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삼아 짧게 만들어봤습니다. 듣고 가세요.ㅎㅎ

https://sites.google.com/view/peterbbong/%ED%99%8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맹신자들 - 대중운동의 본질에 관한 125가지 단상
에릭 호퍼 지음, 이민아 옮김 / 궁리 / 202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한 국가에서 일어나는 대중운동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며, 그 안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심리도 고찰한다.
125가지의 단상 속에서 드러나는 저자의 지식과 놀라운 통찰에 감탄했다. 
함축된 서술은 곱씹으며 읽어야 하고 해당 부분의 배경 지식이 많지 않다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즉, 쉬운 책은 전혀 아니며 정독과 사색이 병행되지 않으면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다. 

여기에 더해 독서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있었는데 바로 번역된 문장이다. 
무엇보다 비문이 너무 많고 번역체가 읽기에 거북했다.
가격을 올리면서 개정판이라는 말을 내세웠다면 최소한 문장은 다듬어서 출간했어야 한다.
개인적으로 완독하는데 평소보다 두 배가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이 책은 소장하여 여러 번 읽어볼만한 깊이 있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번역이 좋지 않아

구매를 망설이게 된다.
훗날 새 번역본이 출간된다면 구매하여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계를 향한 의지 - 셰익스피어는 어떻게 셰익스피어가 됐는가
스티븐 그린블랫 지음, 박소현 옮김 / 민음사 / 202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를 향한 의지』는 남겨진 기록을 바탕으로 셰익스피어의 삶을 추적한 책이다.
그 속에서 영국 사회와 문화, 정치 그리고 주변 인물들까지 폭넓게 다루며 그의 삶을 복원해낸다.
하지만 이 집요할 정도로 세밀한 접근은 단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배경 설명을 너무나 깊게 다루다 보니 독자는 주객전도가 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한 예로 셰익스피어가 랭커셔에 있을 당시 알렉산더 호턴의 집에 머물고 있던 상황을 살펴보자.
호턴이 그의 친구 토머스 헤스켓에게 윌(셰익스피어)을 추천한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교황이 엘리자베스 여왕의 암살을 공식적으로 용인한 사건으로 확장된다.
이어 아일랜드에서 가톨릭 교도가 봉기를 일으키다 영국 군대에 학살당한 일화가 소개되고, 
가톨릭 교도들이 몰래 돌려가며 읽었던 소책자의 내용으로 주제가 넘어간다.
이후 소책자의 저자 캠피언이 개신교와의 토론을 제안한 이야기가 나오며,

그가 추적자들에게 붙잡힐 뻔한 일, 여러 집을 옮겨다니며 사람들에게 강론하는

장면까지 이어진다. 
마침내 캠피언이 그런 생활을 하는 동안 그에게 조언을 해준 사람 중 한 명이

셰익스피어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성 내용으로 마무리되기까지 상당히 많은

곁가지 내용들이 이어진다.
이런 부차적인 내용의 패턴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다 보니 셰익스피어의 삶에 호기심을 느끼고 
친절한 배경 설명을 선호하는 나로서도 지겨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중간 정도 읽다가 책을 덮어버렸다.

솔직한 마음은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은 것이 다행이라 생각한다.
무작정 사서 읽던 버릇에서 빌려 읽어보고 판단하는 습관으로 바꿔가는 중인데, 
이럴 때마다 도서관에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렇다고 이런 평가가 책의 내용이 나쁘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저자의 뛰어난 천착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다만 나는 셰익스피어의 삶 그 자체가 궁금했을 뿐인데,

지나치게 상세한 주변 설명에 지쳐버린 것이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여유로운 마음으로 다시 읽어보고 싶다.


셰익스피어의 삶과 그를 둘러싼 시대상을 깊게 탐구하고 싶은 이라면,

이 책은 충분히 읽어볼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로크와 로코코 시공아트 5
제르맹 바쟁 지음, 김미정 옮김 / 시공사 / 199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개요

이 책은 대중서와 학술서 사이에 위치한다.
17~18세기 유럽 각국의 예술사 즉, 미술,조각,건축,공예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요약한 책이다.
적은 페이지 안에 많은 정보가 담겨있기 때문에 어떠한 역사적,예술적 배경과

그 맥락에 대한 설명도 없다. 
수많은 예술가들과 작품들을 다루지만 대부분이 이름만 나열하는 수준에 그친다.
도판과 사진은 매 페이지마다 한 작품 정도 수록된 편인데, 워낙 서술하는

작품들의 수가 많아 적게 느껴진다. 
또한 수록된 도판의 흑백과 컬러 비율이 7:3 정도로 구성되어,

컬러 도판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요구 독자층

문체는 딱딱하지만 어렵지 않다. 그러나 바로크와 로코코 시대의 역사적 배경과

예술 지식이 일정 수준은 있어야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든다. 이 책을 수월하게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의 독자가

과연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이 시기의 역사와 예술의 맥락을 잘 알고 있다면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의

책을 읽었을테니 말이다.


