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3 - 호루스의 눈 ㅣ 래빗홀 YA
추정경 지음 / 래빗홀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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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정경 장편소설/ 래빗홀






아홉 개의 목숨을 가졌다고 전해지는 고양이의 존재. 무척 신비로운 존재다. 고양이를 소재로 한 이야기는 많지만, 《천 년 집사 백 년 고양이》 시리즈는 기존 신비로운 이미지로 그려온 판타지 장르를 넘어 인간과 고양이 사이에 맺어지는 우정과 연대, 그리고 서로를 향한 책임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1권에서는 고양이 말을 알아들을수 있는 고덕이 살해당한 새끼 고양이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다. 2권에서는 천 년 집사의 탄생을 막으려는 세력이 등장하면서 고덕과 테오가 주목받게 되는데...

기약 없는 감금 생활이 시작된 테오. 갇힌 방 밖으로 한발짝도 나갈수 없는 힘든 상황인데도 그는 좌절하지 않는다. 또래 친구들의 아버지보다 조금 연세가 있으셨던 아버지가 남겨준 믿음 그를 버티게 한다. 마침내 그를 풀어준 이들은 테오에게 말한다. 천 년 집사의 운명의 수레바퀴에 올라탔지만 정작 함께해야 할 고양이가 없다고. 그러나 테오의 대답은 명확하다. 그는 천 년 집사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친구를 살리고 싶을 뿐이다. 이 한마디는 이번 3권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문장이기도 하다.





제목의 천 년이라는 시간, 소설의 무대는 한국을 넘어 고대 이집트로 나아간다. 무려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고양이들의 비밀이 이제 본격적으로 서술되는데 그 스케일이먀 세계관이 매우 크다. 카노푸스 단지를 모티프로 한 네 개의 단지 속에서 테오는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이라는 인간의 근원적 감정과 마주한다. 흥미로운 점은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행복했던 기억도, 아픈 상처도, 달콤한 유혹도 결국은 자신을 붙잡아 두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소설을 통해 깨닫는다.





3권에서 내가 가장 주목했던 것은 분홍 캐릭터다.

테오가 감정을 극복하려 한다면 분홍은 반대로 '분노'를 끝내 갖고 가는 방식이다. 천 년 집사의 마지막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그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감정을 내려놓는 인간과 감정을 짊어지는 고양이라니! 두 존재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운명과 맞서는 모습이 대조적이다. 특히 마지막싸기 분홍이 자신의 회차와 과거를 쉽게 이야기하지 않는 장면이 내내 마음에 남는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고양이 세계의 설정도 더욱 흥미로워진다. n차를 거듭하며 살아가는 고양이들, 집사를 향한 보은이 담긴 수염, 그리고 완전한 힘을 상징하는 호루스의 눈. 이집트 신화는 내게도 늘 매력적인 소재인데 작가는 이 방대한 소재를 고양이들의 세계와 자연스럽게 결합해 독창적인 판타지로 재탄생시킨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 "악도 연대한다"는 문장. 생명을 지키려는 자들만 연대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탐하는 자들 역시 서로를 알아보고 손을 잡는다. 고양이 회차의 비밀을 알아낸 함성혁이 거리의 고양이들을 위협하는 과정은 어린이·청소년 판타지임에도 생각보다 묵직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선과 악의 대결이 단순한 흑백논리가 아니라 서로의 신념과 욕망이 충돌하는 이야기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한편 곳곳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의 유쾌한 모습도 작품의 매력이다. 분홍을 추종하는 "핑크 아미" 장면에서는 웃음이 터졌고, 진지한 서사 속에서도 고양이다운 엉뚱함을 잃지 않는다. 그래서 더더욱 위기의 순간들이 안타깝게 다가온다.




누군가를 살리고 싶다는 마음, 긴 시간을 견디며 이어지는 인연, 감정을 다루는 법, 그리고 생명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들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특히 이번 권은 시리즈 전체의 중요한 비밀과 마지막 조각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전환점 역할을 한다. 책을 덮고 나면 과연 천 년 집사는 완성될 수 있을지, 그리고 고양이들이 지키려는 마지막 조각은 누구의 손에 들어갈지 자연스럽게 다음 권이 기다려진다....





