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인생에 변명하지 말자. 한 번만 산다는 것은 다르게 말해 한 번만 죽는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는 무시하고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목표를 다시 정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불가능은 없다. 간절함, 그리고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을 가지고 지금 결단해라.

내 삶이 크게 바뀐 터닝포인트 중 하나는 중학교 때 미우라 히로유키의 《플러스 사고》라는 책을 읽은 것이다.

예상치 못한 때에, 예상치 못한 책이 인생을 크게 변화시키기도 한다.

순수했던 나는 책의 내용대로 살아보기로 했다. 인생을 항상 플러스 사고로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다.

시련이나 고난을 이겨내는 긍정의 힘, ‘회복탄력성’은 다른 게 아니다. 플러스 사고가 바로 회복탄력성이다.

플러스 사고는 긍정의 힘을 인식하고 긍정적 사고를 습관화하는 것이다.

스스로가 운이 좋고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음을 확신하며 ‘할 수 있다’,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론다 번의 《시크릿》에서 소수의 지도자들만 알고 있었다는 놀라운 비밀도 다름 아닌 ‘끌어당김의 법칙’이다.

우리가 하는 생각에는 ‘끌어당기는 힘’과 ‘주파수’가 있으며, 어떤 것을 생각하면 그 생각이 우주로 전송되고, 이는 자석처럼 같은 주파수에 있는 것들을 끌어당긴다는 것이다.

무엇을 끌어당길지는 전적으로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경제학이나 사회학에서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라는 표현이 있다.

미래의 상황에 대해 특정한 기대를 갖는 것만으로 그 현상이 실제 일어난다는 것이다.

말이 뇌를 바꿀 수 있다》 저자인 마크 월드먼과 앤드류 뉴버그에 따르면 "No"라는 말은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의 분비를 촉진한다.

반면에 "Yes"라는 말은 도파민을 분비시킨다. 도파민은 행복감을 만들어내는 호르몬으로 긍정적인 태도를 강화해준다.

불가능이 없다고 믿는 사람에게 불가능은 없다.

현실이 어떠한가는 중요한 게 아니다. 당신이 믿고 있는 바가 무엇인지가 중요하다.

긍정적 착각이 살아가며 겪는 실패와 좌절을 이기는 힘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모습과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믿음을 가져라. 그것이 현실과 부합하든, 착각에 불과하든 중요한 건 긍정적인 믿음을 갖는 것이다. 미래는 당신이 믿는 대로 될 테니까.

성경이나 원효대사의 해골물 이야기, 론다 번의 《시크릿》이나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이 이야기하는 주제는 모두 일맥상통한다.

늦게 피는 꽃은 있어도 피지 않는 꽃은 없다’는 말입니다.

언젠가 꽃을 피울 것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세요. 자신감은 자기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생깁니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다. _ 자동차 왕 헨리 포드

초등학교 2~3학년쯤 일생을 관통하는 비관론적 성향이 굳어진다"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10세 이전에 긍정적 착각의 힘을 길러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엄마의 긍정적인 말이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심어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끊임없는 지지와 이해가 긍정적인 마음을 불러오는 데 최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다른 사람의 칭찬도 중요하지만 나 자신의 언어 습관도 중요하다.

네게 해결할 수 있는 용기를 줄 거야. 올 이즈 웰(All is well)!"

우리는 반드시 다시 행복해진다.

삶의 순간은 어디서 어떻게 연결될지 알 수 없다.

매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그 점이 이어져 선이 되고, 면이 되고, 나중에는 멋진 그림으로 바뀔 것이라는 믿음이다.

꾸준히 노력하고 준비하는 자만이 찾아오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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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산책하듯
김상현 지음 / 시공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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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산책을 즐겨하던 때가 있었다.

홀로 산책했던 것은 아니고 친했던 사람과 걸었는데,

인생에 대해, 나에 대해, 추억에 대해, 꿈에 대해 이야기 했었다.

