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배하는 자들, 호모 피델리스
한민 지음 / 저녁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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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 지음/ 저녁달 (펴냄)




사람은 왜 무속에 의지하고 신을 믿는가? 주술과 무속 종교가 지배하는 세상에 대한 통찰, 그러고 보면 인간이 지구상에 발자취를 남긴 이래로 늘 종교는 함께 했다. 종교는 어떻게 만들어져 왔는가? 종교는 인간의 상상력과 관련이 있다는 저자. 문화 및 사회심리학을 전공한 저자, 행동과학 연구소 소장, 전작인 〈문제적 캐릭터 심리 사전〉을 읽었는데 정말 재밌었다.





종교의 기원을 토테미즘에서 찾는 에밀 뒤르켐, 각 지역마다 고유의 가치가 있을 것이다. 호랑이가 많이 사는 지역 사람들은 호랑이 신을 믿는 것과 같은 이치!

그렇다면 인구도 많지 않던 시절 거대 피라미드를 짓는 등 어마어마한 공사를 할 만큼 사람들은 움직이게 하는 힘은 뭘까. 전통 한국 사회에서도 나타나는 현상이다. 종교 밀집 시설 같은 것을 보면 신앙심만으로 이해하기 힘든 무엇이 존재한다. 욕망을 성취하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종교.


인류 최초의 문명 이전, 신과 신화의 시대를 아우르는 힘은 무엇일까? 흥미로운 주제가 아닐 수 없다. 종교는 권력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따라서 봉기나 혁명의 도화선이 되기도 한다.






한국 고유의 문화 외에도 외국에서 유입된 종교가 한국의 문화와 섞이는 과정도 흥미롭다. 무당!! 한국 사회의 무당이란 어떤 존재인가! 남성에 비해 여성이 많은 무당. 그 존재적인 이유를 찾는 과정도 재미있었다. 종교가 갖는 기능, 한국 사회의 토착종교 혹은 특수한 문화와 만나면서 변질된 모습 한국 기독교의 보수성과 정치와의 결합 등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한 책이다. 상당수의 목사가 북한을 중심으로 파급되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그러다 보니 보수성을 띨 수 있다는 생각도 처음 알았다. 한국 종교계의 문제점 통계 자료를 보면 종교계 자체의 부정부패와 집단 이기주의를 손꼽는다. 그러나 책은 그 부정적인 면만을 서술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한국의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짚어준다. 첨단과학의 시대 인간에 의해 정복되지 않은 영역이 없다. 생명까지도 연구의 대상이 된다. 이제 종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인간중심주의, 인간에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종교와 신은 다루기 어려운 주제다. 수많은 철학자, 인류학자, 문화학자, 역사학자 등 다양한 관점에서 그 본질을 다루기를 시도해왔다. 정답이 정해진 일이 아니다. 특정 종교에 기대지 않는 자유로운 관점에서 토론해 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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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와 기름
단요 지음 / 래빗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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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요 장편소설/ 인플루언셜







중독, 종교, 교육제도, 양극화!!! 굳이 키워드를 뽑아보자면 이런 단어들이 떠오른다.







도박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나의 도스토옙스키 (요즘 그 어떤 글을 쓰던 무조건 도스토옙스키 내 작가님 언급) 작가님 역시 도박 중독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배팅했을 때 그리고 얻는 쾌감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이라고 한다. 중독에 관여하는 뇌의 기능은 비슷하다. 도박이든 약물이든 알코올이든 다이어트든 성형이든 피 마르는 듯한 초조함 뒤에 얻는 쾌감이란! 도박을 해 본 적은 없지만, 사람의 뇌를 자극하는 무한 쾌감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렴풋이나마 알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중독은 괜찮고 어떤 중독은 더 나쁜가? 주인공 우혁이를 향한 사람들의 시선, 특히 도덕의 가치를 함부로 들이대는 사람들을 보면 본인은 얼마나 도덕적인 삶을 사는지 의문이다 ㅎㅎㅎ

종교, 새천년파로 묘사되는 무려 서른두 명이 집단 자살한 사건이 서술된다. 내가 생각하는 작가는 두 종류인데 사회참여의식이 있다. 없다로 나뉜다. 뭐 있다고 좋고 없다고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작가의 전작 〈다이브〉를 읽었을 때도 사회 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이 엿보였는데 이번에는 한창 더 밀도 높은 사회문제를 여러 가지 다룬다.

