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혁명을 다시 쓰다 - 여성들의 희망과 투쟁의 기억
이인숙 지음 / 파라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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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이인숙 지음/ 파라북스










1789년의 역사를 복기하는 단순한 역사책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자유, 평등, 박애’라 외워온 구호의 그늘에 가려진 이름들을 얼마나 기억하는 걸까... 자유 평등 박애의 나라는 과연 옳기만 한가...

올랭프 드 구즈마리 앙투아네트, 그리고 이름조차 남지 않은 수많은 여성들을 역사의 전면으로 다시 불러내며 프랑스 혁명의 진실을 묻는다. 어떤 면에서 프랑스의 광장과 우리의 광장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2024년 겨울을 기억하는지!!! ‘빛의 혁명’이라 불린 그날의 밤에도 여성들은 가장 먼저 달려 나왔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그것을 여성의 혁명이라 부르지 않는다. 익명성의 용기들, 그 기록되지 않은 헌신들을 저자는 기억하자고 말한다.






학자로서의 냉정한 시선과, 여성사 연구자로서의 따뜻한 연민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그러나 분명히 경고한다.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역사는 한 번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다시 써야 할 현재의 문장일 것이다.



베르사유로 향한 행진, 시장 여성들의 함성은 눈물겹다.

‘혁명기 남성들의 여성관’과 ‘여성클럽의 탄생’에서는 당시 사회가 여성을 동등한 시민으로 받아들이는 데 얼마나 서툴렀는지 극명하게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은 스스로 힘으로 조직을 만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2장에서 테루아뉴 드 메리쿠르는 투사이자 상징이었다. 여성도 싸울 수 있다’는 실존의 증거였고 클레르 라콩브는 거리의 열기 속에서 분노도 정치가 된다고 보여준 분이다. 지성의 품격 마농 롤랑은 혁명을 사유의 혁명으로 확장시키신 분이다. 선언문으로 여성을 태어나면서부터 자유롭다는 가치를 말한 분은 올랭프 드 구즈다.



이 책이 아니었으면 과연 알 수 있었을까?....... 책의 마지막 장은 역사의 뒤편에서 조용히 사라진 수많은 ‘무명의 여성들’을 위한 애도이다. 프랑스 뿐 아니라 우리의 역사에서도 볼 수 있는 장면들... 무려 190년도 더 지난 지금은 어떤가? 불과 몇 년 전 미투 운동이 시작되었고 많은 여성들이 교제 폭력이라는 (이름도 가당치도 않은 이름) 폭력 앞에서 희생당한다. 이런 얘기를 했을 때 지역의 오프 독서모임의 한 회원이 생각난다. ( 지금은 여성 상위시대라며 남자 애( 본인 아들)들이 군대 갔다 올 동안 여자애들은 4~5년 만에 교수 직함 단다고 입에 거품 물던 어떤 아줌마가 생각나네 ㅎㅎㅎ나보고 전교조 선생들한테 역사 잘못 배웠다던 .... 헐헐 ) 그때나 지금이나 여성들의 권리는 스스로 찾지 않으면 아무도 찾아주지 않는다.





자유와 평등은 시작이었고, 자매애는 그 완성이다



11월의 공기가 차가워질수록, 책의 문장을 마음을 뜨겁게 데워주는 기분이다^^

우리를 잊힌 역사, 다시 역사 속으로 초대하며, 혁명과 희망의 정의를 새로 쓰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연대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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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투나 트리플 33
전하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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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전하영 소설/ 자음과모음










몇 페이지 되지 않은 짧은 소설. 표지부터 임팩트 있는 《시그투나》. 세 단편이 실려있고 마지막에 에세이와 작품 해설이 있다. 에세이는 다시 소설을 쓰게 된 배경, 최영숙이라는 인물을 떠올리는 저자의 기록물이다.



