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자신을 죽이려고 한 사람과 살리려고 한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버틸 때가 있습니다. 살아 있는 일은 힘이 듭니다. 어머니. 살아있는 것이 힘이 듭니다.

아무에게도 하지 않을 말을 유독 그는 어머니에게 하고 있습니다.

먼바다를 헤엄치다 보면 예상치 못한 것을 만나게 됩니다. 이게 나를 죽일 수도 있구나 생각하면 다시 바다에 나가는 일을 망설이게 됩니다.

세상에 혼자 남겨졌을 때
내가 그런 게 아니라고 하면
위로가 되던가요?

여기 두 사람이 깊은 잠에 빠져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사랑하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망설이는 사람은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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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너랑 덮은 한 이불 속에서 나는 조금 울었어. 이 시집이 고단하고 슬퍼서, 그런 사람이 한둘이 아닐 거라서. 끊임없이 지나가는 동시에 반복되는 생들 속에서도 어떤 사랑은 자꾸만 기억이 난다는 게, 기억이 나서 울음이 난다는 게, 꼭 전생에 그래봤던 것처럼 이해가 되었어. 그리고 너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게 되었어.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우리는 한 생에서도 몇 번이나 다시 태어날 수 있잖아. 좌절이랑 고통이 우리에게 믿을 수 없이 새로운 정체성을 주니까. 그러므로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하고 싶었어. 다시 태어나려고, 더 잘 살아보려고, 너는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도 몰라. 그러느라 이렇게 맘이 아픈 것일지도 몰라. 오늘의 슬픔을 잊지 않은 채로 내일 다시 태어나달라고 요청하고 싶었어. 같이 새로운 날들을 맞이하자고, 빛이 되는 슬픔도 있는지 보자고, 어느 출구로 나가는 게 가장 좋은지 찾자고, 그런 소망을 담아서 네 등을 오래 어루만졌어.

해가 뜨면 너랑 식물원에 가고 싶어. 잘 자.

엄청 자주 읽는다는 얘기다. 그러고 나면 나는 미세하게 새로워진다. 긴 산책을 갔다가 돌아왔을 때처럼, 현미경에 처음 눈을 댔을 때처럼.
낯선 나라의 결혼식을 구경했을 때처럼, 어제의 철새와 오늘의 철새가 어떻게 다르게 울며 지나갔는지 알아차릴 때처럼.
커다란 창피를 당했을 때처럼,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났을 때처럼, 나는 사랑을 배우고 책을 읽으며 매일 조금씩 다시 태어난다. 내일도 모레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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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케밥가게 주인이 내 다리를 보고 그러더군요. 나를 위해 알라에게 기도하겠다고, 고맙다고 했어요. 알라가 있다면 그의 기도는 들어 줄 거예요. 사실은 안 들어 줘도 상관없어요. 

신은 없어도 돼요. 나는 신을 믿지 않으니까. 무기력한 신보다 기도라도 해 주겠다는 사람의 마음을 더 믿어요. 그래요. 그거면 나는 다시 사람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런 말을 하면, 알라를 무시했다고 또 테러의 대상이 될까요? 두 번은 싫은데, 그럼 편집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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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옥타비아 - 2059 만들어진 세계 활자에 잠긴 시
유진목 지음, 백두리 그림 / 알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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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9년이라는 가깝지만 알 수 없는 미래를 그린 잔잔한 SF장르의 독백소설. 흥미진진한 이야기와는 좀 거리가 멀고, 1인칭의 독백과 감정 나레이션에 많은 할애가 되어있어 약간 늘어지는 감은 있다. 먼 미래를 살고 있는 작가의 수필집을 읽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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