고양이와 집사는 무엇이기에 서로를 위해 이렇게까지 희생할 수 있을까.

책 속에서 만나는 고양이들은 생각보다 훨씬 오래, 훨씬 깊게 인간을 사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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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의 비애 세종의 눈물 2 - 조선 정치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왕실 최대의 비극, 개정증보판 ㅣ 단종의 비애 세종의 눈물 2
유동완 지음 / 휴앤스토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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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완 저 | 휴앤스토리






1권이 단종의 몰락과 세조의 권력 장악 과정을 그렸다면, 2권은 그 이후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떠오른 단어는 ‘죽음’이 아니라 ‘기억’이었다. 권력은 한 소년 왕을 폐위시키고 노산군으로 강등할 수 있었지만, 그를 역사에서 완전히 지우는 데는 실패했다. 『단종의 비애, 세종의 눈물』 이 책의 2권은 바로 그 실패의 역사를 주로 다룬다.



한 가지 참고할 점은 이 책이 1권과 2권으로 구성된 개정증보판이라는 점이다. 1권은 이홍위의 탄생부터 세종·문종 시대를 거쳐 단종의 즉위와 폐위, 그리고 유배 초기 과정까지를 다룬다. 특히 단종의 거처가 금성대군의 집으로 옮겨지는 지점에서 이야기가 마무리되는데, 독자 입장에서는 이제부터 본격적인 유배 생활과 비극이 펼쳐질 것 같은 순간이라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저자가 단종의 삶을 더욱 세밀하게 조명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눈 결과이기도 하다. 단종의 고단한 유배 생활과 죽음, 그리고 그 이후 복위 과정에 이르는 이야기는 2권에서 본격적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1권은 비극의 결말이라기보다,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향해 서서히 걸어들어가는 느낌이고 본격적인 유배 과정은 이 책 2권에서 이어진다..






몰랐던 유배의 과정이 눈물겹다.

노산군도 편히 살 수 없다는 신숙주의 말... 당대 분위기를 보면 여러가지 역사적 상징성이 있다.

단종과 사육신에 대한 동정 여론이 강했던 후대 조선 사회에서는 세조 편에 섰던 인물들에 대한 평가가 매우 박했다. 특히 신숙주는 집현전 학자 출신이었음에도 세조를 지지했기 때문에 배신자의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다.






최단거리가 아니라 장거리를 택한 점도 놀랍다. 마지막으로 정순왕후와 이별한 곳으로 추측되는 장소. 두 사람은 어떤 방식으로 이별했을까? 역사책을 읽다 보면 거대한 정치 사건보다 이런 인간적인 순간에 더 오래 머물게 된다. 그게 다시는 못 만날 일이라는 것을 예상했을까? 마지막 죽음조차 미스터리인데 고인이 되신 왕의 영이라도 깨워서 물어보고 싶다. 계유정난, 왕위 찬탈, 사육신 같은 굵직한 사건들은 기록으로 남아 있지만, 정작 어린 왕과 어린 왕비가 마지막으로 어떤 말을 주고받았는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다시 만나자"고 했을까, 아니면 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을까. 역사는 수많은 사실을 기록했지만 가장 중요한 감정은 기록하지 못했다. 그래서 단종의 이야기는 50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어쩌면 우리는 단종의 죽음보다도 그가 끝내 하지 못한 마지막 말이 무엇이었는지 궁금해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2권 중반부로 가서, 성종은 이미 송현수 등의 반역죄가 조작되었음을 인식하고 있었다. 따라서 즉위 이후에는 단종 복위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처벌받았던 인물들의 명예를 조금씩 회복시키고, 그 후손들을 관리로 등용하는 조치를 취한다. 그러나 본인이 세조의 손자이고 또 인수대비가 아직 살아있는 시점이다. 물론 이것이 곧바로 단종의 복위나 세조 체제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성종은 세조로부터 이어진 왕통의 정통성을 유지해야 하는 군주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울한 옥사를 바로잡고 충신과 역적의 경계를 재검토하려 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한 인사 정책이 아니라, 계유정난과 단종 폐위 이후 누적된 정치적 상처를 조금이나마 봉합하려는 시도가 아니었을까?결국 성종 대에 이루어진 이러한 조치들은 훗날 중종과 숙종 대에 단종과 사육신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마침내 단종은 복권된다. 왕위에서 쫓겨난 지 무려 241년 만에 그는 다시 왕의 지위를 되찾는다. 흔히 이를 정의의 승리이자 억울한 왕에 대한 명예 회복으로 기억하지만, 그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단종 복위에는 충절을 기리고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 의도뿐 아니라 왕권을 강화하고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계산도 함께 작용했다. 그렇기에 단종의 복위는 단순한 미담이 아니라 권력과 기억, 역사 해석이 교차하는 흥미로운 사례이기도 하다. 누가 역사를 기록하고, 어떤 인물을 충신과 역적으로 규정하며, 어떤 사건을 기억할 것인가는 결국 당대의 정치와 무관할 수 없다.