보통 내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쏟아내면 상대방이 잠잠히 들어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저자와 함께 산책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잠잠히 듣는 입장이 되었다.


나와 다른 것이 정말 많은 사람이지만

조용히 그의 생각과 인생을 들어보니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고,

생각지도 못했던,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있었다.


표지에 사용한 색을 책 내지에도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책의 느낌이 딱 그렇다.

들뜨거나 설레기보다 차분하고 담담하다.

나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그저, 언제든 기억하고 찾아가기 쉽게 만들어 주는, 나의 시간을 기록하는 ‘페이지 번호‘이니까.

한 없이 다정하고 따뜻했던 나의 아빠이자, 살아남기에는 너무 약했던 불쌍한 한 사람이 결국 나의 일부인 것은 부정할 수 없으니까. 나 아빠 아들이잖아.

어쩌면 내가 없는 것이 너의 남은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사실 말도 안되는 생각인데, 참 신기한 게 그 순간은 꽤 그럴듯하게 보인다는 거야.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아. 너는 내 아들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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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창업을 한다는 게 현실이었다.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감, 취업에 대한 막막함, 다가오는 퇴직 등 사람들의 고민은 결국 ‘나도 장사나 해볼까?’로 귀결되며 수많은 어쩌다 사장들을 낳는다.

떠밀리듯 시작하니 오랜 준비 기간도, 그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 하물며 애착도 없이 창업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렇게 안일하게 창업한 가게 대부분이 험난한 레드오션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쓸쓸히 폐업을 맞이한다.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 최저임금 노동자보다도 수익이 적은 자영업자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 명동과 강남 같은 메인 상권도 권리금을 없앨 정도로 자영업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보다는, 백종원 씨, 홍석천 씨 같은 ‘장사의 신’들의 성공 사례에 더 집중한다.

나는 자존심이 세고 자기애가 강한 편이다. 그런 내가 가뜩이나 도피성 창업으로 자괴감을 느끼는 것도 모자라, 패배자로 인식되어 남들 안줏거리가 되는 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싫었다.

참담한 상황을 간절함으로 하루하루 극복하는 것이다.

창업 후 1년 이내에 폐업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어쩌면 나는 창업을 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가게가 열려 있으면 커피를 마시고 싶은 손님들이 알아서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픈만 하면 창업과 관련된 준비는 모두 끝난 것이고, 이제부터 매일매일 손님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창업의 진짜 시작은 오픈하고 나서부터였고, 매일매일을 시작과 같은 자세로 임해야 했다.

장사가 안되면 생계와 관련된 걱정으로 가장 힘들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자신이 노력한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외면당할 때 느끼는 비참함도 무시할 수 없다.

애석하게도 장사가 안되는 건, 외부 요인보다는 내 가게의 문제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

자신만만하게 카페를 차려놨는데 이제 와서 보니 총체적 난국 그 자체였다. ‘아니, 단 며칠만으로도 이렇게 잘 보이는데, 왜 준비할 때는 몰랐지? 뭐에 씌었던 게 분명해.’

땜질한 배는 언젠가 반드시 가라앉기 마련이다.

작지만 강한 가게들을 봐도 그들이 철저한 사업 계획서를 바탕으로 창업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반드시 놓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콘셉트’와 ‘타깃’이다.

이 공간이 어떤 공간인지에 대한 정의가 있어야 그러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다.

이때 그 정의가 바로 콘셉트며, 그 공간의 주요 고객이 되는 사람들이 타깃이다.

인테리어, 메뉴, 마케팅 등 각각의 요소들을 따로따로 생각해서 고민하곤 하는데, 사실 이들은 하나가 되었을 때 그 힘을 발휘한다. 그래서 콘셉트와 타깃이 확실해야 한다.

