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1편 극복의 시작 - 공황장애 환우들이 추천하는 최고의 바이블이자 스테디셀러 공황장애 1
제이콥 정 지음 / 북앤로드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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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옛 말에 병은 소문을 내야 한다는 말이있다. 특정 병이나 질환은 정보가 중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올 초 소화가 안되고 위가 안 좋길래 위장병에 대한 정보를 얻을 심산으로 네이버 카페에 가입했다. 집단 지성을 통한 병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선 카페만큼 좋은 플랫폼이 없다. 개인적으로 카페에 가입하기 전 꼭 확인하는 것 가입자 수다. 가입자 수가 많아야 활발한 정보가 오고 가고 그 가운데서 내게 적합한 정보를 취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 장애. 몇 년 전 부터인가 방송에서 연예인들이 심심찮게 앓고 있다고 고백해 알게 된 병이고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감에 의해 생기는 병이려니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올 초 지인의 아들이 이 병으로 고생한다는 소리를 듣고 공황 장애는 이제 특정인에게 생기는 증상이 아닌 누구에게나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증상이라는 자각이 들었다.

이 책 [ 공황 장애 극복의 시작 ] 을 쓴 저자 또한 20여년 전 공황과 관련된 증상 (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우울증, 건강 염려증 ) 이 찾아와 몇 년간을 고통스럽게 지내다 어렵게 완치 했으며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공황 장애 환우를 돕기위한 네이버 카페를 개설했다고 한다. 이 책은 네이버 카페를 통해 여러 환우들의 사연과 증상, 치료방법등을 모아 발간된 책이다.

이 책의 부제처럼 이 책은 공황장애에 대한 바이블이자 스터디셀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증상의 시작부터 과정 증상 치료법 마음다스리기, 운동법, 심리적 기재와 가족들의 역활까지 꼼꼼하고 세세하게 알려준다.

직접 공황장애를 겪은 건 아니지만 책을 읽다보니 공황의 발생부터 진행과정을 객관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읽었던 책 [이기적 감정] 에서 다룬 부정적인 감정 도 인간에게 있어 불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했던 것처럼 공황의 증상 또한 자신을 지키기 위한 정상적인 반응이라는 걸 인식하는 게 중요해 보였다. 물론 갑작스럽게 찾아온 '예측되지 못한 증상' 을 겪으며 패닉상태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로 인해 연결되는 생각에 의한 두려움은 점점 더 자주 공황 발작을 불러오고 그런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는 문제는 자뭇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다.

저자는 공황과 공황장애는 엄연히 다르다고 말한다.

공황이 누구나 자연스럽게 겪는 불안이나 긴장감을 말한다면 공황장애는 경험해 보지 않았던 육체적 증상을 겪고 그 증상이 또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에 잠식당하는 '장애화' 증상이다. 잦은 공황 증세는 공황 장애로 발전하고 이어 광장 공포증이나 우울증, 건강염려증으로 연결되며 실질적으로 위장장애나 부정맥등 흉부 통증등 각종 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나의 지인의 아들도 올 초에 발발한 공황 증상으로 인해 육 개월 가량 병원을 전전하며 각종 질환에 대한 검사를 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모두 정상 판정을 받았고 지금은 식도염만 치료하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공황의 전개 과정과 동일해서 놀랐다.

이 책은 공황을 앓고 있는 본인이 읽으면 더 없이 좋고, 본인 뿐 아니라 환우의 가족도 함께 읽으면 더 좋을 책이다. 환자 본인이 스스로 병에 대해 자세히 파악하고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주변의 가족들도 함께 병에 대한 공부를 통해 환우에게 권하고 격려하며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격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연약하고 나약해서 생긴 병이라는 자책 보다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며 병의 취약점에 대해 공부하고 알고자 하는 그 순간이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시작점임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본문에서 ' 사람은 누구나 예외없이 취약한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으며'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잘 해소하지 못함으로써 공항장애가 왔다는 걸 인식하고 내부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긴 시간 긴 호흡으로 병을 고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황 장애는 이제 복잡한 현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이다. 특히 공부만 하다가 사회에 나와보니 녹록치 않은 현실을 맞이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많이 찾아오는 병이라고 하니 안타깝다.

이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비교당하며 이 경쟁 사회를 살아가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천천히 가도 괜찮아'라는 따뜻한 한 마디가 절실히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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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배와 혐오 - 모성이라는 신화에 대하여
재클린 로즈 지음, 김영아 옮김 / 창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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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머니는 유독 숭고한 모성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혐오의 대상으로도 전락하는 극단적 처지에 놓이는 것일까?