눈물겨운 장면 읽다가 몇번이나 멈추게 된다.







단종의 복위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역사는 과거의 사실만이 아니라 후대 사람들이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어쩌면 이러한 사례들이야말로 우리가 역사를 읽고 해석해야 하는 이유를 보여주는 중요한 밑거름이 아닐까.





코로나 이전 영월의 청령포에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는 역사지식이 많이 없었지만

비가 살짝 내리는 청령포는 마치 섬 자체가 우는듯했다. 애틋한 그리움으로 글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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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의 비애 세종의 눈물 1 - 조선 정치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왕실 최대의 비극, 개정증보판 ㅣ 단종의 비애 세종의 눈물 1
유동완 지음 / 휴앤스토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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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완 저 | 휴앤스토리








최근 단종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와 콘텐츠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다시 조선 왕실 최대의 비극을 돌아보고 있다.

어린 임금이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기고 유배지에서 생을 마감한 이야기. 우리는 흔히 이 사건을 '단종의 비극'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부르면 사건이 축소되는 느낌이 없지 않다. 저자의 서문에서 말하듯이 단종을 둘러싼 이야기는 결국 세조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의 문제로 이어지고, 더 나아가 조선이라는 국가가 권력을 어떻게 다루었는가를 묻는 질문으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단종의 이야기를 단순히 비운의 왕 한 사람의 운명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단종의 탄생부터 복위에 이르는 전 과정을 따라가며 세종과 문종, 세조를 거쳐 조선 정치의 민낯을 들여다본다. 그래서 이 책은 단종 평전과도 같다.


읽으며 놀랐던 포인트는 세종에 대한 시각이다. 일반적으로 세종은 한글 창제와 애민정신의 상징으로 기억되지만, 저자는 세종의 국정 운영 방식과 종친 관리가 훗날 단종의 비극을 낳는 토양이 되었다고 분석하는데 이 부분 놀랍다. 익숙한 역사 서술과는 다른 시각이라 읽는 내내 긴장감이 느껴졌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단종 복위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는 흔히 숙종이 단종을 복위시키고 충신들을 기린 일을 정의의 회복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그 과정이 순수한 역사적 정의 구현만은 아니었다고 설명한다. 단종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일은 현재 왕권의 정통성과 권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정치적 선택이기도 했다. 죽은 왕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일조차 정치와 무관하지 않았다는 사실 놀라운 해석이다.





책에서 가장 비극적으로 다가오는 인물은 역시 단종이다. 하지만 읽다 보면 단종만 불쌍한 것이 아니다. 세종은 왕위 정통성에 대한 불안을 안고 있었고, 문종은 짧은 생애 동안 후계를 지켜내지 못했으며, 세조 역시 끊임없는 의심과 불안 속에서 살아간다. 권력을 차지한 자도, 빼앗긴 자도 모두 비극의 일부였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 부분에서 세종의 모습이 참으로 인간적으로 묘사된다. 각종 풍수지리를 통해 길흉을 예견했던 점, 소소한 새 울음소리나 꿈에도 의미를 부여한 점은 지금 첨단과학의 시대 사고방식으로는 이해가 안되지만 당대에는 그럴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특히 계유정난 이후 이어지는 사육신, 금성대군, 안평대군의 이야기는 한 편의 정치 스릴러를 보는듯하다. 파란만장하다는 말이 이보다 더 어울리는 순간이 있을까??