우리 카페가 어떤 카페인지, 어떤 이들을 위한 카페인지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출제 경향을 파악하고 접근해야 훨씬 효과적이었다. 창업도 역시 이미 드러나 있는 업종의 특징을 이해하면 더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창업이 가능하다.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보아야 할 관점이 소비자일 때와는 아예 다르다.

카페는 식음료의 소비를 넘어서 ‘공간’을 소비하는 형태로 발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카페는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닌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카페가 ‘커피 소비형’이 아닌 ‘공간 소비형’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며, 그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사업적으로 훨씬 승산이 높다고 판단했다.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뒤늦게 중요성을 깨닫고 직접 해보니, 시장 분석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카페가 반짝 유행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이 세분화되기 시작했다.

본래 있던 것을 재해석하거나, 거기에 뭔가를 더해서(혹은 빼서) 경쟁력 있는 ‘나만의 것’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벤치마킹이다.

조금 일찍 일어나 구립 도서관에서 경영서와 창업서를 닥치는 대로 빌려 출근했다.

창업 전에 나름 깨작깨작 찾아보던 때 뻔한 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는 달리 보였다. 역시 남들이 입을 모아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들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진작에 그랬으면 참 좋았을걸.

새삼 공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섣불리 행동하지 않았다. 잠깐 숨을 돌려 관련 서적들을 빌려 읽고 유튜브를 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부를 했다.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여러 상권을 살피다 유동인구만 따지고 예산에 맞춰서 부동산 계약을 한다.

창업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상권’이다. 때로는 ‘무엇을 할 것인지’보다 ‘어디서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상권에만 전적으로 기대다 보면 오히려 높은 유지비 때문에 운영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상권의 인기가 하락해도 임대료는 절대 쉽게 낮아지지 않는다.

월세가 생각보다 저렴해서 좋아했다가 나중에 청구된 관리비를 보고 ‘허걱’ 할 수 있으니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덧붙여 전기세와 수도세도 ‘평균 얼마’라는 식보다는 월별로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상권이 전부는 아니지만 없는 상권에서 가게를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대단한 내공이 필요한 일이다.

결국 개인 카페 인테리어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사장의 감성’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경험해보니 왜 디저트 카페가 창업에 더 유리한지를 알 수 있었다. 디저트에 대한 손님들의 선호도에 비해 경쟁력 있는 디저트를 제공하는 카페가 많지 않기 때문이었다.

디저트를 하나의 ‘사치품’으로 생각하면 아주 어렵지는 않다.

꼭 배고파서 먹는 것이 아니라 기분 전환을 위한 음식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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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자란다. 일 년 내내 자라긴 하지만 주로 봄에 자란다.

나무는 봄에 많이 자라고 여름부터는 잘 자라지 않는다.

식물은 가만히 땅에 뿌리를 내리고 움직이지 않지만, 쭉쭉 자라는 새순의 모습은 동물에 비해도 전혀 정적靜的이지 않다.

나무는 대부분 가을에 잎을 떨어뜨리고 겨우내 조용히 쉬다가 봄이 되면 깨어나는데, 씨앗에서 발아한 시점과 겨울눈에서 싹이 나오는 시점이 거의 같다.

잊고 있던 밤나무 가지에서 새순이 돋았다. 잊고 있던 통장에서 잔고를 발견한 느낌.

저마다 다르겠지만 4월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나무가 가장 바쁠 때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변화가 클 때다. 겨울눈에서 싹을 내는가 싶다가 어느새 쭉 늘어나서 자라더니 잎도 내고 꽃도 내고 정신이 없다.

이때는 일주일만 못 보아도 많은 부분을 놓치게 된다.

이미 많이 자라버린 가지와 막 자라고 있는 가지를 비교하며 관찰하는 것도 재밌다.

봄에 나무가 싹을 내고 자라는 것을 지켜보면 생각보다 빠른 성장 속도에 놀랄 것이다. ‘나무처럼 자란다’는 말이 괜한 말이 아니다.

자연관찰을 잘하는 방법이 있다. 천천히 걸어라. 새로운 것을 발견하면 멈춰라. 멈춰서 오래 보라.

