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라는 단어 속에는 얼마나 많은 적의가 감춰져 있는가. 그게 아니라면 풀과 나무들이 저토록 맹렬하게 자라날 수는 없다.

‘딛다‘ 라는 단어 속에는 얼마나 아픈 엎드림의 자세가 있는가. 한 인간을 담장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서는 자신의 등을 밟고 가라고 끄덕이는 눈빛이 있었을 것이다. 담장 안이 불타고 있다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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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비가 내렸다˝라는 문장을 만났을 땐 이미 발이 물속에 잠긴 뒤였다

˝건너왔어.˝

그렇게 끝나는 책을 읽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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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일은 괴물이 되려는 시간을 주저앉혀 가만가만 달래는 일이라고 나는 믿고 있다. 그렇기에 ‘괴물‘이라는 단어의 문을 열면 연둣빛 새싹 하나가 빼꼼 고개를 내미는 것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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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우물에서 태양을 길어 오신다

화분을 비워 내면서 먼저 늙는 아들
그동안의 밤은 모른 척할 수도 있었겠지만
흡사 그것이 얼굴일지라도 발작적으로 비워 내며
밤에만 일어나 마루를 돌아다니는 나의 지루한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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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마지막 길몽이었다 네가 사라진 후 내게 그런 일들이 일어났다 너는 미리 일어나 버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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