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없는 작가
다와다 요코 지음, 최윤영 옮김 / 엘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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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다와다 요코/ 엘리








이중언어로 글을 쓰는 작가 다와다 요코, 출간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인 분! 초록 표지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이 책은 다와다 요코의 국내 초역 단편에서 아홉 편이 추가되었다. 작가의 대표작 『유럽이 시작하는 곳』, 『부적』, 『해외의 혀들 그리고 번역』에서 선별한 단편 23편이 실린 개역 증보판이다^^ 작가의 특유한 섬세한 감성, 에세이적 형식을 띠면서도, 픽션과 현실, 언어와 사유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귀신들의 소리》에서는 독일인이 바흐를 독일 음악으로 주장하는 사례를 통해 집단주의적 사고를 지적하며, ‘우리’와 ‘타자’의 경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제목이 주는 상징성이 강렬하다.

나에게 음악이란 처음부터 비인간적인 무엇이었다 p174


바흐 음악회가 끝난 뒤에 어떤 독일 여성이 한 말, 우리의 음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충격을 받은 저자.







'우리'는 무슨 뜻인가? 귀신들은 어차피 국적이 없다고 말한다 ㅎㅎㅎ 위트 넘치면서 아름다운 다와다 요코의 글맛^^ 웃음과 불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문장에는 정말 두 손 두 발을 들 수밖에 없었다.


《번역가의 문 또는 첼란이 일본어를 읽는다》에서는 번역에 대한 작가의 견해, 좋은 문학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작가가 생각하는 시란? 빛의 수신자 ( 나 이 부분 읽었을 때 정말 울 뻔했다. 감동!!!)

시란 언제나 낯선 것을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은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어쩌면 이런 문장을 쓸 수 있을까...







《책 속의 책》 《사전 마을》은 아름답다. 일본어로 쓴 글을 독일어로 다시 한국어로 옮긴 글임에도 이렇게 그 의미가 신선하다니!!


번역의 힘인가!! 유럽이라는 대륙을 여성 혹은 남성에 비유하는 작가

일본의 전설, 여우 창문 이야기도 정말 흥미롭다.


내용과 장소가 절묘하게 맞물린 점 또한 매력적이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 독일, 일본, 미국, 캐나다 토론토 공항 등 다양한 공간을 이동하며, 몸과 언어, 현실과 환상을 동시에 여행하는 기분이 들 만큼 색다르고 남다르다.







평범해 보이는 일상과 사물을 독창적인 시선으로 해석하는 다와다 요코 작가님

산문이 시 같이, 시를 산문처럼!!!


서로 낯선 결합을 통해 독자에게 새로운 의미와 이미지를 선물하는 책이다.


역사 해설까지 아름답다... 15년 만의 재출간!!

책 제목이 왜 영혼 없는 작가인지 그 의미를 알게 된다.








#영혼없는작가, #다와다요코, #엘리,

#귀신들의소리, #번역가의문,

#이중언어의작가, #언어의이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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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그런스, 자연의 향기
조시 카터.사무엘 기어링 지음, 박여진 옮김 / 애플트리태일즈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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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 카터 & 사무엘 기어링 글/ 애플트리테일









좀 더 어렸을때 내 취향에 먼저 눈을 뜬 것은 향수 전문점에서 잠시 아르바이트한 경험이었다. 당시 사장님은 섬세하면서도 해박한 분이었는데 향수에 수만가지 의미를 부여하는 분이었다. 그분의 장인 정신으로 알바는 무척 힘들었지만 그때의 경험은 이후 나를 만들었다. 향수는 아련한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힘을 가졌다. 향수! 이 책은 향수의 원천재료 100가지를 소개한다. 모두 식물이다.







향으로 그 사람을 기억한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나는 파우더리한 꽃향기 계열보다는 남성적인 향을 더 좋아해서 주로 중성 향수를 쓰는 편.

책에 소개된 많은 향의 재료들, 그 답은 자연에 있었다.