관찰 그리기를 할 때는 하나를 더 추가한다. 여러 날을 보라.

오늘 보고 다음날에도 보고 그 다음 주에도 보고…. 적어도 일 년은 꾸준히 관찰해야 그 식물의 모습을 잘 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멋진 꽃을 찾아 낯선 곳에 가기보다는, 익숙한 곳에 자주 가서 보고 그리기를 추천한다.

나무에겐 추운 겨울을 견디는 힘이 있다.

그림은 입체를 평면으로 옮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눈앞의 대상은 입체이고 그것을 평면인 종이에 옮긴다. 입체를 평면에 그리려면 먼저 그 대상을 선으로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사물을 선으로 인식해 그리는 작업을 ‘윤곽선(외곽선) 따서 그리기contour drawing’, 간단히는 ‘선 따기’라고 부른다.

그림을 잘 그린다는 것은 결국 ‘잘 본다’는 것인데, 내가 눈으로 잘 본 것을 그대로 손이 쫓아가면서 종이에 옮겨 그릴 수 있어야 한다.

이 연습을 하는 데 적당한 대상으로 평범한 사물들보다는 자연물이 좋다.

추운 겨울을 맨 몸으로 견뎌내 누구보다 빨리 꽃을 피우고 열매까지 맺으려는 로제트식물의 전략은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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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작은 스케치북을 들고 다니며 관찰하고 그림 그리기를 즐긴다.

꽃을 기다리다, 꽃봉오리 맺히는 모양도 지켜보고 그 꽃에 날아오는 새와 곤충들도 만났습니다.

그 모든 자연의 변화를 쫓아다니다가 결국 꽃을 보게 된 것일지도.

처음부터 두 권의 책으로 기획되었습니다. 2015년 가을에 펴낸 《오늘은 빨간 열매를 주웠습니다》가 첫 번째이고, 《꽃을 기다리다》가 두 번째입니다.

꽃보다 열매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은 ‘관찰-그리기’를 시작하고 훈련하는 데는 그쪽이 더 쉽기 때문입니다.

자연물을 주워 집에 가져와서 관찰하다가 익숙해질 때까지 그림을 그립니다.

그리기보다 식물 관찰에 더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꽃을 기다리다》를 먼저 읽기를 권합니다.

겨울눈에서 새싹이 나고 꽃이 피기까지 나무의 온 과정을 기록합니다

냉이와 봄동처럼 잎을 달고 겨울을 나는 로제트식물과 다양한 풀꽃들이 앞 다투어 꽃을 피우는 전략도 살펴봅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 혹은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고 해도 봄이 오면 왠지 따듯한 봄 햇살과 살랑 살랑 불어오는 봄바람을 쐬러 밖에 나가고 싶어진다.

꼭 봄이 아니어도 계절이 바뀔 때면 한번쯤 바깥에 나가 자연의 변화를 느끼고 싶어진다.

꽃은 예쁘다. 또한 신비롭다. 다양한 빛깔, 향기, 형태로 우리의 눈과 마음을 홀린다.

사람들은 꽃의 아름다움만 훔치고는 그 존재의 이유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그 꽃이 왜 피었는지, 하필이면 왜 그 시기에 그 자리에 피어났는지, 왜 그런 모양과 색깔을 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져본 적이 있는가? 나는 이번 책에 그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꽃은 왜 피는 걸까?

우리의 삶이 그러하듯 식물의 모든 단계에도 구체적인 이유와 스토리가 있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아마도 식물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을 맞았기 때문일 것이다.

한 해의 성장을 부지런히 마친 식물은 마지막으로 씨앗을 남기기 위해 꽃을 피운다. 말하자면 꽃은 식물의 생식기이다.