인류의 어머니라는 육체적이며 혹은 정신적이기도 한 모체는 인간이라면 떼어놓고 볼 수 없는, 누구도 쉽게 객관화 할 수 없는 대상이다. 이것은 페미니즘이라는 기제와는 다르게 작동하는 고유함으로 볼 수도 있겠다. 모성이라는 기재 혹은 이 책의 제목처럼 숭배와 혐오를 아우르는 - 이 책은 그런 모성이 신화가 돼었다는 전제하에 다양한 층위의 모성을 다루고 있다.

주제가 익숙하지만 한편으로는 낯설고 신선하달까? 늘 곁에 있지만 제대로 숙고해보지 않았던 부분이라 더욱 그렇다.

하지만 '모성 연구'라는 담론은 페미니즘적인 관점에서 점차 대두되는 주제라고 한다. 이 책의 말미에 실린 '옮긴이의 말'에서 역자는 ' 현재 모성은 전 학문 분야에서 핵심적 주제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으며, 모성 연구의 관심은 섹슈얼리티의 문제에서부터 ' 기타 분야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몇 해전부터 '맘충'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패미니즘 시선에 대한 반발성 용어로 보이지만, 이 단어가 가지고 있는 함의는 이 책과도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모성에 대한 복합적인 결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저자인 재클린 로즈의 난해한 글쓰기로 인해 독자로서 책을 읽으며 책이 말하고자 하는 논제를 찾아감에 있어서는 나름 어려움이 있으나 여러 층위 혹은 다양한 매체 에서 논하는 모성을 다루는 담론은 분명하다.

역자의 말처럼 저자인 재클린 로즈는 모성 경험의 양가성 다시 말하면 숭배의 대상이면서 혐오의 대상이라는 논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첫장 [ 지금은 ] 에서는 사회적 시선에서 억압받는 엄마들을 다룬다. 분명한 건 모성이라는 위대함을 사회적 잣대로 굴복시키고 있는 무례함은 새삼스러움으로 다가온다.

이민자이거나 미혼모에 대한 편견과 불평등으로 규정짓고 있는 사회적 폭력의 모순은 아무렇지 않게 모성의 이상화에 반하는 행태의 사회적 무의식을 담고 있다.. 이후 저자는 현대의 어머니에서 고대로 모성의 정체를 찾아나간다. 역사적인 관점에서의 모성 뿐만이 아닌 문학의 흐름에서 모성은 독특하다.

특히 흑인 피해자 자녀를 둔 어머니 조직이 전국을 순회하며 죽은 아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난 세월호에서 희생된 아이들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삭발한 어머니들이 떠올랐다. 한국사회에서 세월호의 모성은 혐오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었으며 하물며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있던 대표적인 사례가 아니었나 싶다.

또한 문학 안에서 만나게 되는 사랑하지만 잔인한 모성들, 모성이라는 틀을 갖춘 어머니들의 다양한 심리적인 역할과 본능적이고 내밀한 욕망이 살아있는 날카롭고 위험한 모성은 개인적으로 어머니이기도 한 내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하는 경험이 돼었다. 나의 심리적인 무의식에도 저자의 논지로 교감되는 층위가 분명히 있음을 알게 된 경험이었다.

여러 이론을 섭렵하며 모성을 갖춘 곧 여성이라는 복잡미묘한 성 정체성을 확인하는 매우 독특하면서도 복잡한 책 '숭배와 혐오'

숭배와 혐오의 갈림길에서 어쨌든 인류를 낳은 건 어머니이자 여성이라는 엄연한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진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다시 한번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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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 괜찮아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회 이야기
오찬호 지음 / 북트리거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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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과연 이 한국 사회를 무탈하다고 정의내릴까? 정권이 바뀌어도 이 나라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고 사회 전반을 차지하는 중산층 이하 서민들의 고충은 날이 갈 수록 더해만 간다. 올해 들어 코로나 사태로 경제나 사회 전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경제는 저성장의 시대로 접어들며 청년들의 일자리 부족과 집값 폭등, 자영업자의 몰락등 드러나지 않은 사회적 문제들은 겹겹이 쌓여 곪아가고 있다. 올 상반기 k-방역으로 잠시잠깐 우리는 국뽕에 취해 있었던가? 전염병에 대한 대처가 속속들이 만연해 가고 있는 사회 시스템의 불균형과 과연 퉁치고 지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시점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오찬호는 ' 괜찮아 보이지만 전혀 괜찮지 않은 한국 사회이야기를 하며' 우리에게 무탈한지 묻는다.


저자 오찬호는 대학서열을 마치 신분제 사회의 견고한 위계처럼 받아들이고 스스로 차별받기를 자청했던 이십대들에 대한 책 [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와 [ 진격의 대학교 ]를 썼던 사회학자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한다 ' 빈곤을 개인의 책임으로 귀결시키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학교에서 공부 안 한 결과'로 여기는 사람이 대다수인 공동체는 어떨까? 열심히 공부했기에 차별에 찬성한다는 이들이 정치인이 되고 교육자가 된다면, 사회 양극화는 그저 별수 없는 세상의 이치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 -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중에서..


