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최재천의 오늘
최재천 지음 / 이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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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지음)/ 이음북스(펴냄)












13년간 쓴 칼럼 중 365개를 골라 담은 책이다. 사회생태학자로서 그가 바라본 동물의 세계와 인간 사회에 대한 깊은 고찰이 담겨있다. 붙임 설명이 더 필요 없으신 분, 부끄럽게도 최재천 교수님의 강의와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올 4월 과학의 달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다윈 『종의 기원』을 읽을 무렵이었다. 다우니 학술서 3부작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다윈의 사도들』 『다윈 지능』 이 시리즈를 차례로 찾아보면서 무신론자 과학자들의 논리에 푹 빠져들었다.








책의 내용만큼 이 기념비적인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과정에도 깊은 의미가 있다.

서울대 교수로 부임한 지 2년 후부터 2022년 3월 『조선일보』칼럼을 마감할 때까지 26년간 이어진 논객의 생활. 한겨레,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국제신문, 교수신문, 샘터, 현대문학, 숨소리, 과학동아, 시사저널, AsiaN 등 가장 시사성 있는 글이 집필 당시 이슈와 함께 서술되어 있으며 실패한 정책에 대한 저자의 날선 비판도 종종 보인다.







1월 1일 글은 교수신문에 2018년 기고한 글을 시작으로 12월 31일 글은 2020년을 바라보는 학자의 통찰이 담겨있다. 일주일에 한 편씩 기고한 글을 모았으나 무려 13년 기록물을 담아낸 책이라 365개의 칼럼을 매일 하나씩 만날 수 있도록 기획되어 있다.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흥미로운 기획이지만, 편집자의 입장에서 정말 손이 많이 갔을 방대한 작업이라 예상된다.




365개의 칼럼 중 무엇을 소개하면 좋을까? 먼저 오늘 12월 18일 자 칼럼을 펼쳐보았다. 주제는 〈종교의 미래〉다. 2011년에 기고하신 글이다. 무려 14년 전 글이지만 여전히 논쟁적인 소재가 아닌가. 종교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그리고 종교가 가야 할 길에 대해! 이 짧은 칼럼에서 저자는 많은 것을 말한다.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크리스토퍼 허친스의 〈신은 위대하지 않다 〉등을 언급하면서 종교에 대한 저자의 확고한 인식이 드러나는 마지막 문장이 압축적이다. 마침 12월 18일은 #세계이주민의날 이라고 한다. 저자의 짧은 칼럼을 읽으며 최근 읽고 있는 #도스토옙스키 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떠올랐다 (기 승 전 도스토옙스키!!) 도스토옙스키는 소설을 통해 말한다. 혁명을 이야기하는 위대한 자들이 정작 내 집 앞에 지나는 걸인 하나 구원하지 못한다고! 바꾸어 말하면 층간 소음으로 내 이웃과 싸우다가 화를 참지 못하고 칼부림하는 자들이 애국이며 혁명을 이야기한다는 얘기다. 이런 식으로 365개의 글을 하나씩 리뷰해도 무방한 책이다. 모두 잠든 밤 혼자 책상에 일기를 펼치고 책의 칼럼을 하나씩 함께 읽고 글을 써보면 어떨까?







무려 10년 전, 14년 전의 칼럼임에도 여전히 우리 사회는 같은 문제로 아프다ㅠㅠ


저자가 무려 10년 전 언급한 고령화와 저출산의 문제는 더욱 심화되었으며, 양극화와 사교육의 현실, 열대야와 기후 위기, 청년 일자리와 자살공화국 등 뭐 새로울 게 없다. 이미 저자가 다 예상하고 정책의 방향성 등 진단까지 해 놓은 문제들이 지금 오히려 더 악화된 상황 ㅠㅠ 한숨 백만 번 나온다.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신 최재천 박사님,

무려 2000페이지가 넘는 두께가 주는 압도감이 사라질 만큼 책의 편집이 좋다. 큼직한 글씨, 여유로운 자간, 저자의 손글씨 필체, 그리고 흑백사진이 조화로운 소장하기 좋은 다정한 책이다.







♣ 함께 읽고 있는 책 ♣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평행세계의 그대에게 』










『 과학에 도전하는 과학 』

브뤼노 라투르 (지음)/ 홍성욱 & 구재령 엮고 옮김

과학은 절대적 진리가 아니라 특정 시대적 문화적 조건에서 열려있는 문화적 실천이라는 주장이 흥미롭다.

STS 창시자이자 그 발전에 공헌한 과학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다.

첨단과학 대우주 시대, 과학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사회 없는 과학은 없다. 과학 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분석하는 관점에 인류의 미래가 달려있다. 과학 전공자 뿐 아니라 과학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고민하시는 많은 분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뜻하지 않은 보물을 발견했다. 『평행세계의 그대에게』

이 책은 여성 과학도 두 분, 본인들 입으로 과학계에서 탈락한 줄줄 새는 파이프 라인의 물살에 휩쓸리고만 작은 물방울이라 묘사한 두 분의 과학에 대한 다정한 대화다. 과학계에 왜 여성이 필요한가라는 질문! 물리학과에는 왜 여성 비율이 낮은가? 기어이 용기를 낸 여학생들의 경우 마침내 과학계를 떠나고 싶게 만드는 분위기는 뭘까? 와우!! 정말 밀도 높은 책이다...

이런 논의는 내가 지금 읽는 책 #물리학이잃어버린여성 과 연결되어 있다. 병렬로 읽어볼 예정이다. 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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