내용상의 오류

원서가 1964년에 출간된 책이라 그런지 잘못된 설명도 보인다.

1. "마리 드 메디시스가 주문했던 21점의 거작을 대부분 루벤스 혼자의 힘으로

완성했다"는 내용은 지금으로서는 시대착오적이다.
루벤스의 공방은 체계적인 분업화 시스템으로 운영되었고, 그는 구상과 스케치,

주요 인물, 중요 부분의 채색만 담당하고 나머지는 조수와 제자들이 그렸다.
 
2. 17세기 네덜란드인들이 사실주의에 집착한 또다른 이유에 대해

"문자 그대로 재산의 소유 정도를 인간의 존엄성의 발현으로 생각하였던

칼뱅교의 윤리 의식에 있을 것이다."라는 내용은 틀린 정보다.

칼뱅교는 물질적인 부 자체보다 부를 얻는 과정의 정당성과 부의 사용 목적을

훨신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가.

내가 알고 있는 부분만 지적했는데 모르고 지나친 틀린 정보가 더 있을지 모른다.

이 역시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책의 활용도
 
책을 덮고나서 대중서도 아니고 학술서도 아닌 이 책의 용도를 생각해봤다.
학부생이 바로크와 로코코 시대의 예술에 대한 시험을 앞두고 지식을 간략하게

요약한 책을 찾는다면 이 책이 가장 알맞은 책일 것이다.


결론


최종적으로 평가를 하자면 특정한 목적에는 유용하지만 일반 독자에게는

추천하기 어려운 책이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기에 다행이었고 개인적으로 구매하기에는 아쉬움이 느껴진다.
대중서를 원하는 독자에게는 너무나 압축된 정보가 읽기에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라바조, 이중성의 살인미학
김상근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바로크 시대의 문을 연 카라바조는 그만의 독특한 테네브리즘 화법으로 관람자를 그림 속으로

끌어들이는 신비로운 힘을 지니고 있다. 
빛과 어둠을 극적으로 대비시킨 그의 작품은 수많은 후대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특히 거장 렘브란트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바로크 회화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카라바조는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 화가다.

파란만장한 카라바조의 일생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는 1571년 9월 29일 밀라노에서 태어났다. 
13세 때 시모네 페테르차노의 화실에서 4년간 견습생으로 일한 후, 1592년 밀라노를 떠나

로마로 이주한다. 이후 8개월간 주세페 체사리 화실에서 조수로 일했다.
로마의 뒷골목을 배회하며 어렵게 하루하루를 이어가던 중 델 몬테 추기경을 만나게 된다. 
추기경은 카라바조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후원자가 되었다. 이렇게 후원을 받게 되면서 
〈성 마태오의 소명〉, 〈성 마태오의 순교〉 등의 종교화를 그려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
그러나 〈성 처녀의 죽음 혹은 영면〉을 그릴 때 임신한 매춘부의 시체를 모델로 사용해 엄청난 스캔들을 일으킨다. 
이 일로 인해 그림이 거부되는 것은 물론, 로마 미술계와 종교계로부터 명예실추를 당한다.
그 후로 카라바조의 괴팍하고 잔인한 성격은 더욱 심해진다. 불량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사소한 일로 시비가 붙고 집단 패싸움에 연루되어 수시로 감옥을 드나든다.
카라바조의 인생에서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한 것은 1606년 5월 28일이었다. 
바오로 5세 교황 취임 1주년 기념일 밤, 카라바조는 친구들과 사소한 내기 게임을 한다. 
판돈 문제로 토마소니라는 인물과 시비가 붙어 결투를 하게 되고, 결국 단검으로

그를 살해하게 된다.
얼마 뒤 나폴리로 도주하는데, 이것은 사면을 향한 긴 여정의 시작일 뿐이다. 
이후 3년간 카라바조는 몰타, 시칠리아, 메시나, 팔레르모를 거치며 작위를 얻었다가 감옥에

갇히고 다시 탈출하며 무차별 폭행사건을 일으키는 등 우여곡절 속에

1609년 10월 나폴리로 돌아온다. 보르게제 추기경과 곤차가 추기경의 노력으로

사면의 희망을 안고 로마로 향하는 작은 여객선에 몸을 맡긴다. 
그러나 경비 대장이 카라바조를 다른 사건의 범죄자로 착각해 구금시킨다.

보석금을 지불하고 이틀 만에 겨우 석방되었지만, 사면을 위한 헌정 작품

〈세례 요한〉과 〈환상 중의 막달라 마리아〉가 사라진다. 여객선도 이미 떠나버렸다.
좌절감에 몸부림치며 로마에서 약 100킬로미터 떨어진 포르토 에르콜레까지 걸어간다. 
이곳에서 말라리아 혹은 이질에 걸려 고열에 시달리다 1610년 7월 18일 조용히 숨을 거둔다. 
당대 최고의 화가 카라바조는 이렇게 쓸쓸한 최후를 맞는다.