요즈음 한참 대두되는 의료 파업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대한의협 내부에서 홍보용으로 나왔다는 질문에 대한 선택지는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한국의 엘리트집단의 이기심과 그런 그들이 기득권을 차지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는 비 정상적이다. 이런 현상이 하루 이틀에 생긴 문제가 아니지만 이 모든 구조들이 점차 견고해지고 정착화 된다는 점에 우리는 의의를 제기해야 한다.

사실 더 두려운 건 이런 책이 출간되고 사회 한 켠에서는 약한 자들이 겪는 불평등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도 누구도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세상이 될까 두렵다. 저자는 이 책 [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 에서 불평등에 대한 화두를 끊임없이 던진다. 기후와 환경에 대한 불평등, 지방격차, 교육불평등, 장애인 편견, 노동자에 대한 오해, 난민혐오, 부동산 지상주의, 소득 불평등 등등 어느 것 하나 해결되지 못하고 현재 진행형인 사안들이다.


사회학자가 쓴 책을 읽으면 항상 우울하다. 진단과 문제제기는 하고 있지만 속 시원한 해결책은 없는, 하지만 이기심 뒤에 숨어서 등한시 하다 보면 세상은 점점 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됨을 우린 잘 알고 있다. 저자는 문제제기를 하는 사회적 모순들에 대해 뒤엎고 부정만 할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사회적인 공론화를 통한 토론과 문제 저변을 살펴보며 해결책을 도출하자고 종용한다.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문제다.

이 시점에서 말만 무성한 정책들로 항상 실망해 왔지만 글쎄, 우리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걸까? 책을 읽다 보니 다시금 슬그머니 올라오는 의문이다. 우리, 전혀 무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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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구하겠습니다! - 1퍼센트의 희망을 찾아가는 어느 소방관의 이야기
조이상 지음 / 푸른향기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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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리티하게 잘 묘사된 소설도 현장에서의 경험담을 토대로 쓴 글을 이길 수 없다.

이런 에세이류는 문장의 현란함은 프로 작가들보다는 미숙하지만 풋풋한 문장이 주는 신선함과 에피소드 그리고 뭉클함을 불러오는 감동이 다 들어있는 살아있는 글 들이 아니지 싶다. 그래서일까? 요즈음 에세이의 흐름을 보면 특정 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에세이들이 많이 씌여지고 있고 또 그 만큼 많이 읽혀 꾸준히 출간되는 것 같다

내 경우만 해도 올해 극한 직업의 최전선에 있는 응급의사, 내과의, 정신과 의사의 책을 읽었고, 특수 청소나 장례지도사가 쓴 에세이도 읽은 기억이 있다. 이제 웬간히 생과사를 넘나드는 이야기가 아니면 독자들에게 어필 할 수 없는 건 아닌가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글 쓰는 사람이 아닌 책을 즐겨있는 독자입장에서는 어쨌든 즐거운 일이다.

어쩌면 이 맘때 정도면 한 권 나와 줘야 하지 않을까 싶게 새로 발간된 이 책 [ 오늘도 구하겠습니다 ] 는 5년차 소방관이 쓴 책이다. 작가는 화재진압대원과 구급대원을 병행하며 오늘도 대한민국 어느 곳에서 인명을 구조하고 있는 소방대원이다.


문정부 들어서며 소방대원들의 노고와 처우개선이 국회를 비롯 정부 일각에서 논의돼더니 얼마전에는 지방직이었던 소방관들이 국가직으로 전환되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반가운 소식이다. 일선에서 고생하는 소방관들을 제대로 대우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작년과 올해에 걸쳐 일어난 고성 산불 당시 전국에서 양양 고속도로를 통해 고성으로 가던 소방차 행렬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작가도 고성 현장에 급파돼었던 당시의 상황을 에피소드로 이 책에 적었다. 그 부분을 읽다가 유튜브로 당시의 뉴스 화면을 찾아보며 다시 한번 감동했다


소방청은 대응3단계를 가동했고 소방동원령 2호가 전국적으로 발령되었다. 전국에서 소방관 1,800명이 투입되었다. 체계화된 메뉴얼로 1시간 반 정도 빨리 투입되었다. 소방기본법 개정을 통해 각 시도 소방본부도 동원령을 의무로 받아들였다. 눈에 띄는 뉴스 기사의 제목은 '고성 산불 대응 빨랐던 이유에는 소방관 국가직화도 한몫 했다' 였다.

