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좋은 순간은 늘 그리운 것이었다. 살면서 가져본 적 없는 순간인데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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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시간이라는 것이 계속해서 살다보면 어느 순간미래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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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도착한 사람은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보며 안도할 때 행복을 느낀다. 내가 여기에 도착했구나. 거기보다는 여기가 낫구나. 그 사람도 이제 내 옆에 없고, 나는이제 어디로 가게 될까. 또 어디에 도착할까. 그다음 미래는 좋은 것일까 아닐까. 그때 나는 혼자일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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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낀 것은 트리니다드의앙꼰 해변에서였다. 서른다섯 살이었고 모든 게 어그러진 때였다. 한다고 했는데, 나는 안 되나 보다 싶었고.

그러나 인간은 사랑이 결여된 채로 이 세계를 건설하고통치한다. 사랑 말고 다른 많은 것이 이 세계를 장악하는 데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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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품은 사람은 사랑이 없는 사람에게 거의 매번지고 만다. 사실이 그렇다. 사랑이 결여된 세계는 사랑하는 사람을 고통 속에 살아가게 내버려둔다. 사랑이결여된 세계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은 방치되어 무능력한 존재로 낙오한다.

내가 했던 모든 연애는 나를 혼자서 걷게 했다. 걷는 것말고 다른 좋은 방법을 알지 못했다. 걷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효과가 없었다. 걸음을 멈추는 순간 나는 그를죽이러 가고 말 것을 알았다. 그래서 무조건 걸었다. 그런 놈 때문에 내가 살인자가 될 순 없다. 교도소는 무서운 곳일 것이다. 나는 단체생활을 절대로 견디지 못할것이다. 

나는 죽지 못할 바에 쓸모라도 있고 싶다. 내가 사는 이세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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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편이 인간에게도 쓸모 있는 인간으로 남는 방편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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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 위해서는 나 자신과 먼저 거리를 두는 것이 필요하다. 자기 자신과 가까운 인간은 타인에게 가까이 다가가기에 유해하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 자기자신과 거리를 두는 인간이 타인과의 거리 두기에 가까스로 성공한다. 그것이 자신에게도 타인에게도 가장가까운 거리라는 것, 그것이 내가 살면서 맺어온 관계들에서 다만 인간으로 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배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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