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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 태워버릴 것이다 - 페미니즘 매니페스토, 폭발적으로 저항하는 언어들
브리앤 파스 엮음, 양효실 외 옮김 / 바다출판사 / 2021년 12월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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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앤 파스 (지음)/ 바다출판사 (871페이지)
와~!! 보는 순간 심멎!!!! (책에 절할 뻔!!! ), 와 정말 제목부터!!!! 펼칠 때마다 '와~!' 감탄사 내뱉느라 말을 잇지 못하는 책!!
새빨간 양장본, 그야말로 한 달에 한 번 피 흘리는 여성을 위한 우리 여성의 책이며 지극히 남성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들』 이후로 정말 충격감 주는 책 오랜만이라 감동 눈물 ㅠㅠ
소외되고 배신당하고 삭제된 여성의 목소리, 페미니즘 선언 무려 75편의 모음집. 수많은 여성 인권 활동가들이 소개된다. 일일이 다 적을 수 없을 만큼 많다. 소저너 트루스, 19세기 미국의 노예 출신! 흑인 여성이라는 정체성이 자신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드는 세상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담았다. 1세대 페미니즘을 시작으로 과거 페미니즘의 선언문을 수록했다.
여성들은 오래 꿈꾸고 희망하고 살려고 애썼다. 페미니즘이라면 치를 떠는 남성 혹은 여성 중 일부는 보시라, 당신에 육아휴직이란 걸 쓸 수 있게 된 이유, 기정 폭력을 참고 운명이라 여기며 살지 않아도 되는, 가정 폭력 쉼터란 게 만들어진 계기, 데이트 폭력 소위 교제 폭력을 더 이상 묵인하지 않아도 될 권리, 피임할 수 있고 낙태할 수 있는 권리,
오늘날 우리 여성들이 누리는 것 중 많은 부분이 이 책의 결과물이다. ( 나와 오프 독서모임을 하던 연령 높으신 여성 한 분이 생각난다. " 자신들의 사랑하는 잘난 아들 2명이 군대 전후 복학까지 총 4년을 날리는 동안 발랑 까진 여자애들은 자신의 성을 이용해서 교수 자리를 꿰찬다고" 하셨다. 4년 만에 교수가 된다니 듣다 듣다 첨 듣는 내게 페미니즘 교육 제대로 다시 받으라고 하신 그분 생각나네 ㅠㅠ 당신의 '선거권'은 앞선 여자 사람 선배들이 흘린 피의 대가란 걸 왜 모르시는가?!!!!)
나의 조악한 리뷰보다는 책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을 다 옮겨 쓰고 싶을 만큼!!
선언문 장르는 피를 요구한다!!! p13
독특한 선언문이 많았는데 예를 들면 자위 선언문, 이것은 파트너 섹스가 아닌 행위를 말한다. 무려 1997년에!
성 노동자 권리를 위한 선언문, 시몬 드 보부아르의 낙태 선언문, 흑인이면서 여성 되기 1970년의 선언문, 그 모든 선언문의 언어가 이렇게 아름다운가!
책을 읽다 보니 문득 왜 일본 여성의 선언문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도달하게 된다. 포르노 왕국, 일본의 여성들은 과연 얼마나 행복한가!
일본인 작가 중 고야마 에미라는 분이 눈에 띄는데, 이분은 위안부 관련하여 일본 우파의 역사전을 샅샅이 조사하여 책으로 쓰신 분이다. 일본_조선을 넘어 여성이라는 존재 가치로 연대하신 분.
선언문은 언어를 되찾고, 권력을 되가져오고, 상처 줄 수 있는 말과 상처 줄 수 없는 말을 직접 결정한다. 텍스트가 얼마나 강렬한지 읽는 내내 오스스 소름이 돋는다. 저 멀리서 저자가 확성기를 들고 연설하는 듯한 문체! 가난한 여성, 쓰레기 취급받는 여자, 성 노동자, 유색인 혹은 흑인 여성들의 분노의 목소리를 담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국내 선언문이 함께 수록되어 있는데 무려 1898년 김소사, 이소사는 이목구비, 사지 오관의 육체에 남과 여가 다름이 있는가라고 했다. 무려 127년 전 있었던 일이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감히 여자 따위가 글을 읽고 쓴다고? 《여권통문》 내용을 읽어보니, 여자애들을 학교 교육받게 해달라, 어찌 죽은 사람 모양으로 살게 하느냐의 내용이었다 ㅠㅠ
성 평등을 향한 지금, 여기서의 한 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인권선언문을 아시나요? 1898년 《여권통문》 세계적인 여성 운동의 흐름 속에 결코 뒤처지지 않았다.... 이어 1929년에 그리고 그 이후 선언은 2000년 이후의 내용을 모았다. 이주여성은 아이 낳는 사람이 아닙니다로 이어지는 이 모든 선언문은 장애인 여성, 환경 주의, 노동자와 연대하는 중이다. 그 어떤 선언문에도 남성을 깔아뭉개고 여성의 지위를 더 위로 올리겠다는 내용은 없다. 다만 남자와 여자, 나란히 가기를 희망하는 문장들이다.
우리는 나라를 바꾸는 계집, 나라는 바꾸는 페미니스트 비체들이다 ... 이하 생략 2016년 최순실_박근혜 게이트 당시 시국선언
덧. 남성 독자들이 당신의 딸과 함께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