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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디바이디드 : 온전한 존재 ㅣ 언와인드 디스톨로지 4
닐 셔스터먼 지음, 강동혁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7월
평점 :

닐 셔스터먼 장편소설/ 열린책들
'곤란한 존재' 취급 당하는 주인공들이 '온전한 존재'로 살아내는, 그 과정을 증명하는 책이다. 존경하는 대철학자 주디스 버틀러가 떠오른다. 누구도 완전히 정상이라는 기준에 닿지 않는다. 그렇기에 모두가 곤란하며, 모두가 존재의 권리를 가진다라고....
그 어떤 형태의 삶이든 우리는 존재만으로 이미 온전하다.
언와인드 당하지 않기 위해 도망자의 삶을 택한 청소년들의 여정을 응원하면서 한숨 백 번 쉬었던 소설.
4권까지 왔으면서도 '세상에 이런 세계관이라니!! 이런 건 있을 수 없다고... 인정하기 싫을 뿐 현실은 더 비참하다. '살아있는 목숨을 돈으로 거래한다?' 뭘 그리 놀랄 일인가? 스스로 선택이든 아니든 매춘이라는 오래된 산업 시스템 안에서 '몸'으로 '값'이 매겨지는 존재들은 역사 이래 내내 존재해 왔지 않은가?!! ( 현실보다 비참한 소설을 아직 만난 적이 없다. 혹시 그런 소설이 있다고 말하는 분께는, 내가 본 지옥을 얘기 주고 싶다.) 노예제, 우생학, 장기 밀매 등 과거 인류는 비윤리적이지만 ‘효율적’인 시스템을 사회적 합의 없이 도입한 증거가 심지어 여러 차례 있다.
리뷰의 부제에 꼭 부서진 세계라는 단어를 넣고 싶었다.
언와인드 대상자들 즉 불완전하고 위험요소인 청소년들. 생명에 대한 결정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죽어야만 하는 삶, 죽음으로써 그 존재 가치를 증명하는 삶이라니...
UnDivided: 분열되지 않은, 온전한, 단일한 상태
『UnDivided: 온전한 존재』에서의 UnDivided를 우리 현실에 대입해 보면 어떻게 해석될까? 사회적으로 ‘곤란한 존재’로 간주되는 사람들—퀴어, 장애인, 이민자, 빈곤한 사람들이 자기 존재의 '통합성'과 '존엄'을 인정받고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을 뜻한다. 정면으로 세상의 비틀린 논리를 마주하는 '인간 존엄'을 거래하는 세계에서 정체성과 인간다움의 경계를 허문다. 인간은 얼마나 더 잔혹한 상상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이 시리즈에 등장하는 그레이스, 소니아, 리사 등 여성 인물들은 부품으로 쪼개지는 인간이라는 세계관에 치유와 연결, 회복과 돌봄이라는 서사를 부여한다. 나아가 곤란한 존재로 낙인찍힌 이들이 결국 능동적인 주체로 자기 증명을 하는 의미의 상징이기도 하다. 또한 코너, 래브. 캠, 아전트 등 다양한 캐릭터의 남성 화자들에게 부여되는 상징성도 크다. 무엇을 기준으로 인간이라 할 수 있는지 그 철학적 질문에 각각의 방식으로 답한다.
소설은 1권 코너에서 시작해서 마지막 4권 코너에게서 끝난다. 누가 진짜 폭도인지는 전 시리즈를 통해 증명되었으니 다행이라며 책을 덮었다.
의문 1
인간을 여기서 중요한 게 '살아있는 상태'에서 언와인드 한 후 부품으로 사용할 정도의 발달된 과학 기술사회라면
이미 대체제의 개발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책에서 언급한 것 처럼 3D 바이오 프린팅이나 줄기세포 기반 조직 재생 아니면 기계 기반의 인공 장기 개발 등...
난 이런 현실에 사회적 합의가 이루진다는 것도 의아하고 특히 부모가 자신의 아이를 내놓거나 심지어 거래하는 행위, 여기서는 도무지 ㅠ
그러나 작가는 아무래도 기술보다 인간성에 더 무게를 두고 쓴 것 아닐까 싶다.
의문 2
생명공학은 과연 어디까지 발달할 것인가?
인간성이나 윤리 따위 사뿐히 뛰어넘어 자본주의가 만든 '돈'이라는 신의 성전에 그 모든 생명을 갖다 바칠 것 같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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