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고민하지 말아요 - 소중한 것을 놓치고 싶지 않은 당신
히라이 쇼슈 지음, 예유진 옮김 / 샘터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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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부터 마음의 짐을 내려놓으라는, 주변의 행복을 잊지 말고 소중한 것은 우리 안과 옆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 많아졌다. '너무 고민하지 말아요'라는 책도 비슷한 책이었다. 이런 책이 계속해서 나오는 이유는 우리가 행복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왜 우리는 행복을 좇으면서 느끼지는 못하고 있을까?

일본의 혜민스님이라 불리는 이 책의 저자 히라이 쇼슈는 스님이시다. 자신을 수행하고 성찰하고 타인의 고민을 들어주는 일을 통해  자신의 많은 부분을 내려놓고 안정감과 편안함을 얻은 분이다. 그런 과정의 깨달음을 전달하는데 그분과 나의 삶의 배경이 달라서인지 몰라도 똑같이 실천하기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현실에서 내가 아무리 심사숙고해서 내린 결정이어도 결과가 항상 좋지 않으며,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려 해도 타인과 비교하며 계속해서 흔들리고 나를 돌아보고 과거의 잘못과 아픔을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도 용기라는 위대한 단어가 수반되지 않는 이상 시작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아예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다.  책의 첫 장 프롤로그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로부터 눈에 보이는 것이 태어났고 결국 위험성을 띈 것들이 만들어졌다고 하는 것처럼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의 소중함을 느껴야 한다. 먼 미래의 행복을 이루기 위해 지금의 행복을 잠시 미뤄두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사소한 것들로부터 충족되는 자그마한 행복이 점차 쌓여 커지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의 소중함, 내 사람들의 소중함을 표현해야 한다.
    
스님의 말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지는 못하더라도 주변의 소중함을 느끼고 그들을 지킬 수 있는 그런 우리들이 되었으면, 그런 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다시 일깨우게 해준 책인 것 같다.


행복은 ‘보이지 않아도 소중한 것'을 깨닫는 데서 시작됩니다. (p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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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협상하라 -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궁극의 하버드 협상 전략
디팩 맬호트라 지음, 오지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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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이란 단어를 들으면 내 이익을 위해 타인의 이익을 평가절하시켜야 하는 그런 느낌이 든다. TV나 영화 등 각종 매체들에서 보여주는 협상은 그랬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아무것도 가지지 못 했을 때도 당당히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성공에 집착하지 말고 그 과정 속에서 어떻게 이루어낼지를 고민하면 서로에 윈-윈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이다.

이 책은 3개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국가 간, 기업 간에 이루어지는 조약 등을 체결하는데 유용한 방법을 알려주는 '프레이밍의 힘',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임금 협상, 노사 협상 등에 대한 사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프로세스의 힘', 협상도 인간 대 인간의 상호작용이며 이를 위해선 상대의 공감을 얻어야 한다는 '공감의 힘'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손해를 보는 느낌이어도 장기적으로 놓고 철저히 분석해보면 오히려 이득인 부분도 있고, 상대가 제안한 조건에서 그 의도를 파악하여 적절한 대책을 내놓는 방법이 보통 심리 파악 가지고는 안된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를 전문적인 직업으로 갖고 있는 사람들은 그만큼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는 이해력, 통찰력 뿐만 아니라 밀어붙일 수 있는 추진력, 카리스마적인 모습도 동시에 지녀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문화적 차이가 얽혀있는 문제는 서로가 소속되어 있는 나라에서 배우고 보고 자란 것들이 가치관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그것을 협상에서 진정으로 이해하려고 들지 않으면 결렬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 말한다. 그만큼 서로가 준비된 상태여야 하고 문제를 한 방향이 아닌 여러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는 '창의성'을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의적인 사고가 바탕이 되어야 갑작스러운 상황이나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니 내가 협상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살면서 협상은 작든 크든 존재할 것이고 그때 내가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할 것인지는 나의 의사소통 능력과 분석력, 공감능력이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 들었다. 그런 생각을 갖게 해준 고마운 책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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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생명 Life - 위대한 석학 21인이 말하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최첨단 생명과학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5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이한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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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두 번째 책 <궁극의 생명>은 앞서 읽었던 촘스키 보다 수월하게 읽었다. 분량이 많아 완독을 하지 못했지만 유전, 과학 등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힘든 분야에 대해 일반인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총 17개의 이야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대니얼 리버먼'이 저술한 '뇌 더하기 근육' 이었다.

