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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과 환희의 순간들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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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지음)/ 소담출판사(펴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사강이 말한 유명한 문장이다. 소설가의 삶과 책을 떼놓고 볼 수 없는 입장인데, 사강만큼은 희한하게도 개인적 삶이 어떻든 사강이라는 존재 자체로 좋은... 이런 감정을 어떻게 글로 표현하면 좋을까? 프랑스가 사랑하는 작가. 사강의 작품을 처음 만났을 때는 오히려 거부감이 있었다. 프랑스 여성 작가라는 편견? 프레임을 씌워서 나는 그녀를 바라봤었다. 그러나, 그의 작품 여러 편을 읽으며 지금은 참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다^^





스캔들과 도박, 약물 중독 등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그녀가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하는가? 그냥 볼 수 없었다. 아니 사강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작가가 사십 대 후반에 쓴 자전적 에세이, 사진 속 사강의 모습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 사랑스럽기만 하다. 프랑수아즈 쿠아레라는 본명을 갖고 있지만,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의 등장인물을 자신의 필명으로 삼았다. 이미 이십 대에 작가로서 성공한 그녀는 카지노에 가는 것을 즐겼다. 의외로 돈을 잃은 적보다 딴 적이 많다고 한다 ㅋㅋㅋ 스피드를 즐기다가 교통사고를 겪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도 사강답다.


전설의 보컬리스트이지만, 인종 차별로 쓸쓸한 삶을 살다간 빌리 홀리데이와의 만남, 말년에 시력을 잃은 장 폴 샤르트르에 대한 깊은 사랑, 극작가로서의 삶을 살게 된 이야기, 문학적 성공을 이루었지만 작품성 논란과 동성애자로서 세간의 손가락을 받았던 테네시 윌리엄스와의 만남, 책은 사강 자신의 불꽃같은 삶을 담담히 서술한다. 마침내 나는 사강 그녀처럼 살 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빌리 홀리데이는 재능을 타고났고, 자신이 혐오하는 것들을 지워버리듯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실현할 능력이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눈을 감고 목구멍에서 재미있고, 냉소적이고, 너무나 상처받기 쉽고, 흉내 낼 수 없는... 일종의 신음과 같은 목소리를 통해내기만 하면 되었다. p29


사실 자동차는 자신의 조마사이자 노예에게 마침내 자유로워졌다는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왔다는 낯선 모든 시선에서 벗어났다는 아득히 먼 본래의 고독으로 돌아왔다는 역설족인 느낌을 준다. p98


태양이 거기에 내 손바닥 안에 있다. 나는 기계적으로 태양을 향해 손바닥을 내민다. 그러나 손을 다시 쥐지는 않는다. 시간과 사랑을 붙잡으려 애쓰지 말아야 하듯이 태양도 인생도 붙잡으려고 애쓰지 말아야 한다. p176


사강의 문장은 경쾌하면서도 담담하고 또 슬프다. 나의 사강이여, 정말 자신답게 살다간 프랑수아즈 사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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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 아르테 오리지널 24
샐리 루니 지음, 김희용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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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리 루니 장편소설/ 아르테(펴냄)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라는 다소 철학적인 제목의 소설.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 선정과 더불어 부커상 후보에 오른 1991년생 작가의 책. 타임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문화계 인사 100명에도 뽑혔던 역량 있는 작가다.


소설은 두 여성의 사랑과 삶을 비춘다. 대화체에 큰따옴표가 없이 서술되는 점이 독특했다.


전형적인 삼십 대의 모습이 아닌 현실에 쉽게 수긍하지 않는 방황하는 젊음, 앨리스와 아일린 두 여자의 우정과 연대는 이메일을 통해 계속 이어진다. 아일린에게 이메일을 쓰면 그다음 챕터는 아일린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일린의 이야기가 서술되고 끝나는 부분에서 앨리스에게 쓴 메일이 서술된다. 각 챕터가 끝날 무렵 두 사람이 서로에게 보내는 이메일. 빨리빨리의 시대에 이메일이라니 좀 의외였지만, 또 그마만의 매력이 있었다. 이런 우정이 있었던가? 오히려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는 소홀했던 나. 가장 친한 친구는 마치 가족처럼? 언제든 기다려줄 거라는 착각을 한 적이 있다.


팬데믹을 지나온 우리에게 우정이나 사랑은 이전의 것과 다르다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두 주인공이 개인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체를 통찰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물론 남녀 간의 달달한 로맨스는 성인소설에 해당^^ 데이트 앱을 통해 만난 남자 펠릭스와 함께 한 로마행, 친구에서 연인의 감정으로 나아가는 아일린과 사이먼, 두 남녀는 과연 어떤 결말을 만날까?


