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전쟁 - 세계 경제 패권을 향한, 최신 개정판
왕양 지음, 김태일 옮김 / 평단(평단문화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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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이후 장기 상승세를 보이던 환율 추세가 소폭 꺾이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상승해 지난 7월말엔 달러당 1400원을 터치하는가 싶더니, 최근 한달새 꾸준히 하락해 1325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메르님의 블로그에서 언급된 것처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대한 기대감, 파월의 금리인하 인정 발언에 힘입은 세계 경기 연착륙 확률증가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사실 명확한 건 잘 모르겠다. 그간 경제공부를 꾸준히 해왔다고 자부하지만 환율은 보고 또 봐도 너무 어려운 것 같다.

이번에 읽은 책은 '환율전쟁'이란 책이다. 그동안 읽었던 금리나 환율 등 거시경제에 대한 책은 대체로 저자가 서구권 인사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책의 저자는 중국 칼럼리스트라고 해 호기심이 생겼고, 10여년전 출간된 책의 재출간판이라고 해 더 흥미가 생겼다.
저자는 화폐의 정의로 책을 시작한다. 화폐의 가치와 공급, 무역과 교환에서 결정되는 환율, 고정환율제와 자유변동활율제 등 4가지 환율제도, 정부가 조절하는 정책 3가지 등 환율에 대한 기초지식들을 소개한 뒤, 고대로부터 근대까지 이어져 온 다양한 환율전쟁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역사책속엔 많은 제국들이 융성하고 또 스러져간다. 그 과정에서 항상 주목받는 것은 군사력, 기술력 등 외적으로 보이는 국력이며, 한발짝 더 나아가도 정치나 제도, 종교 위주로 서술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경제력의 경우 단지 돈이 많다 적다 정도로만 표현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반면 이번 책에서는 잘 알려진 근현대의 브레턴우즈 체제, 소로스의 파운드 공격과 아시아 외환 위기 뿐만 아니라 송, 원, 청나라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고대 국가들의 경제와 무역, 외환에 대해서도 상세히 소개해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사이에 둔 힘겨루기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다루어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환율 외에도 채권과 금리간 상관 관계, 금과 은의 교환 비율이 각국의 무역과 역사에 미친 영향, 환율과 관련된 여러 경제학 법칙 등 지식을 쌓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경제에 관심 있는 분들께는 꼭 한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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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이 멈춘 시대의 투자법 - 부의 불평등을 따라잡는 시간X투자의 법칙
김경록 지음 / 흐름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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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년간 회사에서 몇가지 변화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수십년간 DB형으로 일원화되어있던 회사 퇴직금 운영방식에 DC 형이 도입된 것이고, 또 하나는 희망퇴직을 대거 시행한 것이다. 이에 주위 많은 분들이 퇴사를 하게 되면서 예상치 못했던 작별에 나를 포함 많은 사람이 아쉬워하기도 했다.
한편 시간이 흐르다보니, 이 두가지가 미묘하게 또다른 변화를 이끌어냈다. 많은 사람들이 퇴직이 먼 일,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막상 예상퇴직금을 열어보니 90년대 선배들이 얘기하거나 뉴스에 나온 내용과는 달리 노후에 무언가를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임을 깨달았던 것이다. 회사에 내 노후를 맡기면 안되겠다는 인식이 팽배해졌고 마침 부동산 폭등, 코로나 이후 상승장 등 달아오른 자산시장 분위기와 맞물려 많은 사람들이 대거 DC형으로 이동했다고 들었다.

그럼 올바른 노후준비를 위해선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이에 처음부터 끝까지 솔루션을 제시해줄 만한 '성장이 멈춘 시대의 투자법'이란 책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을 역임한 분으로 그는 이번 책에서 저성장, 노령화 및 인구감소 등 지금까지와 다르게 펼쳐질 미래 변화를 고려해 어떻게 자산을 지키고 불려 노후를 준비해 나갈지 해법을 제시한다.
책은 총 10장으로, 전반부에는 앞으로 우리가 겪어야 할 미래, 고령화와 인구구조 변화를 먼저 겪은 주변국들의 사례 등을 바탕으로 노후준비의 필요성과 복리에 기인한 빠른 투자의 중요성, 안전한 자산 관리를 위한 포트폴리오 분산 등 노후준비에 대한 필요성, 인식의 재고 등에 대해 다루며, 후반부에는 생애자산주기에 기반해 노후에는 인컴이 중요하며, 여러 자산군 중 세제혜택 등을 고려해 연금이 가장 우수한 노후자산임을 주장한다. 이어 가장 관리가 용이한 운용상품으로 금융상을 들고, ETF, 펀드, 리츠 등에 대해 설명한다.

