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 괜찮아 보이지만 괜찮지 않은 사회 이야기
오찬호 지음 / 북트리거 / 2020년 8월
평점 :
누가 과연 이 한국 사회를 무탈하다고 정의내릴까? 정권이 바뀌어도 이 나라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고 사회 전반을 차지하는 중산층 이하 서민들의 고충은 날이 갈 수록 더해만 간다. 올해 들어 코로나 사태로 경제나 사회 전반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경제는 저성장의 시대로 접어들며 청년들의 일자리 부족과 집값 폭등, 자영업자의 몰락등 드러나지 않은 사회적 문제들은 겹겹이 쌓여 곪아가고 있다. 올 상반기 k-방역으로 잠시잠깐 우리는 국뽕에 취해 있었던가? 전염병에 대한 대처가 속속들이 만연해 가고 있는 사회 시스템의 불균형과 과연 퉁치고 지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시점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오찬호는 ' 괜찮아 보이지만 전혀 괜찮지 않은 한국 사회이야기를 하며' 우리에게 무탈한지 묻는다.
저자 오찬호는 대학서열을 마치 신분제 사회의 견고한 위계처럼 받아들이고 스스로 차별받기를 자청했던 이십대들에 대한 책 [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와 [ 진격의 대학교 ]를 썼던 사회학자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말한다 ' 빈곤을 개인의 책임으로 귀결시키고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학교에서 공부 안 한 결과'로 여기는 사람이 대다수인 공동체는 어떨까? 열심히 공부했기에 차별에 찬성한다는 이들이 정치인이 되고 교육자가 된다면, 사회 양극화는 그저 별수 없는 세상의 이치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 -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중에서..
요즈음 한참 대두되는 의료 파업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대한의협 내부에서 홍보용으로 나왔다는 질문에 대한 선택지는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한국의 엘리트집단의 이기심과 그런 그들이 기득권을 차지하게 만드는 사회 구조는 비 정상적이다. 이런 현상이 하루 이틀에 생긴 문제가 아니지만 이 모든 구조들이 점차 견고해지고 정착화 된다는 점에 우리는 의의를 제기해야 한다.
사실 더 두려운 건 이런 책이 출간되고 사회 한 켠에서는 약한 자들이 겪는 불평등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어도 누구도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세상이 될까 두렵다. 저자는 이 책 [ 지금 여기, 무탈한가요? ] 에서 불평등에 대한 화두를 끊임없이 던진다. 기후와 환경에 대한 불평등, 지방격차, 교육불평등, 장애인 편견, 노동자에 대한 오해, 난민혐오, 부동산 지상주의, 소득 불평등 등등 어느 것 하나 해결되지 못하고 현재 진행형인 사안들이다.
사회학자가 쓴 책을 읽으면 항상 우울하다. 진단과 문제제기는 하고 있지만 속 시원한 해결책은 없는, 하지만 이기심 뒤에 숨어서 등한시 하다 보면 세상은 점점 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됨을 우린 잘 알고 있다. 저자는 문제제기를 하는 사회적 모순들에 대해 뒤엎고 부정만 할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사회적인 공론화를 통한 토론과 문제 저변을 살펴보며 해결책을 도출하자고 종용한다.
쉬워 보이지만 어려운 문제다.
이 시점에서 말만 무성한 정책들로 항상 실망해 왔지만 글쎄, 우리는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걸까? 책을 읽다 보니 다시금 슬그머니 올라오는 의문이다. 우리, 전혀 무탈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