전하영 작가님 소설은 처음 만났다. 한 문장마다 깊이 있는 고독과 시간이 스며 있다. 가장 인상적인 단편, 소설 속 인물 신여성 최영숙의 삶 그 깊은 내면에 가닿는 마음으로 읽었다.

울부짖지 않아도 고통은 존재하고, 침묵 속에서도 진실은 흐른다는 사실에 대해 다시 한번 깨닫는다.






“기나긴 겨울밤에, 그녀는 많이 울었다. 몰래, 매일, 혼자서.”

이 문장 하나만으로도 인간이 견뎌야 하는 외로움의 무게가 전해진다ㅠㅠ

자유는 제도나 문장으로 주어지는 게 아니라, 스스로 고통을 통과하며 존재의 결을 자각하는 순간에 찾아온다고. 작가는 감정의 결을 아주 섬세하게, 약하지 않게 그려낸다. 혼자 우는 것이 얼마나 사치스러운 일인지를 깨달았다는 대목에서, 고독은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역사의 잔향으로 확장된다. 1926년의 겨울 스웨덴으로.....




《조용하고 먼》은 두 여자의 전화 통화 내용으로 이어진다.

제목 시그투나가 주는 상징성은 뭘까?

단어가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든 간에, 그것은 결국 우리 각자의 내면에 남겨진 이름 없는 상처와 기억이다.

그리고 그 상처를 들여다보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삶과 대면하게 된다.







책의 힘은 거창한 서사나 극적인 전환에 있지 않다.

오히려 사소한 순간들말하지 않은 말들멈춰버린 듯 보이나 사실은 흔들리는 시간들에서 나온다.


작가는 흔들림의 가운데서 “어쩌면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 자체가 흔들림이며, 흔들리는 것이야말로 삶이다”라는 메시지를 들려준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스톡홀름의 근교에 위치한 시그투나, 지도에서 찾아봤다.


큰 호수와 아기자기한 건물들, 한적함을 느낄수 있는 작은 시골 마을이라고 한다. 호수가 너무 예쁘다. 박물관도 있는데 꼭 가보고 싶다. 마음은 이미 북유럽에 가있다.....^^





#시그투나 #전하영 #트리플33 #고독의기록 #여성서사

#기억의문장들 #자유의형태 #침묵의언어 #감정의여백

#문학이살아있는곳 #책속의여자들 #한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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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랭브릿지 옮김 / 리프레시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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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세계문학, 고전 중의 고전. 베르테르의 삶은 어쩌면 우리 모두의 모습인지도 모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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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랭브릿지 옮김 / 리프레시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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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사랑이 아닌, 존재의 고백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리프레시








학창 시절 한 번쯤 만나본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을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났다. 괴테의 사유를 조금 이해할 만한 지금, 다시 만난 소설 속 베르테르는 어떻게 다가올지 궁금한 마음으로 펼쳤다. 먼저 삽화가 눈에 띄는데 기존 명화를 소설과 함께 녹인 점 잘 어울린다. 괴테가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 이 소설에서 그는 사랑만을 노래하지 않은 것 같다. 인간이 사랑이라는 감정에 휘말릴 때 얼마나 자신의 본질을 잃어버리는가를 보여준다.




베르테르의 절망은 한 사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세상이 감정의 깊이를 견디지 못하는 데 대한 항의였다.

















아... 사랑 그것이 무엇이길래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가.... 사랑해도 사랑받아도 모를 일이다. 사람들은 남의 사랑에 대해 무척 비판적이고 함부로 말한다. 댓글이 사람을 죽이고 살리는 요즘, 진정한 사랑의 의미는 무엇인지 더듬어 보게 된다. 그런 사람이 있다. 어제 사랑을 말하고 오늘 돌아서는....

생전 처음으로 누군가의 불행을 빌며 조목조목 빌어본다.

편지 속 베르테르는 사랑과 죽음의 경계 위에서 스스로에게 물었다.

