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노엄 촘스키 지음, 구미화 옮김, 조숙환 감수 / 와이즈베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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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서포터즈 첫 책으로 배달된 <촘스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는 촘스키라는 학자가 그동안 일궈놓은 연구와 자료들을 분석, 집대성한 자료집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지를 물어보는 것부터가 철학과 연관되어 있기에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언어와 철학은 물론이고 자연과학, 경제학 등 어렵다고 생각되는 학문들이 모두 들어있어 역시 읽기가 쉽지 않았다. 책은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언어, 2장은 이해, 3장은 공공선, 4장은 자연에 대해 다루며 이 속에서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밝히고 있다. 

먼저 1장은 ‘언어라고 일컫는 의사소통의 수단으로부터 인간 본연의 모습이 무엇인지를 파고들 수 있다고 말한다. 언어는 인간과 동물을 완벽히 구분시켜주는 수단이자 가장 최근에 나타난 것으로 보다 심혈을 기울이면 인간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언어는 이처럼 직선상의 최소 거리라는 훨씬 단순한 전략을 절대 사용하지 않고 구조상의 최소 거리라는 특성을 활용한다.(54쪽)

직선상의 최소 거리는 말 그대로 바로 옆,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직선상의 최소 거리는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뜻이 내포되어 있지 않다. 구조상의 최소 거리, 즉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최소 거리에 위치한 언어가 대화의 목적인 것이다. 이것은 직선상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단어일 수 있다. 촘스키는 여기서 우리는 왜 이것을 이해할 수 있는지, 유전적으로 이러한 능력을 갖고 태어나는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그는 언어는 인간이 설계하는 도구가 아니라 생물학적 실체다. 시각 계통이나 면역 계통, 소화기 계통과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61)고 반복해서 말한다. 의사소통에서 언어가 목적을 갖는다는 것은 이상한 것이며 우리가 갖고 태어난 도구이자 수단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것을 이용해서 도달해야 하는 목적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며 언어가 틀려도 비언어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충분히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2장은 이해력이 무엇인지를 조명한다. 뉴턴의 말을 인용하여
원인이 초자연적인 것으로 법칙은 자연스러운, 이해 가능한 것이라 말한다. 이 초자연적인 힘을 관장하는 의 존재를 자연으로 바꾸면  이해를 하는 길이 넓어진다고 말한다. 자연은 연구가 가능한, 반복적인 규칙을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하지만 신은 초월적인 존재로 감히 넘볼 수 없는, 예측할 수 없는 것으로 단정 지어 버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해에는 한계가 따른다. 그는 그렇다면 우리가 인간 이해력의 한계를 증명하고,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와 미스터리 사이에 선을 확실하게 그을 수 있다는 가정에는 모순점이 없다.(117쪽) 고 말하며 언어가 이 모호함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임을 표현하고 있다.
    
3장은 공공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경제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친숙한 이름인 애덤 스미스부터 미국의 건강보험 제도, 노동조합 및 여성 운동 등을 짚어보며 이 속에서의 인간들은 어떻게 행동해 왔는지를 살펴본다.
 
공공선에 대한 관심을 통해 우리는 교육 제도부터 노동 여건에 이르기까지 이런 처참한 정책들이 미치는 지독한 영향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풍요로운 다양성 안에서 이해력을 발휘하고 인간적으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130)
   
소수의 정치가들이 펼치는 정책은 모든 이의 입맛을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 오히려 소수가 특권이 되어 사익, 수많은 로비, 입김, 권력에 의해 금권정치로 변질된 지 오래다. 이로 인한 부작용은 일반 사람들의 몫이다. 이런 정책들을 촘스키는 처참하다고 표현하며 이것들의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노동 운동, 인권 운동 등을 통해 철폐와 개선을 요구해왔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건강보험 문제처럼 오랫동안 굳어져 버린 것을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어쩌면 우리는 그들이 원하는 대로 눈 감고 생활해 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았다면 이젠 눈을 똑바로 뜬 채 그들의 모든 것들에 집중해야 할 때이다.
    
4장은 자연과 인간의 유기성에 집중한다. 자연의 신비를 못 푼 것처럼 인간의 신비 역시 미지의 세계이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간은 자연과 한 몸처럼 움직인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촘스키는
진부한 이해에서 비롯되는 논쟁을 거부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폭넓게 인정한다. ‘내 생각’, ‘내 꿈’, ‘내 영혼은 물론이고 나 자신같은 표현까지도 나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212쪽)라고 말하며 정신은 육체와 동일하지 않다고 말한다. 같다고 치부할 수 없기 때문에 창의성이 발현되고 그것이 인간의 강점으로 자리 잡지 않았나 생각해 보게 했다.
    
마지막으로 훔볼트의
유한한 수단의 무한한 사용’이라는 말을 빌려 언어는 유한하게 존재하지만 우리의 표현은 다채로움을 계속해서 말한다. 언어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책은 언어로 시작하여 답은 언어에 있음을 말한다. 

이해하기도 읽기도 쉽지 않았던 책이다. 사실, 이해를 하지 못했다는 말이 더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읽는 내내 그의 말 뜻을 느껴보고자 노력했던 시간이었다. 좀 시간이 지나 읽으면 지금보다 더 들어오는 문장이 많아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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