인간의 사고를 관장하는 최종 보스인 뇌는 인류가 진화와 함께 조금씩 변화해왔다. 그럼 뇌는 근육과 무슨 관련성이 있는 것일까? 그러기 위해서는 진화에 대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진화란 과거보다 더 나은 모습이라고 보통 생각한다. 다윈의 자연도태설처럼 자주 사용하지 않는 근육이나 신체기관은 퇴화하여 사라졌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인간에게 편리한 점만 가져다 준 것은 아니다. 리버먼은 뇌와 발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육상 선수 '우사인 볼트'가 치타와 같은 동물들보다는 빨리 달리지 못한다고 예를 들면서 말이다. 인간은 동물보다 고차원적이라 하지만 그렇지 않은 면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타당한 방식으로 부상 정도를 정량화하니, 발꿈치 착지 선수가 앞발 착지 선수보다 부상을 입는 비율이 2.6배 더 높다는 것이 드러났어요. 이는 엄청난 차이입니다. 내가 아는 한, 달기 관련 부상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에요. 진화적 접근법으로 우리 몸을 파악할 때 몸을 얼마나 더 잘 사용할 수 있는지 깨닫게 해주는 완벽한 사례이죠. (327쪽)

그 대표적인 예로 '걷는 습관'이 있다. 인간은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발을 신지만 그로 인해 올바른 걸음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발꿈치를 먼저 대는 습관으로 평발이나 통증 등이 심해졌다고 말한다. 이는 평소 맨발로 생활하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맨발 생활이 더 나은 점이 있다고 보여주는 부분이다. 맨발에서 신발로는 변화는 진화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이 편리하게 생활하기 위해 발명한 물건이 신발이다. 하지만 맨발로 생활한다고 해서 과연 신발 생활보다 덜 편리할까? 그건 아니라는 것이다. 리버먼은 육상 선수들을 살펴보면 아프리카 사람들처럼 평소 맨발로 생활하던 사람들이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진화가 꼭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 스스로가 우리 몸을 완벽히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 중요하며 진화는 우리가 어떻게 몸을 사용하고 관리할 것인가의 중요한 갈림길일 수 있다. 

이 밖에도 '프리먼 다이슨'의 '생명은 아날로그일까, 디지털일까?'에서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한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등 변화로 인한 결과물이 편리할 수 있지만 그것이 더 좋다고 일반화할 수 없음을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생명이 디지털이라면 그들이 옳고 생명은 영원히 살 수 없으며, 생명이 아날로그라면 내가 옳고 생명은 영구히 살 수 있을 테니까요. 예상하지 못한 결론이었지요. (126쪽)

이처럼 책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소재는 다 다르지만 과연 우리가 일으키는 변화의 바람이 올바른 방향인지 과학이라는 분야에 속해 있지만 우리가 고민하고 알아야 할 부분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끊임없이 탐구하고 문제를 찾아내서 해결하려는 노력은 인간이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이 책은 그 점이 매우 중요함을 알려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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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노엄 촘스키 지음, 구미화 옮김, 조숙환 감수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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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 첫 책으로 배달된 <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는 촘스키라는 학자가 그동안 일궈놓은 연구와 자료들을 분석, 집대성한 자료집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물어보는 것부터가 철학과 연관되어 있기에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언어와 철학은 물론이고 자연과학, 경제학 등 어렵다고 생각되는 학문들이 모두 들어있어 역시 읽기가 쉽지 않았다. 책은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언어, 2장은 이해, 3장은 공공선, 4장은 자연에 대해 다루며 이 속에서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밝히고 있다. 

