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산책하듯
김상현 지음 / 시공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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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산책을 즐겨하던 때가 있었다.

홀로 산책했던 것은 아니고 친했던 사람과 걸었는데,

인생에 대해, 나에 대해, 추억에 대해, 꿈에 대해 이야기 했었다.

보통 내가 이런 저런 이야기를 쏟아내면 상대방이 잠잠히 들어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저자와 함께 산책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이번에는 내가 잠잠히 듣는 입장이 되었다.


나와 다른 것이 정말 많은 사람이지만

조용히 그의 생각과 인생을 들어보니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고,

생각지도 못했던, 새롭게 알게 된 부분도 있었다.


표지에 사용한 색을 책 내지에도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책의 느낌이 딱 그렇다.

들뜨거나 설레기보다 차분하고 담담하다.

나이가 존재하는 이유는 그저, 언제든 기억하고 찾아가기 쉽게 만들어 주는, 나의 시간을 기록하는 ‘페이지 번호‘이니까.

한 없이 다정하고 따뜻했던 나의 아빠이자, 살아남기에는 너무 약했던 불쌍한 한 사람이 결국 나의 일부인 것은 부정할 수 없으니까. 나 아빠 아들이잖아.

어쩌면 내가 없는 것이 너의 남은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사실 말도 안되는 생각인데, 참 신기한 게 그 순간은 꽤 그럴듯하게 보인다는 거야. 하지만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아. 너는 내 아들이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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