교육제도, 저자는 사교육의 시스템을 어쩜 이리 잘 알고 있는 걸까? 의문^^


'기득권' 자녀에 대한 세습으로 탁락해버린 대한민국의 입시제도. 마지막 키워드인 부의 양극화를 더욱 견고히 하는! 절대 선 밖의 사람들이 기득권의 영역에 침범할 수 없게끔 탄탄한 입시제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다. 1등급에서 9등급까지 줄을 세우고 온 국민이 심지어 나는 비행기까지 멈추면서 응원하는 세계 유일무이한 나라다! 의치한약수 공화국!

리뷰를 다 쓰고 작가의 말을 읽었다. 보통 작가의 말을 가장 먼저 읽는 편인데 이번에만은 거꾸로!!






내가 뽑은 키워드와 거의 들어맞는 느낌^^ 누군가의 기적을 위해 혹은 단 한 명의 독재자 영웅을 위해 누군가는 죽도록 방치된다는 예리한 문장이 내 살갗을 파고드는 기분이다. 광신도가 문제가 아니라 광신도를 만들어 내는 세상이 문제다.


내가 정말 최근에 뒤늦게 알게 되었고 좋아하는 또 한 분의 작가 문지혁의 소개글.

작가의 재능은 마지막이고 열심과 성실히 먼저라고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작가의 덕목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용기'다. 글을 쓰는 가장 필요한 재료는 용기!!! 그렇다면 이들은 그 재료를 충분히 갖췄다고 본다.







요즘 내가 만나는 소설들은 그 '경계'가 없어서 카테고리가 모호한 작품이 많은데 그중 하나다^^ 신학 스릴러라는 카테고리로 분류된 이 소설을 정말 내 마음(의지)대로 읽은 것 같다. 피와 기름이라는 제목이 주는 상징성을 떠올리며 글을 닫는다. ^^ ( 여기서도 심지어 소설 #악령 에서 러시아 민중들을 '저 돼지떼들' 이라고 표현한 도스토옙스키가 또 떠오른다. 하~! 이 사랑은 미쳤다. 죽은 것들을 사랑합니다. 도스토옙스키, 다자이 오사무.... 죽은 것을 사랑하는 것은 편합니다^^ 살아있는 존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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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해상도 - 단조로운 일상 속 빛나는 순간을 발견하는 감각
유병욱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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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욱 (지음)/ RHK(펴냄)








책의 부제, 단조로운 일상 속 빛나는 순간을 발견하는 감각!! 그런 감각을 발견할 수 있다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들려주는 일상의 빛나는 감각들은 무엇일까?






인기 카피라이터는 필체도 남달랐다. 책 서장에 함께 온 저자의 메시지가 담긴 필체 너무나 아름답다^^ 책의 목차 짧지만 임팩트 있고 감각적이다.

발견, 음미, 창조라는!!! 세 단어가 주는 간결함 그리고 미학적인 멋이 동시에 느껴지는!!

저 능력은 무엇일까?

좋은 센서를 타고나는 사람, 저마다 다른 재능을 갖고 태어나는 사람들. 아마 각자의 센서는 분명할 것이다. 다만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내지 못할 뿐. 광고 회사에 오래 근무한 저자는 수많은 카피라이터, 크리에이터와 협업했다.






그 안에 우주가 있어

우주를 느끼기 위해 각자 노력이 필요하다.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여야 만날 수 있다. 글 쓰는 사람이라면 저자의 글에 상당히 공감할 것이다. 소위 영감을 얻는 순간이 일상에서 종종 찾아온다.

