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려줘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2
A. S. 킹 지음, 박찬석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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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에 팍 꽂히는 책이 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김훈의 칼의 노래 첫 문장이다.

'하나의 유령이 유럽에 떠돌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칼 막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공산주의 선언의 첫 문장이다.


이 문장을 읽고도 그대로 책을 덮을 수 있는 강심장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미 그 문장에 심장을 빼앗겼으니까.


첫 몇 장만으로도 심상치 않은 무게감이 느껴지는 책이 있다.

그런 책은 미뤄두었다 읽기,

안 된다.

모든 일을 제쳐두고 지금 바로 끝을 봐야 한다.

나를 돌려줘 이 소설이 그런 책이다.


하고 싶은 게임이 줄을 잇고, 만나야 할 친구들이 줄을 섰고, 책보다 노는 것이 더 좋은 (청소년이니까 노는 게 제일 좋은 건 당연하지만) 청소년이라면 재미있는 책이라야 책 읽기를 도중에 멈추지 않고 한 권을 끝까지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독서근이 생겨야 두고 읽어도 좋은 책과 쉬이 만날 수 있지 않을까?


나를 돌려줘와 같은 청소년 문학이 필요한 이유다. 


리얼리티 TV프로그램 출신, 그것도 똥싸개라는 문제아의 좌충우돌 자기 인생 찾기 대소동이라는 소재 자체만으로도 시선을 끄는 작품이다.

게다가 소년의 일탈행동의 원인이 문제아 자신이 아니라 그 가족이었고, 그 해결책은 자신의 발목을 옥죄어온 가족을 끊어내는 것이란 결말에 시원한 통쾌함마저 든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도 가끔은 이런 상상을 해보지 않을까?


"나는 똥사개보다 더 나쁜 인생을 사는 사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똥싸개보다 더 도망치기에 좋은 이유를 가진 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똥싸개보다 더 울기에 좋은 이유를 가진 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한나 엄마한테서 온 문자메시지를 하나하나 보면서 나는 내가 이기적인 나쁜 놈이라는 걸 깨달았다."

--338쪽--


나만 세상에서 가장 불행하고, 나만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고 생각할 수 있는 시기가 청소년기에 한 번쯤은 찾아온다.

제럴드가 한나의 삶을 통해 깨달았듯이, 우리 아이들도 타인의 삶을 통해 자신의 삶도 살아볼 만하다고 깨닫지 않을까? 


"인생을 그렇게 내팽개쳐버리면 넌 결국 세계 최고의 루저가 되고 말 거야. 얼마나 시간 낭비냐?"

--255쪽--


왜냐고?

넌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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