물론 괴테는 그 질문의 답을 내리지 않는다. 대신, 내가 위에 썼듯이 인간의 감정이 얼마나 진실하면서도 위험한지를 정직하게 보여준다. 때로 감정이 무기라는 것을 요즘 나는 절실히 느낀다. 이 가을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달래본다. 슬픔은 단지 사랑을 잃은 자의 몫이 아니라고 ㅠㅠ











그것은 순수함을 지키려다 시대에 부딪힌 모든 영혼의 기록일 것이다....




베르테르가 남긴 편지들은 낭만이 아니라, 존재의 고백이자 인간으로 산다는 고통스러운 증언이기도 하다.

이성으로는 감정을 이길 수 없고, 감정으로는 세상을 설득할 수 없다.











그 모순 속에서 인간은 무너지고, 그것을 연료 삼아 글을 쓴다. 살아있다. 아니 살아낸다고 쓰는 것이 정확할 수 있겠다...

학창 시절 감수성이 예민할 때 베르테르의 죽음을 목도하며 나도 죽고 싶었다. 성인 독자가 된 지금 이제 더 이상 이 소설을 비극이라 생각하지 않으려고.. 글을 닫으며 나는 한 시대를 떠나보낸다. 한 사람을 떠나보내며 동시에 마음에 묻어버리려고.... 우리가 여전히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증명하려는 몸부림 그 간절함을 담아....










자신을 파멸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뛰어든 사랑, 그 대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 소설 추천합니다. 너무 많은 분들이 알고 읽어서 안 읽은 분이 없겠지만 여전히 고전은 고전....




#괴테

#고전소설

#젊은베르테르의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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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처럼 인생을 살아라 세계철학전집 6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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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협찬 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인 리뷰







디오게네스/ 모티브 (펴냄)







삶이 고단할 때 펼쳐보는 책이 있는가....

주로 고전이나 세계문학의 내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책을 펼치곤 한다.

세계철학전집 시리즈 꾸준히 읽는 책이다. 먼저 디오게네스 그는 누구인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내 햇빛을 가리지 말라'던 그의 문장이다.



디오게네스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이자 견유학파의 창시자. 견유라는 단어 생소한데 그는 실제로 개처럼 살아라고 말했다.

그에게 개는 경멸의 상징이 아니라 진실의 상징이었다. 개는 가식 없이 본능에 충실하고, 거짓 없이 반응하며, 불필요한 욕망에 얽매이지 않는다. 인간이 잃어버린 자연의 도리를 가장 순수하게 보여주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디오게네스는 아테네의 한 광장, 항아리를 집 삼아 살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는 재산도, 명예도, 권력도 모두 거부했다.

심지어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그를 찾아와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자, 그의 대답은 놀랍다. 감히 왕 앞에서 ...


개처럼 살겠다는 그의 의지는 행복의 정의도 남달랐다. 행동으로부터 자유가 나온다고 말하며, 생각보다 움직임소유보다 절제를 강조한다.


집착을 버릴수록 괴로움은 사라지고, 단순함 속에서 진짜 행복이 있다라는 그의 사유는 내게 도움이 된다. 성장과 결핍에 대한 그의 사유도 놀랍다. 성장은 결핍을 인정할 때 시작된다라며 실패와 거절을 면역으로 받아들이라 말한다. 그에게 성장은 오늘날 현대인들처럼 잘 포장된 성공이 아니라, 결핍을 직시하는 용기다






그의 철학은 말보다 삶 자체가 하나의 선언문이었다. 부자에게는 절제를, 지식인에게는 단순함을, 권력자에게는 자유를 가르쳤다. 인간의 위선, 탐욕, 허세를 벗겨내기 위해 그는 스스로 의 몸짓을 택했다. 디오게네스의 목표는 행복이 아니라 자유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에게 자유란, 사회가 강요한 욕망과 규범으로부터 벗어나 자기 자신으로 충분한 삶을 사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나는 시민이 아니라, 세계인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훗날 스토아 철학으로 이어지며, ‘세계시민주의’의 기원이 되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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