지금까지 연금에 관한 책은 종종 보아왔지만 '노후준비'라는 관점에서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체계적으로 잘 정리한 책은 드물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현재는 개인연금과 IRP는 납입을 일정기간 중단한 상태인데 이번 책을 읽고 다시 재개해야겠다고 느낄정도로 설득력 있었던 것 같다. 월급쟁이 직장인이라면, 사회 초년생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큰 도움이 될 책이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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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 - 지금 가까워질 수 있다면 인생을 얻을 수 있다
러셀 로버츠 지음, 이현주 옮김, 애덤 스미스 원작 / 세계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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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굉장히 재밌게 읽었다. 분량으로나 지어진 시대로 보나 굉장히 딱딱하고 지루할 것 같았는데, 예상과 달리 여러가지 예시와 함께 쉬운 설명으로 노동, 재화, 자본, 생산성, 국부, 중상주의, 국가재정, 세금 등 굉장히 광범위한 주제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잘 서술되어 있었다. 특이한 것은 번역이나 해제가 잘 되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오래전에 지어진 저작임에도 최근 나온 책처럼 어색하지 않았다. 그렇게 애덤 스미스에게 큰 흥미를 느꼈고, 그가 남긴 '도덕감정론'이란 책이 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책은 그 도덕감정론을 현대에 맞게 풀어쓴 '내 안에서 나를 만드는 것들'이란 책이다. 저자는 '가격의 비밀' 등을 쓴 경제학 교수로, 한 동료 교수가 저자가 매주 방송하는 팟캐스트에서 애덤스미스의 '도덕감정론'에 대해 ㅁ 한 제안에 응해 책을 읽었고, 책에 푹 빠져들게 되면서 이번 책을 펴내게 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애덤 스미스가 정의한 이기심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자기중심적인 이기심이 아니라 우리가 타인에게 무엇을 해주었을 때 타인이 답례로 무언가를 되돌려준다는 전제하의 이기심이라고 주장한다. 이어 사람이 가장 신경쓰는 존재는 자기자신이라며 공정하게 나를 관찰하는 '공정한 관찰자'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내 입장뿐만 아니라 '공정한 관찰자'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때, 내 관점과 관찰자의 관점이 일치하는 삶을 살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부와 명예, 권력을 좇는 길보다 지혜와 미덕을 좇는 길이 더 나으며, 스미스조차 친구로서, 아들로서, 선생으로서 모두 훌륭한 사람이었고 지혜롭고 도덕적으로 행동해 사랑받았음을 되새긴다.

책을 읽는 내내 시종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의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읽으며 느꼈던 감동을 다시 느꼈다. 세월이 흐를수록 돈, 명예, 권력이 빛나는 사람이나 기회를 마주할 일이 많이 생기며, 그 매력에 저항하기 힘들어지는 것 같다. 그 또한 나쁜 건 아니지만 나는 내 '공정한 관찰자'가 생각하는 대로 내 길을 가면 그 또한 의미있는 것이 아닐까?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만났다. 모든 분들께 강력 추천한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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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니블렛의 신냉전 - 힘의 대이동, 미국이 전부는 아니다
로빈 니블렛 지음, 조민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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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신문에서 안미경중이란 용어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말의 줄임말이었다고 하는데, 미국과 중국 양 강대국이 다각도로 충돌하는 과정에서 실리를 꾀하고자 하는 고민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에는 미국, 일본과 급격히 가까워지는 모양새인데, 이 과정에서 찬성하는 시선도 있지만 일본 등과의 지난 관계로 인해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한편 펜타곤 출입기자가 쓴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란 책을 읽고 왜 한국은 우리의 맹방이면서 전세계에서 피를 흘리며 격전을 벌이는 우리를 돕지 않는가? 라고 생각하는 미국내 일부 목소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다. 우리 내부적으론 역사적으로나 관계적으로 우리 나름의 고충이 있는 반면, 밖에서는 그걸 고려하지 못하기에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 자국의 위기를 위해 때로 갑자기 제재를 가해오는, 경제적으로 밀착한 이웃나라와 친하게 지내왔지만 조금 멀리 사는 이웃이 팔짱을 끼고 이를 바라보는 상황속에서 우리는 어떤 스탠스를 취하는게 좋을까. 이에 대해 국제 정치외교가 전문가의 조언이 가득담긴 책이 출간되었다고 해 읽어보았다.
저자는 영국 채텀하우스 소장을 15년간 역임하고 현재도 전략자문회사에서 고문을 담당하고 있다고 한다. 채텀하우스는 영국 왕립 국제 문제 연구소로 1920년 설립된 싱크탱크라고 한다. 런던에 위치하고 있으며 국방, 안보, 경제, 무역, 지정학 등 국가와 사회 운영 전반에 대해 연구하며, 전세계 많은 기관과 언론이 주목하는 영국 최고 권위의 싱크탱크라고 해 기대가 되었다.

