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주인
나카가와 히로다카 글, 하타 코시로 그림, 조완제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좋았어!

얘들아, 우리 이번 가을엔 별자리 탐험 여행을 꼭 가자. 




아이들과 밤하늘의 별을 함께 세어 본 적이 있으신가요?

안타깝게도 저는 없는듯 합니다. 


아이들과 여행은 종종 다녔지만   나는 왜 한 번도 『나도 우주인』에 나오는 엄마, 아빠 처럼 이렇게 해보질 못했을까?

『나도 우주인』을 읽고 나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더 늦기 전에 나도 아이들과 별자리 보러 여행 가고 싶습니다.

 

 

 

 

 

같은 1월에 태어났지만 큰 아들은 솔직하고 똑똑한 엘리트 기질을 타고난 물병자리, 막내는 매사에 신중하고 철저한 완벽주의 염소자리,  감수성이 풍부하고 친절한 물고기자리의 둘째의 별자리는 과연 밤하늘 어디에 있을까?

모든 별자리의 중심 북두칠성, 영어 알파벳 W를 알아야 찾을 수 있는 카시오페이아, 별자리 중에서 가장 찾기 쉬운 네모 속 세 개의 별 오리온자리, 신화 속 날개 달린 말 페가수스, 밤하늘의 거대한 십자가 백조자리, 그리고 또.....

북두칠성이 왜 밤길을 잃은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고, 뱃사람들의 나침반이 되었는지, 오리온이 별자리가 된 사연과 별자리를 둘러싼 동서양의 전설과 신화를 이야기하며 내 생일에 맞는 나의 별자리를 찾아보기만 해도 우리 아이들과 밤을 꼴딱 새워도 시간이 부족할 듯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요즘 도시에선 환경오염으로 별 보기가 진짜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 되어버렸네요. 진짜 별이라도 보려면 공기 맑은 산골로 찾아가지 않는 이상  몇 개 정도의 별은 볼 수 있어도 별자리로 본다는 게 힘들어졌지요.


제가 어렸을 땐 여름날 평상 위에 누워 모깃불 사이로 보이는 밤하늘을 바라만 봐도 하늘 한가운데로 흐르는 별의 강인 은하수며 쏟아질 듯이 무수히 많던 별들 때문에 밤하늘이 환해지고 책에서 본 천칭자리, 전갈자리, 북두칠성이 아니어도 내 맘대로 별자리를 실컷 그려볼 수 있었는데,  도심 속에선 아무리 구름 없는 맑은 밤하늘을 올려다봐도 눈에 보이는 별이 열 개나 될까 말까 합니다.

 

『나도 우주인』 이 책의 이야기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갑니다.

스스로 빛을 내는 항성 태양계와 태양의 빛을 반사해 빛을 내는 지구와 금성 같은 행성들로 이루어진 태양계를 벗어나 은하계가 있고 그 안에는 태양과 같은 항성이 2000억 개가 있고 그런 은하가 1000억 개가 있으니까 지구는 정말 작고도 작은 존재라고 말합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서로 싸우고 시기하면서 100년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 것일까'하는 철학적 물음을 저 자신에게 그리고 아이에게 던져 봅니다.)  


그럼 ​끝을 알 수 없는 우주 속에서 우리 지구인 말고 다른 우주인이 없다고 말할 수 없겠지요? 

그럼 우주인을 만나면 뭐라고 인사할까요?


"안녕? 나는 우주인이야!"


책을 덮으면서 우리 아들들이 지금보다 더 커서 엄마, 아빠랑 하늘 한 번 같이 쳐다볼 시간이 없어지기 전에 얼른 별 보러 가야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왕은실, 오문석의 실전 캘리그라피 - 고수에게 제대로 배우는
왕은실.오문석 지음 / 길벗 / 201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도 요즘 캘리그라피 열풍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잡기에 워낙 둔하다 보니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도록 취미라고 이름 붙일 만한 아무것도 없더란 말입니다.

사실 오래도록 서예를 배워보고 싶었지만 돈버는데 쫓겨 시도조차 못해 봤습니다.


이러다 아무 것도 해보지 못하고 나이만 더 들겠다 싶었는데 우연히 캘리그라피를 배울 기회가 생겼지요.

이게 배워보니 은근히 중독입니다.

그래서 취미로 삼아보려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시나 글귀를 나만의 글씨로 적어 본다!"


얼마나 매력적인 일입니까?


문화센터에 등록을 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선생님께 배우고 집에서 복습해보지만, 생각만큼 솜씨가 늘지 않는다는 게 문제입니다.

마음은 앞서고 손은 안 따라주고, 더딘 진도에 마음이 급해지니 짜증은 늘어가고....


천 번을 써야 한글자라고 했던가요?

집에서 꾸준히 연습하려고 책도 찾아보고 유투브 동영상도 찾아보며 도움을 구할 수 밖에요.