먼저 1장은 ‘언어라고 일컫는 의사소통의 수단으로부터 인간 본연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파고들 수 있다고 말한다. 언어는 인간과 동물을 완벽히 구분시켜주는 수단이자 가장 최근에 나타난 것으로 보다 심혈을 기울이면 인간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언어는 이처럼 직선상의 최소 거리라는 훨씬 단순한 전략을 절대 사용하지 않고 구조상의 최소 거리라는 특성을 활용한다.(54쪽)

직선상의 최소 거리는 말 그대로 바로 옆,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직선상의 최소 거리는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뜻이 내포되어 있지 않다. 구조상의 최소 거리, 즉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최소 거리에 위치한 언어가 대화의 목적인 것이다. 이것은 직선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단어일 수 있다. 촘스키는 여기서 우리는 왜 이것을 이해할 수 있는지, 유전적으로 이러한 능력을 갖고 태어나는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그는 언어는 인간이 설계하는 도구가 아니라 생물학적 실체다. 시각 계통이나 면역 계통, 소화기 계통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61)고 반복해서 말한다. 의사소통에서 언어가 목적을 갖는다는 것은 이상한 것이며 우리가 갖고 태어난 도구이자 수단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것을 이용해서 도달해야 하는 목적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며 언어가 틀려도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충분히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2장은 이해력이 무엇인지를 조명한다. 뉴턴의 말을 인용하여
원인이 초자연적인 것으로 법칙은 자연스러운, 이해 가능한 것이라 말한다. 이 초자연적인 힘을 관장하는 의 존재를 자연으로 바꾸면  이해를 하는 길이 넓어진다고 말한다. 자연은 연구가 가능한, 반복적인 규칙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하지만 신은 초월적인 존재로 감히 넘볼 수 없는,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단정 지어 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에는 한계가 따른다. 그는 그렇다면 우리가 인간 이해력의 한계를 증명하고,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미스터리 사이에 선을 확실하게 그을 수 있다는 가정에는 모순점이 없다.(117쪽) 고 말하며 언어가 이 모호함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임을 표현하고 있다.
    
3장은 공공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경제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친숙한 이름인 애덤 스미스부터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 노동조합 및 여성 운동 등을 짚어보며 이 속에서의 인간들은 어떻게 행동해 왔는지를 살펴본다.
 
공공선에 대한 관심을 통해 우리는 교육 제도부터 노동 여건에 이르기까지 이런 처참한 정책들이 미치는 지독한 영향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풍요로운 다양성 안에서 이해력을 발휘하고 인간적으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130)
   
소수의 정치가들이 펼치는 정책은 모든 이의 입맛을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 오히려 소수가 특권이 되어 사익, 수많은 로비, 입김, 권력에 의해 금권정치로 변질된 지 오래다. 이로 인한 부작용은 일반 사람들의 몫이다. 이런 정책들을 촘스키는 처참하다고 표현하며 이것들의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노동 운동, 인권 운동 등을 통해 철폐와 개선을 요구해왔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건강보험 문제처럼 오랫동안 굳어져 버린 것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눈 감고 생활해 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았다면 이젠 눈을 똑바로 뜬 채 그들의 모든 것들에 집중해야 할 때이다.
    
4장은 자연과 인간의 유기성에 집중한다. 자연의 신비를 못 푼 것처럼 인간의 신비 역시 미지의 세계이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간은 자연과 한 몸처럼 움직인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촘스키는
진부한 이해에서 비롯되는 논쟁을 거부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폭넓게 인정한다. ‘내 생각’, ‘내 꿈’, ‘내 영혼은 물론이고 나 자신같은 표현까지도 나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212쪽)라고 말하며 정신은 육체와 동일하지 않다고 말한다. 같다고 치부할 수 없기 때문에 창의성이 발현되고 그것이 인간의 강점으로 자리 잡지 않았나 생각해 보게 했다.
    
마지막으로 훔볼트의
유한한 수단의 무한한 사용’이라는 말을 빌려 언어는 유한하게 존재하지만 우리의 표현은 다채로움을 계속해서 말한다. 언어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책은 언어로 시작하여 답은 언어에 있음을 말한다. 