저자는 미국이 유일 강대국이며 세계화에 의해 전세계가 번영했던 그간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보는 듯 하다. 모두가 잘 알다시피 중국이 그 패권을 위협하고 있으며, 이는 많은 사람이 오해하는 것처럼 시진핑 개인의 권력욕망에서 비롯된 것 뿐만이 아니라 중국 자국의 안녕을 위해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음을 지적한다. 이어 그간 움츠리고 있던 러시아가 다시 부상하며 중국과 연대를 구성함으로써 신냉전의 시기로 접어들었고, 이로써 지정학적 주요관심 축이 유럽과의 대서양 중심에서 태평양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인도 등 비동맹 세력들도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들의 이익을 주장하는 요즘, 생존을 위한 다섯가지 규칙을 제언한다.

저자는 태평양의 민주주의 국가간 동맹,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는 오바마 대통령 시절부터 논의되온 것이라 어찌보면 새로울 건 없다. 하지만 중국-러시아 축에 맞서 축이 이동했다는 지적 등은 최근 우리나라와 미-일, 필리핀 등 태평양 근해 국가들이 급속히 가까워지는 추세나 멀리 있어 지정학적으론 연관이 적을 것 같았던 NATO에 우리나라 대통령이 참석하는 최근의 정세와 궤를 같이 한다. 이와 더불어 유럽중심의 G7에 호주와 우리나라가 참여해 G9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 등 여러가지로 선진국으로 진입한 우리에게 책무를 지우고자 하는 글로벌 분위기가 느껴져 머리가 굉장히 복잡해졌다. 냉정한 외부의 시선을 참고해 볼 수 있는 이번 책을 적극 추천한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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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걷다, 모던 서울 - 식민, 분단, 이산의 기억과 치유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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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년시절을 부산에서 보냈다. 부산도 대도시이건만 번화가가 아닌 끝자락에서 자라 굉장히 고즈넉하고 조용한 동네였고, 조금 나가면 바다가 있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서울로 이사를 왔지만 추억이 가득한 그곳에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다행인지 이전 회사에서 부산으로 출장을 자주 갔었고, 출장 간김에 그 꿈을 이뤘다. 아버지랑 다녔던 목욕탕이나 구멍가게, 컴퓨터 학원 등을 찾아보았는데 없어진 곳도 있었지만 건물과 풍경은 그대로였다. 재밌는건 옛날 살던 집에서 학교까지 추억을 곱씹으며 걸어보았는데, 어렸을때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은 등교길이 15분도 안걸리는 짧은 길이었다. 수십년이 지났는데도 그대로인 그길을 마음에 다시 고이 담아, 새로운 추억을 담아왔다.

가끔 곳곳을 지나며 건물을 보다보면 예전 모습이 궁금할때가 있다. 묵묵히 말없이 서있는 건물들이건만, 저 건물은 왜 저기 서있을까. 어떤 시간과 사람들을 보아왔을까 궁금하다.
이번 책은 서울 곳곳에 남겨져 있는 역사를 따라가보는 '모던 서울'이란 책이다. '시간을 걷다' 란 부제 안에 '식민, 분단, 이산의 기억과 치유'란 주제가 담겨 있어 어떤 의미일지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겼다.

책은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일제시대 경성의 공간을 소재로 광교, 화신상회, 종로타워, 낙랑팔라 등 그 시대의 모습을 그려내는 한편 음울했던 사람들의 삶을 유추해본다. 이어서 민주화 운동 등에서 큰 역할을 했던 기독교와 거점이 되었던 교회들, 식민지 자본화의 첨병으로 육성되었던 용산과 영등포의 과거와 오늘, 독재시절 중앙정보부와 관련된 남산, 전태일과 평화상가 등 우리나라 근현대사속 아픔이 서려있는 서울 곳곳을 그때의 이야기와 함께 돌아본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이야기와 함께 근대 서울 곳곳 또는 현재의 그곳을 사진으로 생생하게 보여주며 그 의미를 되새긴다는 점이다. 교회, 신문사, 은행건물, 박물관으로 변한 건물뿐만 아니라 골목, 공장건물 등 역사속에서 주목받지 못한 다양한 건물과 함께 그곳에 서린 역사 한켠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식민지배와 독립운동, 이념갈등과 남북분단, 독재와 민주항쟁에 관한 이야기들을 따라가다 보면 지독히 무심한듯 서있는, 평범한 벽돌건물들마저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한편 저자들의 전공이 '통일인문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이라 궁금했는데 책을 읽고보니 어떤 학문인지 대략적으로 이해가 되었다. 건축과 우리역사, 근대사에 관심이 많다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이번 책을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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