자연이 주는 선물은 어마어마하다.

어떤 날은 첫사랑의 미소를, 또 어떤 날은 오래전 여행지에서 맞던 바람을 떠오르게 한다.

향기의 세계는 단순히 취향을 넘어 삶의 언어이자 자연과의 대화다.


이 책은 내가 매일 일상에서 무심히 뿌려온 한 방울의 향수가 수천 송이 꽃과 수백 년의 지혜가 모여 탄생한 '예술'임을 깨닫게 한다. 다 적을 수없어 아쉬울 정도다. 자연물을 대하며 알게된 많은 것들, 예를 들면 소나무가 고대 이집트에서 이미 에센셜 오일로 미라의 방부제 역할을 한 점!! 색을 품은 꽃들의 예를 들면 분류과정이 어렵다는 아카시아의 부드러움, 카네이션의 단호함, 가장 흔히 쓰인다는 베르가못 향이 식물 베르가못 나무에소 유래한 이름이라니!! 벚꽃의 덧없음, 정원사들이 좋아한다는 코스모스로 만든 향수 꼭 맡아보고 싶다^^







사연을 가진 꽃마다 스스로 품은 이야기가 향기로 번져 나간다.


장미, 꽃의 여왕. 불가리아의 깊은 장미밭, 터키의 따뜻한 바람, 그라스의 장미 축제는 세상의 모든 사랑과 그리움이 장미에서 시작되는 느낌이다.

순결한 흰 꽃들에는 뭐가 있을까 재스민, 네롤리, 은방울꽃, 튜베로즈…

밤의 별빛처럼 빛나는 순수한 향이 나를 감싸주는 느낌이다^^


불가리아 장미의 비밀, 파촐리와 히피 문화, 라임과 바다의 역사처럼 향에 얽힌 이야기는 신비스럽고 놀랍다. 공간적으로 너무나 멀지만 우리의 삶과도 겹쳐지고, 향기를 사랑하는 개인적인 기억과도 연결되는 느낌이다.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가!!!!






“향기는 곧 소통”이라는 말이 마음에 오래 남는다.


책을 덮고 나니, 화장대 위에 놓인 향수병들이 전보다 훨씬 빛나 보인다. 향은 단순한 취향의 장식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함께 쓴 시일지도 모른다.

향수를 사랑하는 분이라면, 이 책은 반드시 곁에 두고 오래 펼쳐볼 가치가 있는 책!!









한 줄 평

향기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언어다....








#프레그런스자연의향기, #조시카터,

#박여진번역, #애플트리데일즈,

#향수이야기, #향기이야기,

#세계의향수, #취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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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켓 Marble Rocket Issue No.13 : 대만 - 도시 탐사 매거진
마블로켓 편집부 지음 / 마블로켓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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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로켓 매거진 MARBLE ROCKET (계간) : Taiwan ISSUE NO.13』 대만의 오늘, 근대와 현대의 콜라보











세련된 색감의 표지, 마블로켓 계간지 이 여름 호의 여행은 #대만 이다!!



대만은 내게 낯설지 않다. 오래전 과외를 할 때, 학생들의 아버지는 대만인으로 한국 국적을 취득한 분이었다. 그들만의 문화가 무척 특별하게 보였다. 한국에서 아무리 오래 살아도 그들은 대만인들끼리 대화할 때는 절대 한국어를 쓰지 않는다. 중국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한국인이 끼어 있어도 그들은 중국 말로 대화했다. 그들의 중화사상도 조금은 특별했다. 방학마다 대만으로 친척들을 만나러 가고, 자신의 자녀들에게 중국어를 가르치지 않으면서도 그들이 유지한 중국 말에 대한 경험은 내게 오랜 기억으로 남는다.











흔히 조용한 중국, 시끌벅적한 일본으로 묘사되는 대만!!