이해하기도 읽기도 쉽지 않았던 책이다. 사실, 이해를 하지 못했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읽는 내내 그의 말 뜻을 느껴보고자 노력했던 시간이었다. 좀 시간이 지나 읽으면 지금보다 더 들어오는 문장이 많아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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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런치, 바람의 베이컨 샌드위치
시바타 요시키 지음, 권남희 옮김 / 예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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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본소설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요리에 관한 얘기를 소박하게 풀어내는 것 때문이다. 이 책도 그런 감성이 물씬 느껴지는 책이다. 비슷비슷한 감성이 느껴진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비슷한 것들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특함과 섬세함이 느껴져 좋아한다. 서평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지만 신청하게된 계기도 "따뜻한 요리로 치유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어서였다. 아프거나, 슬프거나, 외롭거나, 힘들거나 그런 모든 처져있는 감정들을 느끼고 있을 때 조차도 배가 고프다는 본능은 사라지지 않는다. 따뜻한 밥 한끼, 그것도 누군가의 배려와 정성이 가득 들어가 있다면 잠깐이나마 힘이 된다. 책의 주인공 '나호'의 카페 송드방은 그런 장소를 보여준다.


도시에서 시골 고원지대로 카페 창업을 위해 이사 온 '나호'는 하나하나 정성들여 만든 런치세트를 판매한다. 초반에는 어설픈 느낌도 풍기지만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그 지역의 좋은 농산물을 취급해서 조금 수고스러울 수 있어도 그 수고가 찾아오는 한 명의 손님에게 이렇게 좋은 식재료로 만든다는 느낌을 주려고 한다. 음식을 만드는 그녀조차도 정기휴일에 쉬기보다는 새 메뉴를 고안하면서, 자기가 펼칠 수 있는 음식에 대한 최대한의 지식을 발휘하면서, 배우면서 적자인 카페를 봄, 여름, 가을이 지나며 흑자로 바뀌는 쾌거를 이루기도 한다. 찾아오는 손님에게 일일히 그날의 런치에 대해 설명하고 그 손님의 입맛에 맞게, 까다로운 요구에도 모두 친절히 응대하며 '맛있어야 할텐데...'하며 전전긍긍 하는 모습은 가장 아름다워 보였다.


읽는 내내 그녀가 표현하는 음식의 세세한 묘사는 침이 고이게 만들고 음식 만드는 일에 관심이 없던 나도 저절로 그 레시피를 따라 머리속으로 상상해가며 손님상에 내려놓는 그 모습까지 머리속에 영상으로 재생되는 기쁨에 젖어있었다. 왜 '공복 도서 금지!'라는 문구가 띠지로 둘러져 있는지 실감했던 순간이다. 읽는 도중에 커피를 끓여 마시기도 했으니까. 한정되어 있는 식재료인것 같으면서도 매일 그것도 다른 메뉴를 창안해 내는 것도 그만한 관심과 노력이 없다면 하지 못할 일이다. 그러면서 찾아오는 손님과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더라도 그 좁은 마을에서 그녀만의 행복은 반드시 만끽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보여주는 모습 속에서 카페 창업의 어려움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도 드러나 있지만 그 지역 사람들도 지역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각각의 노력들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었고, 큰 성공을 거둬 많은 돈을 벌겠다는 목표보다도 작은 마을에서 누군가의 만족을 내가 줄 수 있다는 보람을 느낄 수만 있다면 내가 먹고 살 수 있는 정도로만 벌면 좋다는 삶의 철학들을 가지고 있었다. 시골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서로에게 불가피한 간섭을 할 때도 있지만 그것은 그만큼 나에게 신경 쓰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는 소리였고, 발 벗고 나서 위기를 모면할 수 있게 도와주거나 각자의 고충과 가게들을 열게 된 이유들을 '송드방'에서 꺼내면서 어쩌면 카페라는 공간은 단지 마시고 먹는 것보다는 그런 음식들을 공간의 분위기와 함께 느끼고 만끽하면서 나도 모르게 툭 하고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게 되는 그런 공간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나도 이런 공간을 가질 수 있을까? 라는 물음표를 던지면서 나만의 송드방을 상상해보게 된 따뜻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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