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주의보 탐 청소년 문학 9
야즈키 미치코 지음, 고향옥 옮김 / 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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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가 있다는 북한이 남한으로 쳐들어오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중2 때문이란다.

너무 막강해서? 아니면 천방지축 어디로 튈지 몰라서 인가?

 

우리나라 중학생들이 그렇게 무섭다면 일본의 중학생들은 어떨까?

문득 그런 궁금증이 생긴다.

 

여기 일본의 중학교 2학년이 한 명도 아니고 무려 38명이 등장하는 소설이 있다.

그것도 다 주인공으로.

 

'중학생 주의보'

일본에도 중학교 2학년이 무서운 모양이다. '주의보' 씩이나 발령된 걸 보면.

 

달콤한 꿈을 꾸던 가와구치의 잠을 깨우는 자명종 시계 소리, 아침 6시 47분.

시립제이중학교 2학년 3반 아이들의 하루가 시작된다. 꼭두 새벽부터 운동장을 달리고 있는 야구부 무코다, 학교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 정류장에서 짝사랑하는 소년을 훔쳐보는 와타세, 머리 모양이 맘대로 안되서 헤어드라이어와 씨름하는 구스노키.....

1교시 영어 시간, 영어 발음에 트라우마가 생겨 고통 받고 있는 스가와라, 2교시 미술 시간에는 아이들에게 괴롭힘 당하고 있는 우쓰미는 스케치북을 도둑 맞았다. 짝사랑하는 사토나카의 손을 그려주는 스기야마, 성적 때문에 고민인 히로세, 살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서 손목을 칼로 긋는 사토나카, 2학년 3반의 공식 왕따 우쓰미, 히토미를 짝사랑하는 요시무라, 제이중학교 짱 오기노.

아이들에게 관심은 많으나 업무가 바쁜 담임 기타무라, 수업이 끝난 방과후면 선생님으로 빙의해 블로그 꾸미기에 바쁜 이토, 여동생과 놀아주고 목욕시켜주며 저녁 시간을 보내는 이노우에.....

 

이 아이들의 하루를 들여다 보면 사실 특별 할 것도 없다.

엄마와 헤어져 살아야하는 아픔이 있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이 싫고, 머리 모양도 내 맘대로 안 되고, 이웃 학교  짱들은 맞짱 뜨자고 덤비고, 성적은 안 오르고, 친구들의 왕따가 무섭고, 그런 친구를 보면서 괴롭고.....

 

우리 아이들의 얼굴 그대로이다.

이들 중에 세상의 주인공이 아닌 아이들이 있을까?

 

특별할 것도 없는 책이구나 싶었는데 참 특별한 책이다.

어쩌면 가장 많은 주인공이 등장하고, 가장 많은 이야기가 릴레이로 이어지는 소설이 아닐까 싶다.

 

나도 중학생인 우리 아들의 교실을 들여다 보고 싶다.

모두들 어떤 얼굴을 하고, 어떤 사연을 가지고 오늘 하루를 보내고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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