《마블로켓 매거진》은 동시대 아시아의 문화와 예술, 라이프스타일을 새롭게 발견하고 기록하는 계간지다. 그중 13호 Taiwan Issue는 대만을 깊고 다층적인 시선으로 조명한다.



우리는 흔히 여행지, 먹거리 천국으로만 대만을 기억하곤 한다. 대만의 역사와 정체성에 대해 선명하고 감각적인 사진으로 소개한다. 대만과의 국교를 단절하면서 쫓겨나다시피한 대만 대사관이라니 이런 일도 이 책으로 알게 되었다. 디저트 가게, 스타벅스, 백화점, 극장, 빈티지 건물들 중에서도

특히! 내가 가보고 싶은 것은 대만의 도서관과 서점가!!



대만에는 내가 사랑하는 작가들이 많은데

그들의 작품 원서가 어떻게 진열되어 있는지 궁금해서 ㅎㅎㅎ










책을 통해

"대만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참으로 시의적절한 질문이 아닌가! 냉혹한 국제 관계, 국제 현실에서 대만과의 관계, 대만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해 준 책이다. 대만을 이해하는 가장 생생한 통로는 결국 사람이다!!!!



기존 타이베이 중심의 서사가 아닌 특히 젊은 세대의 문화 감수성, 그리고 예술적 실험들, 소수자에 대한 인식, 나아가 동아시아에 대한 문화와 정체성에 대해 다각도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참 매력적이다.



한 줄 평:

대만을 이해하는 가장 생생한 통로는 결국 사람이다!!!!



#마블로켓, #도시탐사매거진,

#Taiwan, #대만도시탐사, #근대화현대의콜라보,

#양안관계, #중국, #중화사상, #여가활용,

#여행, #취미, #사진, #빈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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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과 폭발
이유소 지음 / 한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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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소재로 공포와 재미를 동시에 서술하는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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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과 폭발
이유소 지음 / 한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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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이유소 소설/ 한끼









나만의 안식처, 도피처가 하나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세계가 전부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기 전에 느꼈던 내 주위를 아른거리는 막연한 공포감은 안도감으로 바뀌었다. 내가 그 구멍을 알게 된 건 아주 오래전 일이다로 시작하는 소설의 첫 문장!!!



좌측 경동맥 폐쇄 및 협착, 일과성 뇌허혈증이라는 의사의 말에 무너지는 감정을 느끼게 된 유리. 죽음의 방법을 생각 중에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된다.

죽음의 순서는 공평한가? 한창 젊은 나이라는 걸 생각하면 유리의 마음이 어땠을지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고유상으로부터 걸려 온 한 통의 전화!!!

무려 10년 만에 친구를 그것도 집으로 불러들인 유상은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기고 구멍 속으로 사라진다.

'구멍' 주는 상징성!!



구멍 속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기시감, 그 정체는 무엇일까? 신비로운 마음과 공포감이 동시에 압도했다.



왕따를 당한 유상이와 같은 인물이 우리 사회에 많다. 남의 일 같이 느껴지지 않았다.

서로 조금은 다른 친구, 만나서도 각자 다른 생각에 빠져있는 수혜는 또 어떤가


등장인물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고자 하는 세계는 다양하며 모두 연결되는 지점을 우리는 살고 있다.












영원히 인간의 그림자로만 살 줄 알았던 유상의 삶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고 일식이 있을 때마다 자신의 형태가 변한다는 걸 알았다. 동물로 치자면 탈피에 속했다. 시기도 장소도, 경험도 모든 것이 새로웠고 달랐다. 무작위적인 그림자 세계였다. p152



소설을 다 읽고 작가의 말을 읽으면 다시 감동이 밀려온다.

작가님 건강하시길!!!!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한끼의 경장편 시리즈!!!

미스 마플 클럽의 서미애, 홍선주, 이유소, 한새마 등 네 명의 작가 이 시리즈의 세 번째 책도 곧 출간된다고 한다. 기대된다^^



#장편소설 #구멍너머의세계 #중간세계 #호흡과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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