교과서에서는 몇 줄로 지나가는 사건들이 실제 인물들의 선택과 욕망 속에서 살아 움직인다. 왕실 가족이었던 이들이 서로를 제거해야 했던 과정은 권력이 혈연보다 강력한 힘임을 보여준다.





책은 단순히 단종의 유배 경로와 복위 과정을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누가 이득을 얻었는지, 그 결과 조선 정치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함께 설명한다. 그래서 단종이라는 한 인물의 비극을 넘어 조선 정치 구조 자체를 이해하게 만든다.




우리는 흔히 역사를 선과 악의 대결로 기억한다. 단종은 선하고 세조는 악하다고 말하면 이야기는 쉽다. 1권이 보여주는 것은 착한 왕과 나쁜 왕의 이야기가 아니라 권력이 만들어내는 구조적 비극에 대한 언급이다.


어쩌면 조선이라는 체제가 결국 단종을 희생시킨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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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어둠의 천문학
은하른(신박천문연구소) 지음 / 든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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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은하른 저 | 든해







어둠이라는 단어도 좋아하고 천문학이라는 단어도 좋아한다. 제목을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우주에 관한 관심을 독창적인 나만의 시선으로 풀어낸 책을 좋아하는데, 이 책은 목차부터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태아의 비명이 들리는 사건의 지평선, 태어난 적 없는 아이들의 장례식, 응답 없는 우주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무서운 대답 등 도대체 천문학 책의 챕터 제목이 왜 이렇게 무섭고도 시적일까?





책은 행성의 크기나 별의 온도 같은 정보를 나열하는 대신, 우주가 품고 있는 두려움과 고독, 경이로움을 이야기의 형태로 들려준다. 마치 과학책과 SF 소설, 그리고 코즈믹 호러가 한 권 안에서 만난 느낌이다. 특히 1부 '코즈믹 호러'는 제목 그대로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실감하게 만든다. 블랙홀, 초신성, 감마선 폭발 같은 천문학적 현상은 사실을 알고 나면 아름다우면서도 오싹하다. 또한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일상이 사실은 광대한 우주의 우연 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책 중반부에서는 우주의 고독이 주제다. 외계 문명은 정말 존재할까? 그렇다면 왜 우리는 아무런 신호도 받지 못하는 걸까? 우주가 침묵하고 있다는 사실 수많은 별이 존재하는데도 우리는 왜 아직 혼자인 것처럼 느껴지는가. 죽음은 과연 끝인지 블랙홀의 경계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느지 등 이런 질문은 과학을 넘어 철학적인 사유로 이어진다.






3부와 4부는 상대적으로 친숙한 천문학 이야기를 다루지만 여전히 저자만의 느낌이 살아 있다. 수성이 왜 쭈그러드는지, 토성의 거대한 고리는 무엇인지, 지구가 한때 보라색이었을 가능성은 없는지 같은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특히 천문학자에게 별자리를 물어보면 안 되는 이유나 왜 천문학자들은 가로등에 분노하는가 같은 장은 천문학을 잘 모르는 독자도 쉽게 읽을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과학을 설명하는 방식에 있다. 저자는 복잡한 천문학 개념을 공식과 수치로 설명하기보다 이미지와 비유, 이야기로 전달한다. 덕분에 과학책을 어려워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오히려 읽다 보면 과학 지식을 배우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게 된다.





책을 덮고 나니 제목의 의미가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여기서 말하는 '어둠'은 단순히 빛이 없는 공간이 아니다. 아직 인간이 알지 못하는 것들, 이해할 수 없는 것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상상하게 만드는 우주의 영역이다.





