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헤는 아이, 윤동주 햇살그림책 (봄볕) 1
반성희 그림, 우현옥 글 / 봄볕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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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잠자리에 누워 '별 헤는 밤'을 낭송해 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


 

네루다를 우러러보는 칠레가 참 부러웠습니다.

부러움을 넘어 배가 아프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잊고 있었습니다.

우리에겐 민족 시인 윤동주가 있는데.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 바로 윤동주이지요.

우리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는 그의 시가 참 아름답기도 하지만 독립운동을 하다 맞게 된 가슴 아픔 죽음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가 윤동주의 시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동요를 통해서입니다.


별을 사랑하는 아이야

달을 사모하는 아이야

이제는 날이 저물었으니 우리 모두 손을 잡고 집으로 가자

베게 맡에 무릎 꿇고 앉아서 무언가 기도하는 아이야

조그만 소원이 무언고 하니 장난감 자동차가 갖고 싶다네

산에 산에 사는 아이 산나물 먹고

바닷가에 사는 아이 물고기 먹네

뒤뜰에 풀잎들은 이슬 먹는데

별나라 아이들은 무얼 먹나요

별똥 먹나요 별똥 먹지요



아주 어렸던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 때 부르던 노래인데 윤동주 시인의 시였다는 사실은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후였습니다.

아이들이 자랄 때 제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서 함께 부르곤 했습니다.

지금 읽어도 참 아름다운 시입니다.

(물론 동요로 약간은 개사가 됐지만)


우현옥 작가가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를 아이들 앞으로 불러내 주었습니다.

바로 『별 헤는 아이 윤동주』라는 그림책으로 말입니다.


예전에는 위인전이라 불렸던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의 이야기는 책이 지나치게 두껍고 따분해서 어른들은 참 좋아하지만 고학년의 아이들도 참 읽기 싫어하고 머리 아파하는 책이지요.  

다행히도 요즘은 유치원 아이들이 초등 저학년 아이들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인물 이야기책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저는 우현옥 작가의 책은 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을 통해 먼저 알게 되었습니다.

잊고 있었던 깡촌에서 살았던 아득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도시의 아파트가 다 인줄 알고 자라는 아이들의 이야기 말고도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니, 아직도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작가가 있어 참 반가웠습니다.


우현옥 작가의 또 다른 책이기도 한, 고 김근태 선생님의 삶을 통해 배우게 되는 인권 이야기 「진실은 힘이 세다」를 읽으면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인물 이야기가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별 헤는 아이 윤동주』 이 책이 더 반가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잠자리를 펴고 베개를 턱에 받치고 막둥이 녀석과 나란히 엎드려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시인 윤동주의 시를 낭낭 읽어 봅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 빔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



 

가을이 아니더라도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들고 윤동주를 생각하며「별 헤는 밤」을  밤새워 읽을 수 있을 듯합니다. 


 

아 참, 칠레의 자랑이라는 네루다 보다  윤동주가 더 좋습니다.

백 배,

천 배,

아니 백만 배는 더 윤동주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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