카라바조는 당대 최고의 화가라는 타이틀을 제하면 거칠고 폭력적인 삶만 남는 '망나니'였다. 
나는 반사회적이라 할 수 있는 그의 삶에 흥미를 느껴 관련 책을 몇 권 읽었으나 대부분 간략하게 요약된 내용뿐이었다. 
그러다 이 책을 접하게 되었고 만족스러운 해답을 얻었다.

훌륭한 미술 대중서

내가 국내에 출간된 카라바조 관련 서적을 모두 읽어본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이 책을

평가한다면 카라바조를 다루는 대중서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첫째, 카라바조의 일대기를 압축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그가 활동했던 역사적 배경에서부터

      얽혀있던 여러 후원자들까지 하나하나 나열한다. 
      어느 후원자가 어떤 그림을 선호하고 구매했는지, 카라바조가 문제를 일으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서술한다.
      빈첸초 주스티니아니 후작을 예로 들자면 〈성 마태와 천사〉 첫 번째 판을 완성했을 때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 측에서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자 카라바조는 큰 곤경에

      처하게 되었는데, 후원자였던 주스티니아니 후작이 고가로 매입해주어 곤경에서 벗어났던

      이야기, 〈류트 연주자〉를 매입하면서 후작과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는 이야기,

      첫 번째 전면 누드화인 〈승리자 큐피드〉를 주문하기도 했던 이야기는 이러한 점을

      잘 보여준다.

둘째, 카라바조가 그린 모든 그림을 다루며 철학, 종교 그리고 도상학적 분석을 통합하여

      서술한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매장〉을 설명할 때 잘 드러난다.

      "예수를 매장하기에는 지나치게 큰 묘석과 그 거대한 묘석을 기초로 다섯 사람이

      몰려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오라토리오 수도회와 성 필리포 네리의 정신이 새로운 교회의

      초석이 되어야 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는 내용이 그러하다.

셋째, 도판의 인쇄 화질과 편집이 우수하다. 판형도 일반 서적에 비해 다소 큰 편이고

      중요한 그림들은 종이에 크게 실려 세밀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다.
      또한 저자의 설명 흐름에 맞춰 도판 배열이 적절하게 배치되었다.(도판 배열이 엉망인

      서적들이 의외로 많다.)  

넷째, 한국인이 직접 저술한 책이라 문체와 서술이 쉽고 명확하다. 미술 서적 중에서는

      대중서를 표방하면서도 현학적으로 쓰인 글을 종종 접하게 된다. 
      이런 글을 읽다보면 '저자 자신은 자기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고는 있을까?'하는 생각이

      끝없이 밀려든다. 
      책을 쓴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자기의 주장을 전달하거나 생각, 지식 등을 알려주겠다는

      것인데 현학적인 글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이 책은 한국인이 직접 쓴 것이기 때문에 번역투에서 자유롭다.

      번역된 외국 서적들을 읽다보면 어색한 문장이 눈에 띄는데, 
      이는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책 읽는 속도를 더디게 만드는 요소다.


카라바조가 그린 종교화의 특징

카라바조가 그린 종교화에는 독특한 공통점이 있다. 성자의 죽음과 순교를 미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종교화에서는 뒷골목 거지들, 창녀들, 불량배들, 협잡꾼들이 모델로

등장한다. 그들은 그림 속 성 베드로, 성 요한, 성 제롬으로 나타난다. 
카라바조는 가난하고 버려진 이들을 데려다 술집과 뒷골목에서 성서 속 장면을 연출한다.
여기서 이런 물음이 생긴다. '왜 당시 정형화된 방식으로 미화된 종교화를 그리지 않았을까?',

'왜 밑바닥 인물들을 모델로 썼을까?'
그의 난폭하고 잔인한 성격을 중심으로 추측해본다면 그의 내재된 반골 기질 때문이

아니었을까?  다른 사람이 조금만 무례하게 굴어도 폭력을 일삼던 그가 과연 당시

정형화된 그림 방식을 고분고분하게 따랐을 리 없다고 본다. 
이런 기질이 위대한 작품을 만들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작품의 독창성과 영향력

카라바조는 테네브리즘을 통해 이전 화가들과는 차별화된 사실적이며 격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을 남겼다. 
〈예수그리스도의 태형〉이 좋은 예다. 이 작품과 유사한 주제로 다른 화가들의 작품들을 비교해본다면 그 차이는 확연하게 느껴질 것이다.

결론

카라바조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깊은 인상을 받아,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조망하고 싶은

독자가 있다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나에게는 올해 읽은 최고의 책 중 하나다.
이 책을 완독한 후 저자의 다른 책도 찾아보았는데 『엘 그레꼬』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관심 있던 화가라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절판되었다.

(도서관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언젠가 재출간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