오늘도 구하겠습니다 중에서


생명을 구하는 일은 숭고하다. 돈을 벌기 위해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기에는 너무도 어려움이 많다. 화재 현장에서 불을 끄는 것도 자살하려는 사람을 구하러 가는 일도, 벌집을 떼는 일도, 하물며 길가에 버려진 강아지를 구하는 일도 모두 생명을 구하는 일이다. 물론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통해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터전을 삼을 수 있지만 생명을 구하려는 직업 정신이 없인 하기 어려운 일이 소방관이다.

응급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구해주었더니 고마워하기는 커녕 폭언과 폭행을 가하는 사람마저 있지 않은가 말이다.

이 책에는 생명을 구하려는 소방관이자 작가의 선한 마음과 숭고함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마음과 상황이 느껴서 몇 번이나 울컥 했는 지..

한 번 손에 들면 다 읽을 때까지 내려놓을 수 없는 감동과 재미가 고스란히 담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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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 - 이제부터 당신 메뉴에 '아무거나'는 없다
마틴 코언 지음, 안진이 옮김 / 부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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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빵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빵류를 좋아하는 흔한 독자인 내게 저자는 당신이 먹고 있는 빵이 어떤 빵인줄 아느냐고 다그친다. 내가 먹는 빵에는 밀가루와 소금, 물을 제외하고도 여덟가지의 불필요한 ( 먹는 사람에게는 불필요하지만 빵을 만드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 첨가물이 들어가며 저자는 하물며 그것들의 효용가치에 대해서도 일일히 설명하는 걸 잊지 않는다.

이 단락을 읽고 프랑스 빵 흉내를 내는 프랜차이즈 빵집에 가서 빵을 사려던 맘이 싹 사라졌다.

이 책은 음식에 대한 책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도 있지만 몰랐던 내용도 친절하고 꼼꼼하게 알려준다. 또한 무시로 등장하는 철학자들, 니체를 시작으로 루소, 존 로크, 고대로 가서 아리스토텔레스의 고집스러움을 꼬집거나 플라톤이나 탈레스마저 등장시켜 놀랐다. 이토록 익숙하게 마치 서양의 철학자 계보를 들고 변주하듯 글을 쓰는 작가의 이력을 보니 이 책의 저자인 마틴 코언은 영국 출신의 철학자였다. 철학자가 쓴 음식 이야기라니..흥미로울 밖에, 이 책에는 철학자 저자의 ' 음식에 대한 거의 모든 생각'이 들어있다. 반면 음식에 대한 내용뿐 만이 아니라 철학이 담긴 책이자 철학가들의 먹는 이야기가 들어있고, 음식을 만드는 재료에 관한 책이며 건강 정보와 소소한 요리법마저 소개하고 있어 독특하다.

이 한 권에 너무도 많은 이야기를 하는 저자는 음식을 철학 사상을 논하듯 적고 있지만 저자 스스로 머리말에 적고 있듯이 ' 두꺼운 교과서나 과학 전문 서적보다는 점심시간에 친구들끼리 나누는 대화와 비슷하게' '복잡한 정보를 신중하게 걸러서 간결하게 압축하는' 저자의 장점을 살려 글을 쓴 바램에 재미있게 읽힌다. 재미만 있는 게 아니라 좋은 정보도 가득하다.

어려운 글을 쓰고 딱딱한 사고를 할 것 같은 철학자들의 음식 취향에 대한 소개는 개인적으로 재밌었던 부분이다.

독특하고 괴상한 만큼 음식취향도 분명했던 니체는 식사 시간외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으며 커피는 사람을 우울하게 해서 피했다고 한다. 또한 베이컨은 인간을 위해 자연을 변화 ( 훼손으로도 이해했다.)

시키는 걸 당연시한 반면 인간의 손이 닿으면 괴상한 게 만들어진다고 경고했다는 루소의 혜안에 공감이 갔다.

채식주의자 플라톤과 소고기를 좋아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음식취향이라니..상상이나 했겠는가? 멀게만 느껴지던 철학자들.. 그들도 먹고 싸는 우리가 같은 인간 종이었구나로 연결되는 친근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었다.

이후 장에서는, 설탕과 소금에 대한 견해, 단식에 대한 이야기, 비만, 채식과 미생물 박테리아의 효용성 등 웬간한 건강관련서 못지 않게 해박한 정보와 여러 논란이 되는 사회적 담론들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밝힌 것처럼 음식에 대한 너무나도 많은 정보를 쉽고 편한 필체로 쓰고 있어 마치 에세이를 읽듯이 읽다 보면 여러 관점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저자의 밀도 높은 촘촘한 생각의 결이 음식이 소재가 되어 철학하듯 씌여진 독특한 책이라 한장한장 꼼꼼이 즐기며 읽는 나 같은 독자에겐 만족도가 높은 책이었다.

모처럼 독서하는 쾌락을 한껏 누리게 해 준 즐거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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