저자의 유튜브를 찾아보니 2008년생, 그만의 시선으로 우주를 바라보는 감각을 선물한다. 별과 행성에 대한 지식을 얻고 싶어서 펼쳤다가, 인간 존재와 우주의 고독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책. 우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물론이고, 한 번쯤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우리는 어디쯤 있는 걸까?"를 생각해 본 사람이라면 더 매력적으로 느낄수 있는 책이다.





우주는 아름답지만, 동시에 낯설다. 그 감각을 잘 드러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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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선택 - 인구 절벽 시대, 국적은 어떻게 개인의 무기가 되는가
우원규 지음 / 미래의창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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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규 저 | 미래의창







“언제까지 저출산 타령만 할 것인가?”

우리 사회는 저출산 문제를 이야기할 때마다 출생아 수 그래프를 들여다본다. 출산 장려금은 얼마인지, 결혼은 왜 안 하는지, 청년들은 왜 아이를 낳지 않는지 전문가들의 의견을 묻고 뒤늦은 원인 분석을 하곤한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다른 질문을 던진다.

만약 앞으로는 국가가 국민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국가를 선택하게 된다면?






처음에는 다소 도발적인 주장처럼 들렸다. 국적은 태어날 때 주어지는 것이고, 국가는 개인이 선택할 수 없는 거대한 배경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넘길수록 저자의 문제 제기가 의외로 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인구 절벽 시대를 단순히 출산율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간 인재 쟁탈전의 시작으로 바라본다. 인구 감소는 단지 노동력이 부족해지는 문제가 아니다. 세금을 낼 사람, 소비할 사람, 군대를 유지할 사람, 연금을 지탱할 사람이 줄어드는 문제다. 결국 국가는 기업이 인재를 유치하듯 국민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일본의 초고령화와 한국을 비교하면서 저자는 한국의 고령화 문제는 조금 더 복잡하며 유럽의 저출산 문제와는 다른 맥락으로 봐야한다고 말한다. 그것은 한국이 처한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여러 나라의 사례를 통해 이를 설명하는 부분이었다.

적극적인 이민 정책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캐나다, 조용히 이민 국가로 변신 중인 일본, 젊은 인재 유출에 고민하는 포르투갈, 글로벌 인재를 빨아들이는 미국까지. 국가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하나다.

이제 사람은 국가의 자원이 아니라 국가가 확보해야 하는 희소 자원이 되고 있다는 점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AI와 로봇이 발전해도 결국 대체할 수 없는 것은 '소비'라는 지적이었다. 우리는 AI가 일자리를 빼앗을 것인지에 집중하지만, 저자는 다른 질문을 던진다.

그 물건을 누가 살 것인가?

와~ 정말 역설의 미학이랄까... 생산성은 높아질 수 있지만 소비자가 사라진 사회는 유지될 수 없다. 저출산 문제가 단순히 학교가 폐교되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의 지속 가능성과 연결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과거 국적은 신분에 가까웠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교육, 취업, 세금, 의료, 복지, 이동의 자유를 결정하는 하나의 자산이 되었다. 어떤 여권은 전 세계 수백 개 국가를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게 하고, 어떤 국적은 글로벌 기업 취업이나 투자에서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저자가 말하는 '국가선택'은 애국심을 버리고 떠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국적과 국가를 더 이상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개인의 미래를 설계하는 중요한 변수로 바라는 의도다.


물론 책을 읽으며 불편함도 있었다. 국가를 시장 논리로 바라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국가는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며, 공동체와 역사, 문화라는 쉽게 환산할 수 없는 가치도 존재한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 때문에 더 흥미로운 책이기도 하다. 익숙한 전제를 뒤흔드는 책은 대개 좋은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인구 감소가 가져올 세계 질서의 변화와 국가의 생존 전략, 그리고 개인의 선택 가능성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볼 시간이다.

그리고 그 변화가 시작된 지금, 우리는 어떤 나라에서 어떤 시민으로 살아갈 것인가라는 질문...

앞으로 국가는 국민을 선택할까, 국민이 국가를 선택할까라는 질문으로 글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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