면 머리카락과 온몸에 지푸라기가 묻었다

변기에 빠진 세계사 중에서


역사가 재미있으려면 그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혹은 지금의 우리와 얼마나 다른 삶을 살았을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의문과 관심을 나는 다른 말로 역사적 감수성 혹은 시대적 감수성이라고 표현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재의 삶에만 매몰되어 과거에 대한 인식과 관심 부족에 의한 단절은 역사에 대한 관심의 부재와 인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이기심을 야기한다. 그래서 청소년기의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역사 교육은 중요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좋은 책이다. 역사를 지루하고 재미없는 분야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소재의 책들이 앞으로도 더욱 많이 출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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