자신만의 센서에 무엇인가 걸릴 때 느끼는 쾌감!!


더 풍부하게 해 주는 필터! 저자는 겹이라고 부른다. 저자가 다녀온 미술관의 작품들, 센서 없는 사람이라면 놓치고도 남았을법한 다양한 감각들, 소재까지 폭넓게 소개한다. 멋진 그림과 함께!! 결국 인풋이 중요하다. 무엇을 집어넣느냐에 따라 아웃풋이 달라지기 마련^^


만들어진 선을 미리 긋지 말고 만들어 내놓은 삶을 향해 한 발씩 나아가 보라는 문장! 어찌 되었거나 모든 일에는 결말이 있다. 이야기도 그렇고 삶도 그렇다. 결말은 그냥 끝이 아니다. 다른 시작이다. 결말을 시작으로 다음 단계가 찾아오고 다른 세계가 열린다.





카피라이터의 에세이, 독특하고 감각적이다. 광고를 제작하며 30초 안에 모든 걸 녹여내는 사람들.

그 짧은 시간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도 우주가 있다.






짧은 시간에 대한 일화를 떠올리면 최근에 읽고 있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대작가 도스토옙스키! 그에게 주어진 불과 2분이라는 시간! 도스토옙스키가 총살 당하기 직전 자기 자신에게 쓴 시간이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전체 스캔 한 시간! 물론 이후 도스토옙스키는 사면되었고 또 삶을 이어갔지만 만약 그가 그 자리에서 죽임당했다면 대작을 만나지 못할 뻔했다. 2분이라는 시간이 때로 무척 단조롭고 소소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일생과도 같다^^ 30초라는 짧은 시간을 활용하는 광고인들. 카피라이터 그들의 일상, 삶이 궁금했다. 그들의 재능은 어디에서 오는가 생각하며 읽은 책이다.

먼저 카피라이터, 작가 등 다양한 영역의 글쓰기에 관심 많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이 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분에게도 삶의 전선에 계신 분들과 나누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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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모험 클래식 리이매진드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소피아 마르티네크 그림, 민지현 옮김 / 소소의책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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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서 코난 도일(지음)/ 소소의책 (펴냄)






셜록 홈스를 사랑하시는 분들 정말 많을 것이다. 어린이 만화에서부터 영화, 연극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회자되어 온 셜록 홈스 시리즈!!

이 책에는 총 열두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미 읽은 작품도 있고 이번에 처음 만나는 작품도 있다. 코 담배를 피우는 홈스와 왓슨 박사 두 사람의 조합^^ 홈스 시리즈에 조연이 왜 필요할까? 왜 셜록 홈스는 타자의 입에서 서술될까? 홈스라는 비범한 천재의 입으로 구술되어버리면 일반인 독자들의 눈에는 도저히 범인이라는 납득을 할 수가 없다. 홈스는 단 몇 가지 만으로도 심지어 한눈에 범인을 알아보기도 하니까 ㅎㅎㅎ




빨강 머리 연맹 광고지를 보고 모여든 사람들, 그들은 보수를 받고 회원이 되는데 이 연맹이 해체되면서 문제가 생겼다. 광고부터 기이했던 빨강 머리 연맹의 정체는? 〈빨강머리 연맹〉


한참 알콩달콩 신혼생활을 해야 할 커플에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과거에도 지금도 늘 돈이 문제!! 사랑이 전제되어야 할 결혼생활에서 돈이 먼저라니 마음이 무겁다. 단순히 사건 사고를 해결하는 탐정의 의미를 넘어 홈스 소설이 서사하는 의미는 크다. 무엇이 중요시되어야 하는지 사람들의 삶에서 뒤로 밀려나는 가치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게 된다. 미스 서덜랜드만 불쌍해 ㅠㅠ 〈 신랑의 정체〉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도 흥미롭다. 사건 배후에 비밀 조직, 홈스조차 미해결 사건이라는 점이 으스스하다. 당대 시대적 배경과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편지에 동봉된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 이 편지를 받은 사람들은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는데... 의뢰인은 자신의 차례가 되자 겁에 질려 홈스를 찾아온 것이다. 과 비밀결사 단체의 비밀은? 홈스의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이미 만나본 작품인데