그런데 두고 배우기엔 뭐니뭐니 해도 책만한 게 없습니다.

 

 

 

 

 

사실 왕은실 작가의 책은 이 책을 만나기 전에 『좋아 보이는 것들의 비밀 캘리그라피』로 먼저 만났다.

생초짜가 입문서로 보기엔 과하게 어려운 책이라서 나중에 많이 배우게 되면 그때 다시 보는 게 좋겠다 싶어서 좋은 눈요기로 만족해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번 책은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도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씌여진 책이네요.



한 권이 실전편과 직접 캘리그라피 작가가 되었다 생각하고 실습해 볼 수 있는 프로젝트편으로 나누어 두 권되고.

실전편에선 선긋기부터 시작해서 글씨 쓰는 속도와 필압에 따라 글씨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를 상세히 설명해 두었습니다.


 

 

좀 어렵다, 감이 안 잡힌다, 책만 보려니 지루하다 싶을 땐 조기 위에 있는 큐알 코드를 딱 읽어주면 동영상으로 배울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선 하나도 그냥 그어지는 게 아니네요.

 

 

 

 

 

 

 

캘리그라피는 글씨를 멋쓰럽게 쓰는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글자 배치 디자인이 중요하다고나 할까요.

최대한 공간이 비어보이지 않게 디자인 하는 방법도 상세히 소개되어 있습니다.

 

 

 

 

 

 

 

드디어 나도 캘리그라퍼가 되어 제품에 나만의 글씨를 써넣어 보는거지요.


붓만을 이용하지 않고 나무 젓가락이나 붓펜 같은 다양한 도구를 이용한 글씨 쓰기도 배워 볼 만 합니다.


참, 캘리그라피 배울 때 가장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도구가 붓펜인듯한데 붓펜으로 쓰기에 대한 설명이 좀 더 추가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어쨌거나 이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나도 저 청주 작품 하나 남길 수 있도록 연습 또 연습에 매진 해 볼려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 만에 만드는 첫 번째 매듭팔찌
김유미 지음 / 책밥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루 만에 만드는 첫 번째 매듭 팔찌?

노노노~~

십 분 만에 뚝딱 만드는 팔찌입니다.


요렇게요.

 

 

 

 

 

내 인생 첫 번째로 만든 팔찌 면 좋겠지만, 그건 아주 어린 시절 들판에 핀 토끼풀로 만든 팔찌에게 양보하고, 대신 두 번째 자리에 당당히 등극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어깨가 으쓱해지네요.

 

 

 

 

 

저희 작은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만들기 프로그램을 많이 하다 보니까 요새 아이디어가 고갈 상탭니다.

그때 '하루 만에 만들 수 있는 팔찌'란 제목이 눈에 딱 띄더라고요.

하루 만에 만들 수 있다면 우리 아이들과의 수업에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책을 딱 펼쳤는데......


윽, 이거 사진만으로는 완성도가 너무 좋아서 정말 초보자가 할 수 있는 거 맞나?

 

 

 

 

결국 우리 도서관 만능 봉사자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지난겨울 목도리 만들고 남은 털실을 소환해서 요렇게 실을 왔다 갔다 꼬아주면.

요렇게 완성이랍니다.


음, 쉽네~~~

 

 

 

 

 

그래서 따라쟁이 저도 하나 만들어 봤습니다.

요렇게요.


그런데 너무 작아요.

몇 번 더 꼬아야 되는데 성질이 급해서....


정식으로 팔찌를 만들려면 실이나 니퍼 같은 몇몇 재료가 필요합니다.

만들기 난이도에 따라  별이 매겨 있으니까 초심자는 난이도가 쉬운 것부터 따라 하면 좋겠네요.

그런데 왜 첫 작품부터 별이 세 개, 네 개인 작품이 나와서 당혹케 하는지는 조금 의문입니다.


자, 이번 가을에 도서관 아이들 팔목에 자기가 만든 팔찌 하나씩은 차고 다니 게 해볼까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할머니의 여름휴가
안녕달 글.그림 / 창비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도 할머니가 되면 『할머니의 여름휴가』 속  할머니처럼 요렇게 이쁜 휴가를  보내고 싶어요.


​20여 년 만의 폭염이라고 했던가요?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휴가는 그곳이 바닷가였든 계곡이었든 수영장이었든 물속에서 절대로 나오고 싶지 않은 여름이었습니다.

수박을 무진장 좋아하는 우리 집 녀석들은 수박을 입에 달고선 에어컨 바람 앞에서 절대 떠나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수박만 보면 안녕달 님의 수박 수영장이 떠올라 피식피식 웃음이 절로 났는데, 올여름 출간된 『할머니의 여름휴가』는 웃음보다는 제겐 반성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나이가 들고 힘이 없어서 자식들의 휴가에 함께 하지 못하는 게 아니구나!'

