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다.
일어나 지하철을 타러가는데,
공기가 내 몸에 좀 더 붙는 느낌이었다.
차가운 감촉, 하지만 차가움 속에 자리잡은 따스함.
그리고 상쾌했다. 콧속으로 나들이오는 공기들은 머리속마저 맑게 만들어주었다.
계속 숨을 내쉬고, 들이마셨다.
들숨한번, 날숨한번, 또한번, 다시한번.
아찔했다.
그래, 1년만에 맡는 가을냄새였다.
무언가 그대로 이 순간을 보내기가 싫었다.
그래서 괜히 다시 밖에 한번 나와 숨이라도 한번 더 쉬고 들어갔다.
이 순간, 지금 흐르는 이 맑음과 상쾌함, 그리고 아릿아릿한 찬 감촉을
그냥 보낼 수는 없었으니까.
연휴는 길었고,
연휴동안 가을은 그 먼길을 재촉하며 슬근슬근 내 앞에 도달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그토록 그리워하는 표정을 지으며.
가을을 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