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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사랑
문녹주 지음 / 고블 / 2025년 6월
평점 :

문녹주 소설집/ 고블
무엇이 사랑을 더 가능하게 하는가! 지속 가능한 사랑이라는 제목 그리고 감각적인 책의 표지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소설은 사람이 사람을 이어주는 마음이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사랑은 때로는 흉악범을 향해, 때로는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향해, 또 한때 믿었던 국가와 종교를 향해 발현된다. 그 과정에서 인물들은 필연적으로 상처를 입지만, 그럼에도 다시 사랑할 수 있음을, 관계의 지속 가능성은 종말 이후에도 가능하다는 신념을 소설은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사랑은 눈물겹다.
《누가 가장 불쌍한가》에서는 마치 불행을 내기라도 하듯, 우승 상금 10억의 주인공은 누구였을까?!!!
이미 짜고 치는~~ 이 부분에서는 진정 우리 사회 민낯을 보는 듯하다.
《금서의 계승자》 바이러스에 의해 나무가 멸종된 미래를 그린 소설이다. 목재 절멸 사태. 식물계의 대재앙은 곧 인간에 대한 위협으로 이어진다. 작가의 상상력이 놀랍다.
살인범을 사랑하게 된 여자 이야기 《그 사람은 죄가 없어요》 이 소설은 줄거리를 이야기할 수가 없다. 제목의 그 사람이 소설 후반에서는 전혀 다른 그 사람을 말하게 될 줄은!!!!
정말 충격적인 결말이다. 손에 땀을 쥐고 읽는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소설!!
전 남편에게 두고 올 수밖에 없던 큰 애는 엄마의 아픈 손가락, 이 문장이 왜 이렇게 오래 남을까....
언니 예강이와 동생 예람. 서로 성이 다른 두 자매...
세상에 이혼은 많다. 수많은 부부들이 이혼한다. 결혼은 사랑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을 누가 좀 강의해 줬으면 좋겠다. 그들 삶에서 최선의 선택이었겠지만 자녀들의 삶은.... 물론 이혼하지 않고 사는 부부라고 모두가 좋은 부모는 아니다. 세상에는 답 없는 일이 너무 많구나 또 한 번 깨닫는다.
‘사변 소설’이라는 형식 속에서 작가는 낯선 세계와의 거리를 좁히기보다, 인간관계의 낯익은 균열을 파고들며 독자에게 생각할 시간을 제공한다. 이런 작가적 상상력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덧: 저자 소개에서 굳이 양성애자이며 이 단어가 들어가야 하는지? 그렇다면 그 의미는 뭘까 생각하게 된다. 여성 창작자로서 중심 서사 바깥의 시선에 정당한 무게를 실어주는 문녹주의 소설.
그 시선은 서울이 아닌 주변에 머물고, 서울 중심주의와 이성애 중심 서사에서 벗어난 존재들의 삶을 꿰뚫는다. 어쩌면 주변인으로 분리되는 그의 삶이 존재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데 더 유리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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