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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령왕 - 백제의 영광을 되찾은 위대한 왕
이형인 지음 / 아카넷주니어 / 2013년 2월
평점 :
요즘 7살 막내 녀석이 즐겨 부르는 노래, '한국을 빛낸 백 명의 위인'을 듣고 있으면 백제와 관련한 위인은 딱 세 명이 등장한다.
백제 온조왕, 삼천 궁녀 의자왕, 황산벌의 계백.
백제가 고구려를 세운 주몽 동명왕의 아들이었던 온조왕이 남쪽으로 내려와 한강 유역에 세운 나라라는 사실은 몇 년 전 드라마를 통해 널리 알려졌지만 정작 우리가 알고 있는 백제는 위의 세 가지 이외에는 딱히 더 알고 있는 것이 없지 않나 싶다.
백제라고 하면 고구려, 신라 삼국 중 중국, 일본과 가장 활발히 교류했으며 일본에 선진 문물을 전해주어 일본 고대사를 밝혀준 은인의 나라라고는 알고 있지만 정작 어떤 문화를 꽃피웠는지에 대해서는 700년의 역사에 비해 알려진 것이 너무 없다는게 사실이다.
기원전 18년에 세워졌으며 마한의 54개 부족을 통합해 세운 나라.
고구려, 신라 삼국 중에서 가장 늦게 건국했으나 가장 먼저 전성기를 맞았으며 오히려 신라에 선진 문물을 전해주는 창구가 되었던 나라.
고구려, 신라 삼국의 역사는 역사를 알기 시작하는 아이들에겐 광개토대왕, 장수왕의 고구려, 동북아 최강의 나라 고구려와 맞짱 떴던 근초고왕,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의자왕, 황산벌의 계백의 백제, 그에 맞서 싸운 화랑 관창과 김유신, 김춘추, 선덕여왕의 신라는 삼국지의 유비, 관우, 장비와 조조의 이야기보다 더 흥미진진한 역사다.
우리나라의 고대사 연구가 신라에만 지나치게 치중된 게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참 많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이 가야와 인접해서 그런지 유독 궁금한 가야는 존재했으나 기록조차 별로 없는 옛날 이야기 속에만 존재하는 신화같은 나라가 되어버렸고,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던 백제는 어떤 문화를 남겼는지 조차 모르다니.
오히려 일본에 더 백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도 가져본다.
더구나 무령왕이 태어난 곳을 기리는 신사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는 이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일본에 대해 비난할 때가 많지만 이런 점에서는 오히려 부끄럽다.
삼국 중에서 백제에 대해 무척 궁금해하던 큰 아이를 위해 고서관에서 백제 관련 책을 찾으러 다닌 적이 있다.
그런데 아이들이 읽을 만한 쉬운 책은 거의 없고 그나마 있는 전문 연구서 수준의 책조차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내용에서 더 나아간 것이 없었다는 사실.
오죽하면 큰 아이가, '내가 궁금한 건, 백제나 가야의 문화나 역사인데 왜 백제에 대한 책이라고 하고선 백제는 몇 부분되지 않고 죄다 신라만 나왔냐'고 했을까?
아카넷주니어의 백제사 시리즈가 반갑다.
초등 대상의 역사서라고는 하지만 깊이가 그 전에 도서관에서 찾아 읽던 성인용 백제 관련 서적보다 내용이 더 알차다.
아이들 위인전이나 인물전을 읽어보면 사실에 근거하기 보다는 소설로 꾸며낸 이야기가 대부분이어서 몇 권만 읽고나면 내용이 거기서 거기다. 그러다 보니 읽는 아이들도 재미없어하지만 읽기를 권하는 입장에서도 참 곤란했다.
그런데 아카넷주니어의 ' 백제의 영광을 되찾은 위대한 왕 무령왕' 이 책은 좀 다르다.
인물전이지만 학술적인 근거가 확실한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역사적인 지식을 쌓는데도 참 유익하다.
특히 고대사 연구에 중요한 중심서인 '삼국사기'의 내용의 진위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무령왕릉에서 발견된 지석의 내용에 따르면 삼국사기의 기록이 옳다고 한다. 무령왕릉의 발견이 역사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중요한 또 다른 이유이다.
아카넷주니어의 '고대 왕국 백제를 찾아서' 시리즈는 공주, 부여 편과 서울 편, 충청,전라 편으로 나뉘어 각지역의 유적과 유물 그리고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고대 역사에 대해 초등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제작되어 초등 사회 교과서와 연계된 학습도 가능하다.
큰 아이의 시험이 얼른 끝나서 좋아하는 백제의 역사를 맘껏 읽을 수 있게 되길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