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물푸레나무의 기억 북멘토 그래픽노블 톡 2
박건웅 지음, 최용탁 원작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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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선옥 작가가 『그 노래는 어디서 왔을까? 』를 출간한 후, 왜 아직도 광주를 쓰느냐는 물음에, 


"우리는 아직 5.18 광주에 대해 아무것도 쓴 것이 없다. 그 일에 대해 1/10, 1/100, 아니 손톱만큼도 이야기 한 것이 없는데, 사람들은 왜 5.18에 대해 마치 다한 것처럼 말하느냐?"

라고 대답했다.


우리에게 역사와 세상의 광기에 희생된 사람들이 있고, 그것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기록하고 끊임없이 재조명해야 하는 이유를 대변한 한마디라 생각한다.


세대가 바뀌고 백 년, 이 백 년의 시간이 지나도 기록되고 다시 해석되고 또다시 쓰고 또다시 해석해야 할 역사들이 우리에겐 아직 너무 많다.

5.18이 그렇고, 제주 4.3과 세월호와 천안함, 쌍용차와 제주 강정, 친일파들이 그러하고 위안부와 노근리가 그렇다.

그리고 국민보도연맹 학살도 그렇다.



네 살짜리 물푸레나무가 본 진기한 풍경.

학살.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말을 하고, 같은 생김새와 같은 음식을 먹지만 다만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쥐도 새도 모르게 골짜기로 끌려가 죽임을 당한 사람들.

그들에게도 분명 이름이 있고, 살던 곳이 있으며, 함께 한 가족들이 있었을 것이다.

돌아오지 못한 이들.

그 죽음의 처참함이 소 돼지의 죽음보다 낫다 할 것이 없다.

 

검은색 하나만으로 표현된 만화.

다양한 색을 동원하지 않아도 그 처참함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만화라기 보다 판화에 가까운 기법이다.

 

 

 

생명을 담은 푸른 물푸레나무 잎을 닮은 표지의 색이 아름답다.

책이 품은 잔혹한 죽음들과 비교돼 아이러니하다.



인간은 그 학살을 망각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네 살이었던 물푸레나무는 60여 년의 세월이 흘러서도 또렷이 기억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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