'어쩌면 더 간절히 가고 싶은 게 아닐까?'


쓸쓸하기까지 한 할머니의 작은 옥탑방과 대비되는 바닷가 풍경들.

누런 똥강아지 메리(이름과 생김새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와 고장 난 선풍기, 텔레비전이 친구인 할머니의 옥탑방 풍경은 쓸쓸하기 그지없습니다. (우리 아이들 할머니, 할아버지도 이런 쓸쓸한 날들을 보내고 계시겠지요.)

그때 찾아온 손주가 휴가 갔던 바닷가에서 주워온 선물, 뿔소라는 그냥 소라가 아니라 바로 마법의 소라입니다.

이 소라를 따라 들어갔더니 멋진 바다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바다 소리를 들려주던 뿔소라는 현실과 마법의 세계를 넘나드는 비밀 장치인가 봅니다.

 

 마법의 세계를 발견한 할머니가 헐렁하고 낡은 할머니 표 원피스를 휘리릭 벗어버리고 핑크빛 수영복을 갈아입는 순간, 할머니는 변신합니다.

쨍쨍한 햇볕을 받으며 물개들과 온몸을 앞뒤로 뒤집어 가며 선탠도 하고, 갈매기들과 사이좋게 수박도 나눠먹고(와우 수박에 한눈이 팔린 갈매기들의 눈초리가 무섭습니다.), 흰머리 날리며 바닷바람도 맞으며 멋진 휴가를 보냅니다.

손주가 선물한 소라 너머의 바닷가에서  페이지마다 숨은 그림 찾기 하듯이 숨겨진 작가의 장난기 가득한 그림은 수박 수영장의 기발함에 이어 또다시 감탄하고 말았습니다.

색연필로 대충대충 그린 듯한 그림이지만 할머니가 보고 계신 텔레비전 화면이며 아이의 표정까지 허투루 볼 게 하나도 없습니다. 

몇 년 간의 여름휴가를 우리도 『할머니의 여름휴가』에 나오는 엄마처럼 아이들만 데리고 다니다가 올해는 마음먹고 아이들 외 할아버지를 모시고 다녀왔습니다. 즐거운 볼 거리, 먹을거리, 특별한 즐길 거리도 없지만 조용히 쉬다가 오는 것이 다인 휴가였지만 그저 아이들 노는 거 보는 재미, 자식들 속닥이며 이야기하는 거 보는 재미,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맛있게 먹는 거 지켜보느라 그저 흐뭇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저렇게 행복해하시는데 왜 진작 그걸 못해 드렸나 반성했지요.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까 책 속에 나오는 며느리의 모습이 딱 나의 모습이더란 거지요.

더 마음이 아프고 후회가 됩니다.

 

참, 아이들 그림책 보면서 반성해보기도 오랜만입니다.

이러니 그림책이 아이들만의 책이라 말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어른에게도 따뜻한 감동을 주는 책으로 강력 추천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엄지영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술이 진보한 만큼 세상은 편해지고 빨라졌는데 사람들은 왜 더 바쁘고 더 정신없는 것일까?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나는 진정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내일 행복하기 위해 오늘의 행복을 희생하는 것이 정말  옳은 것인가?


 

"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 이따금 말에서 내려 자신이 달려온 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한다.

행여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까봐 걸음이 느린 영혼을 기다려주는 배려였다."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중에서-

한번쯤  인디언들 처럼 나도 내 삶을 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없는 것일까?


왜 나는 바쁘기만 한 것일까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닐까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해지려면 게을러 지라고했다.

과연 우리에겐 게으를 수 있는 권리는 없는가


"이게 다 네가 느린 덕분이란다. 만약 네가 토끼처럼 날쌔고, 뱀같이 미끄러지듯이 움직인다면, 아마 그 장면을 놓치고 말았을거야."

                                                                                                                                                                --54쪽--


'지금 내가 잃어버린 것이 과연 무엇인가? '를 생각하게 한다.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는 1989년 살해당한 자신의 친구 환경 운동가 치코 멘데스를 기리는 장편 『연애 소설 읽는 노인』로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부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루이스 세풀베다의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 『생쥐와 친구가 된 고양이』에 이은 세 번째 동화다.

 

라틴 아메리카 문학이 주제가 무겁고 난해한 작품들이 많지만 그의 작품들은 그런 부담을 갖지 않고 읽을 수 있어 좋아하는 작가다.


담백한 동화 한 편 혹은 '느리기만 한 어느 달팽이의 성장담' 정도로 생각하며 '두께만큼 가볍게' 읽기 시작했으나 결코 '가볍지 않은 깨달음'을 준 루이스 세풀베다,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역대 방학 중에서 가장 게으른 방학을 보내고 있는 우리집 세 녀석들도 함께 읽어보길 바라는 맘에서 잘 보이도록 책장에 꽂아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