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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의 생명 Life - 위대한 석학 21인이 말하는 생명의 기원과 진화, 그리고 최첨단 생명과학 ㅣ 베스트 오브 엣지 시리즈 5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존 브록만 엮음, 이한음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평점 :
품절
서포터즈 두 번째 책 <궁극의 생명>은 앞서 읽었던 촘스키 보다 수월하게 읽었다. 분량이 많아 완독을 하지 못했지만 유전, 과학 등 일상생활에서 접하기 힘든 분야에 대해 일반인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총 17개의 이야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대니얼 리버먼'이 저술한 '뇌 더하기 근육' 이었다.
인간의 사고를 관장하는 최종 보스인 뇌는 인류가 진화와 함께 조금씩 변화해왔다. 그럼 뇌는 근육과 무슨 관련성이 있는 것일까? 그러기 위해서는 진화에 대해서 살펴보아야 한다. 진화란 과거보다 더 나은 모습이라고 보통 생각한다. 다윈의 자연도태설처럼 자주 사용하지 않는 근육이나 신체기관은 퇴화하여 사라졌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인간에게 편리한 점만 가져다 준 것은 아니다. 리버먼은 뇌와 발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육상 선수 '우사인 볼트'가 치타와 같은 동물들보다는 빨리 달리지 못한다고 예를 들면서 말이다. 인간은 동물보다 고차원적이라 하지만 그렇지 않은 면도 있는 것이다.
그렇게 타당한 방식으로 부상 정도를 정량화하니, 발꿈치 착지 선수가 앞발 착지 선수보다 부상을 입는 비율이 2.6배 더 높다는 것이 드러났어요. 이는 엄청난 차이입니다. 내가 아는 한, 달기 관련 부상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에요. 진화적 접근법으로 우리 몸을 파악할 때 몸을 얼마나 더 잘 사용할 수 있는지 깨닫게 해주는 완벽한 사례이죠. (327쪽)
그 대표적인 예로 '걷는 습관'이 있다. 인간은 발을 보호하기 위해 신발을 신지만 그로 인해 올바른 걸음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발꿈치를 먼저 대는 습관으로 평발이나 통증 등이 심해졌다고 말한다. 이는 평소 맨발로 생활하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맨발 생활이 더 나은 점이 있다고 보여주는 부분이다. 맨발에서 신발로는 변화는 진화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이 편리하게 생활하기 위해 발명한 물건이 신발이다. 하지만 맨발로 생활한다고 해서 과연 신발 생활보다 덜 편리할까? 그건 아니라는 것이다. 리버먼은 육상 선수들을 살펴보면 아프리카 사람들처럼 평소 맨발로 생활하던 사람들이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진화가 꼭 좋은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님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 스스로가 우리 몸을 완벽히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진화해야 하는지 중요하며 진화는 우리가 어떻게 몸을 사용하고 관리할 것인가의 중요한 갈림길일 수 있다.
이 밖에도 '프리먼 다이슨'의 '생명은 아날로그일까, 디지털일까?'에서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한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등 변화로 인한 결과물이 편리할 수 있지만 그것이 더 좋다고 일반화할 수 없음을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생명이 디지털이라면 그들이 옳고 생명은 영원히 살 수 없으며, 생명이 아날로그라면 내가 옳고 생명은 영구히 살 수 있을 테니까요. 예상하지 못한 결론이었지요. (126쪽)
이처럼 책에서는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소재는 다 다르지만 과연 우리가 일으키는 변화의 바람이 올바른 방향인지 과학이라는 분야에 속해 있지만 우리가 고민하고 알아야 할 부분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끊임없이 탐구하고 문제를 찾아내서 해결하려는 노력은 인간이 끊임없이 반복해야 한다. 이 책은 그 점이 매우 중요함을 알려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