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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정원 - 고대 그리스인들이 발견한 자기 발견 놀이터
울리히 코흐 지음 / 보누스 / 2015년 6월
평점 :
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728/pimg_7851691531248311.jpg)
미로를 무척 사랑한 소년이 있었습니다.
책장에 꽂힌 한 권의 미로 책을 만나면서였습니다.
그런데 그 책엔 이미 누군가가 선명한 펜으로 길을 찾아둔 것이었습니다.
소년은 부모님께 미로 책을 좀 사달라고 했습니다.
미로 같은 건 공부에 하등 도움도 안 될 뿐만 아니라 애들 낙서에 지나지 않는다며 부모님은 절대 사주지 않았습니다.
미로의 매력에 푹 빠진 소년은 도서관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러나 도서관에 있는 미로 책들도 집에 있는 책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미 누군가가 길을 찾지 못해 헤맬 독자를 위해 친절히 선명한 길을 표시해둔 상태였습니다.
소년은 결국 자기가 미로를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오늘, 그 소년은 한 권의 미로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바로 『미로 정원』입니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728/pimg_7851691531248313.jpg)
책에 바로 표시를 해버리면 다음에 다시 이 책을 보게 될 동생들을 위해 요렇게 복사해서 풀어주시는 센스.
다 아픔에서 나오는 삶의 지혜입니다. ㅎㅎ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728/pimg_7851691531248314.jpg)
하나의 미로를 푸는데 보통 30분 정도는 소요됩니다.
이런 건 역시 꼼꼼한 사람이 잘 풀어요.
제가 풀던 미로는 저기 있네요.
머리에 쥐나는 줄 알았습니다.
우와, 저걸 쉬지 않고 풀고 있는 우리 아들은 정말 대단한 집중력의 소유자 임이 확실합니다.
미로의 유래가 된 미노스 왕의 이야기를 하면서 오랜만에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추억도 해보았습니다.
미로, 그 길을 찾으려고 하는 자와 찾지 못하게 하는 자의 두뇌 싸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고, 동생처럼 시도도 해보지 않고 포기한 자, 막둥이처럼 몇 번 길을 찾다가 아무래도 미로를 잘못 만든 건 게 확실하다는 자, 두뇌를 혹사하며 끝까지 물고 앉아서 문제를 해결하고선 희열을 느끼는 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728/pimg_7851691531248315.jpg)
자신도 미로를 사랑하신다는 초등 2년 막둥이는 이게 제일 쉬워 보인다고 도전을 했습니다.
결과는 뭐, 중도 포기.
활동적인 몸놀이를 좋아하는 녀석에게 꼼짝 않고 집중해서 풀어야 하는 이런 미로는 좀 많이 무립니다.
처음 들어갔던 길이 막혀 되돌아오기도 하고, 꼬불꼬불 꼬인 길을 열심히 찾아갔더니 결국은 원래 위치로 되돌아오기도 하고, 확실히 잘못된 미로라 생각하고 포기했다가 잠시 쉬고 풀어보면 결국 길이 나오기도 하고, 도저히 풀리지 않아 거꾸로 길을 찾아보면 또 풀리기도 하고, 갈림길에서 어디로 갈지 갈등도 해보고....
『미로 정원』 속 미로를 풀면서 이 미로가 우리네 인생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
옥에 티 하나, 제본의 문제지만 양쪽 페이지를 가득 채운 미로의 경우 아무리 책을 펼쳐봐도 미로가 연결되지 않을 때, 이건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