꽃을 관찰할 때는 화려한 색깔과 향기에만 현혹될 것이 아니라, 암술과 수술을 비롯한 꽃의 내밀한 기관들을 잘 살피고 거기에 담긴 생존전략까지 읽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에는 한 삶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끈질긴 탐구정신, 그리고 일말의 상상력까지 요구된다 하겠다.

꽃이 되는 모든 과정이 ‘꽃’이다.

꽃은 식물의 중요한 기관이기는 하지만 식물의 생애에서 그저 한 단계일 뿐이다.

꽃 한 송이를 피우기 위해 식물들은 추운 겨울에도 씨앗에 에너지를 끌어 모으고, 싹을 틔우고, 땅속 깊숙이 모세혈관 같은 뿌리를 뻗어 내리고, 그 뿌리로 물과 양분을 모아 새잎과 줄기를 만들고, 찾아오는 천적들을 막기 위해 갖가지 작전을 펴가며 안간힘을 쓴다.

저 혼자는 한 걸음도 움직일 수 없는 식물들이 끈질기게 삶을 이어가는 과정의 치열함을 알아야 꽃의 진짜 아름다움을 보았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꽃을 보고, 기다리고, 사랑한다는 것은 식물의 온 생을 지켜보고 응원하는 일이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더 잘 관찰하기’ 위해서다.

그림을 그리면서는 열 번도 백 번도 더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자꾸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상상하고 더 탐구하게 된다. 그것은 생에 대한 더 깊은 관심으로 이어진다.

10년 넘게 자연을 관찰하고 그리는 습관을 가져왔지만, 막상 책을 내려고 하니 미처 그리지 못한 것들이 생각나서 1년 더, 1년 더 하며 꽃을 기다리고 그리기를 반복했다.

그러면서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또 다시 발견하는 즐거움도 맛보았다.

모쪼록 이 책이 꽃을 좋아하지만 그 삶을 잘 들여다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기를 기대한다.

좀 더 세심한 관찰과 다르게 보기를 통해 아름다움에 대한 끌림 이상의 ‘생명 발견’의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

식물도 생명체다.

우리와 다른 녹색을 띠고 있을 뿐, 이 지구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처럼 매일매일 햇살과 빗물과 바람을 느끼고, 동료와 대화도 나누고, 내일을 꿈꾸며 살아가고 있다.

식물의 시작은 씨앗이다.

(나무는)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자란다.

줄기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생장을 이어갈 수 있다. 그래서 가지 끝에 생장점을 만들었다. 그것이 겨울눈이다.

나무의 첫출발점은 씨앗이었다 해도 이후 해마다 이어가는 재출발점은 겨울눈인 것이다.

겨울눈은 나무의 또 다른 씨앗이라고 할 수 있다.

추운 벌판에서 재출발을 준비하는 나무들의 겨울눈을 살펴보면 그 작은 속에 엄청난 에너지가 모여 꿈틀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적어도 이런 감성은 갖고 살아야 삶이 풍요롭다 할 수 있지 않을까?

겨울이 되면 마치 나무가 죽은 듯 보이지만 가만히 쉬고 있다. 쉬면서 새 출발을 준비한다.

겨울눈을 볼 때는 서로 마주나는지 어긋나는지도 관찰해 보자.

겨울에 나무를 알아보는 방법은 겨울눈 외에도 많다.

특이한 애들은 겨울에도 특이하다.

일반적으로 눈(芽, bud)은 생장점을 말한다

겨울눈은 나무에만 있다. 풀은 겨울이 되면 줄기가 말라죽고 다음해에는 씨앗이나 뿌리에서 다른 생명이 싹 터 살아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나무를 관찰할 때 꽃과 잎, 줄기를 보면서 구분하지만 겨울눈도 저마다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나무를 구분하는 기준이 된다.

꽃, 열매, 잎 등은 나무에 붙어있는 시간이 정해진 반면 겨울눈은 사시사철 매달려 있기 때문에 언제나 관찰 가능하다.

겨울눈을 잘 알고 있으면 언제라도 나무를 보고 구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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