베스트셀러 작가인 앨리스의 삶보다는 비주류? 인 아일린의 삶에 조금 더 공감이 되었다. 큰 능력도 그렇다고 연애가 잘 되어 가는 것도 아닌 평범한 삶의 아일린. 그리고 이들과 운명의 타래가 얽힌 두 남자 펠릭스와 사이먼.






청춘의 우정과 사랑을 다룬다는 점에서 어필하는 소설이었다. 아름다운 세상은 어디에? 그리고 나는 아름다운 시대를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소설이다.








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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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중일기 - 뮤지컬 《순신》, 영화 《한산》 《명량》 《노량》의 감동을 『난중일기』와 함께
이순신 지음, 장윤철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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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지음)/ 장윤철(옮김)/ 스타북스(펴냄)









그리운 사람 나의 장군님 이순신을 책으로 만나다!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 1위!!! 초등학생들 입에서 가장 먼저 나오는 위인 1위!! 이순신 장군!!! 2022년은 한산대첩 430주년!! 순위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세계 4대 해전( 살라미스 해전, 칼레 해전, 한산도 해전, 트라팔가르 해전)중에도 손꼽히는 리더십, 이순신 장군의 한산대첩!!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






난중일기(전란 중에 쓴 일기 : 1545~1598년 전장에서 장군이 직접 쓰신 친필 일기)는 경남 통영에서 주둔 시 잠들지 못하고 나라를 걱정하는 장군의 마음을 기록한 일기이자 역사적 사료다. 2013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이순신 난중일기 및 서간첩 임진장초는 국보 제76호이자 세계기록유산!! 세계가 인정한 난중일기는 역사저널 《그날》에서 방영되었으니 찾아보시길!!



1592년 옥포해전을 시작으로 총 스무 차례의 큰 해전이 있었다. 해전의 이름을 한 자 한 자 소리 내어 짚을 때 나는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그날의 날씨, 활을 몇 발 쏘았는지, 나라의 제사(소헌 왕후 심 씨의 제삿날 등)에는 공무를 보지 않는 것도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됨, 꾸신 꿈에 대한 언급, 특히 왜놈들이 항복을 빌며 투항한 꿈을 꾸신 것, 원수사(원균)과 술자리 이야기, 어머님 편지를 받고 안녕하심에 기뻐하는 인간 이순신의 모습,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애틋한 마음이 일기에서 자주 언급되었다......







또한 막내아들 이면의 죽음을 알았을 때, 편지 겉봉투에 [통곡]이라는 두 자라 쓰여있자, 그 자리에 주저앉아 통곡하셨다는 부분에서 나도 눈물이 막 쏟아졌다. 아들을 잃은 아비의 마음은 간담이 타고 찢어지는 기분. 따라 같이 죽어 지하에 같이 지내고 싶다고 쓰셨다. ( 이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아들이 죽은 슬픔도 채 가시지 않은 불과 나흘 후에 왜적을 베었고, 직접 고향에 가지 못하고 꿈에서 고향 집 아들을 생각하며 통곡하셨다고 쓰셨다 ㅜ.ㅜ )







저녁에 어떤 사람이 천안으로부터 와서 집안 편지를 전했는데 개봉도 하기 전에 뼈와 살이 먼저 떨리고 심기가 혼 한해졌다. 대강 겉봉을 뜯고 열의 편지를 보니 겉면에 '통곡' 두 자가 쓰여 면이 전사한 것을 알고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간담이 떨어져 목놓아 통곡했다. 하늘이 어질지 못함이 어찌 이와 같은가. 간담이 타고 찢어졌다. 내가 죽고 네가 사는 것이 이치에 떳떳함이거늘 네가 죽고 내가 사니 이런 어긋난 이치가 어디 있는가 p386







이순신 장군의 일생은 영화 《한산:용의 출현》 《명량》 《노량》등으로 수없이 회자되고 있다.

창가가무극 순신은 내일 11월 7일(화)~11월 26일(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합니다. 서울 분들 부러워요^^


연출에 이지나, 특히 음악감독을 김문정 감독님이 하셨다고 한다.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창작한 《뮤지컬 순신》 기대됩니다!!!






충남 아산의 11월 행사를 검색하다가 발견한 이순신 순국 제전!!!! 무려 700명이 참여하는 장군의 장례행렬도 재현된다고 한다. 아산으로 갑시다!! 저도 갑니다.










덧. 우리가 아는 역사는 위대한 장군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다. 사람들의 영웅 신화를 좋아하는 심리 때문이다.

임금과 양반들이 제 살길 찾아 도망가고 없을 때 변변한 무기도 없이 맨손으로 왜적과 싸운 것은 우리 민초들이다. 그들의 피땀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무명의 용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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