 예쁜 일러스트와 함께하니 뭔가 더 호기심이 자극된다. 이미 읽었지만 잊어버렸는지 마치 처음 읽는 듯한 작품도 있었다^^ 셜록 홈스가 주는 가치,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뭘까? 최근의 수사는 첨단과학 방식의 수사로 cctv 등을 통해 철저히 증거가 확보된다.




그러나 셜록 홈스 소설의 배경인 시대는 어떠했는가? 아마도 발로 뛰는 수사 (물론 홈스는 주로 방 안에서 ^^)가 기본인 시대다. 첨단과학 수사 뺨치는 홈스의 수사 방식 그리고 시공간을 초월한 인류 보편의 가치 때문에 우리들은 아직도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을 사랑하는 것 아닐까?


겨울방학 온 가족이 함께 읽고 범인을 추리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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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건 오류
김나현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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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현 장편소설/ 문학동네 (펴냄)








너무나 간절히 행복한 결말을 바랐다. 소설도 내 사랑도...

차라리 끝나지 말기를, 소설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지금 내 등 뒤로 은하의 목소리가 울리는 것 같다. "소설을 끝내지 마, 그러면 우리 사랑도 끝나잖아!" 어쩌면 끝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랑이란... ( 말줄임표를 쓰지 않으려 하지만 또 쓰고야 말았다)


죽은 연인을 가상 공간에서라도 살리려는 사람들. 애달프지 않은 죽음이 있을까, 영화 〈원더랜드〉가 떠올랐다. 원더랜드의 아름다운 인물들, 장인물을 이 소설에 대입시켜서 읽었다.





은하, 수호, 라이 세 사람의 시점이 교차되면서 이야기도 180도 다르게 서술된다.

사랑하는 이가 나와 다른 물리적 공간에 존재한다면 차라리 존재하지 않는 게 나은가?!!


죽음을 마주한 두 사람 유리창 너머로 꼭 잡은 손. 그 손만 놓으면 살 수 있다면 잡은 손을 놓고 나 혼자서라도 살 것인가?

아니면 함께 죽을 것인가?


독파 메이트 진행하기 전부터 한 달간 매일 붙잡고 있던 책을 이제서야 놓아준다.

떠나려는 이 가을과 함께, 나는 눈물이 나오지 않는 병 ( 오랜 기간 눈물을 참다 보니 진짜 울어야 할 상황에서도 눈물을 또르르 흘리지는 않고 속으로 무척 우는 편인데 )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내 눈물과 싸웠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가상세계인가? 혹은 허구인가를 두고 독자들은 끝없이 고민하고 갈등한다.

사람들은 소설은 '허구'의 문학이라고 말한다. 밥 먹고살기도 바쁜 세상에 소설 따위 읽을 시간이 없다고 말한다. 우리 삶도 철저히 허구다. 내 상상력과 가치관, 이상에 의해 끊임없이 실재를 재창조하면서 살아가는 거대한 허구!!

삶은 무엇보다 허구라고 나의 작가, 대작가 도스토옙스키는 그의 소설로써 말하곤 한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통해서...

그러니 독파합시다!!





저자의 문장,

바라던 이야기에서 살길! 저자는 도스토옙스키를 읽었다고 확신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각자가 원하는 이야기를 살아낼 수 있기를!! 나 또한 간절히 소망해 본다.

그냥 잊히는 것이 없는 첨단과학 대우주 시대, 때론 온 적 없던 것처럼 조용히 잊히는 게 소망이기도 하다.





주인공 이름 은하..

은하에게 편지를 쓴다는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이런 SF도 있었던가, 그렇다면 그동안 읽었던 SF는 다 무엇이었을까

은하야, 나는 이 소설을 통해 SF 정의를 새로 깨달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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