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준비가 안 된 상태로 창업을 한다는 게 현실이었다.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감, 취업에 대한 막막함, 다가오는 퇴직 등 사람들의 고민은 결국 ‘나도 장사나 해볼까?’로 귀결되며 수많은 어쩌다 사장들을 낳는다.

떠밀리듯 시작하니 오랜 준비 기간도, 그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 하물며 애착도 없이 창업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렇게 안일하게 창업한 가게 대부분이 험난한 레드오션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쓸쓸히 폐업을 맞이한다.

폐업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 최저임금 노동자보다도 수익이 적은 자영업자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 명동과 강남 같은 메인 상권도 권리금을 없앨 정도로 자영업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보다는, 백종원 씨, 홍석천 씨 같은 ‘장사의 신’들의 성공 사례에 더 집중한다.

나는 자존심이 세고 자기애가 강한 편이다. 그런 내가 가뜩이나 도피성 창업으로 자괴감을 느끼는 것도 모자라, 패배자로 인식되어 남들 안줏거리가 되는 일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싫었다.

참담한 상황을 간절함으로 하루하루 극복하는 것이다.

창업 후 1년 이내에 폐업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어쩌면 나는 창업을 하면 끝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가게가 열려 있으면 커피를 마시고 싶은 손님들이 알아서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픈만 하면 창업과 관련된 준비는 모두 끝난 것이고, 이제부터 매일매일 손님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창업의 진짜 시작은 오픈하고 나서부터였고, 매일매일을 시작과 같은 자세로 임해야 했다.

장사가 안되면 생계와 관련된 걱정으로 가장 힘들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자신이 노력한 결과물이 사람들에게 외면당할 때 느끼는 비참함도 무시할 수 없다.

애석하게도 장사가 안되는 건, 외부 요인보다는 내 가게의 문제일 가능성이 훨씬 크다.

자신만만하게 카페를 차려놨는데 이제 와서 보니 총체적 난국 그 자체였다. ‘아니, 단 며칠만으로도 이렇게 잘 보이는데, 왜 준비할 때는 몰랐지? 뭐에 씌었던 게 분명해.’

땜질한 배는 언젠가 반드시 가라앉기 마련이다.

작지만 강한 가게들을 봐도 그들이 철저한 사업 계획서를 바탕으로 창업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이 반드시 놓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바로 ‘콘셉트’와 ‘타깃’이다.

이 공간이 어떤 공간인지에 대한 정의가 있어야 그러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다.

이때 그 정의가 바로 콘셉트며, 그 공간의 주요 고객이 되는 사람들이 타깃이다.

인테리어, 메뉴, 마케팅 등 각각의 요소들을 따로따로 생각해서 고민하곤 하는데, 사실 이들은 하나가 되었을 때 그 힘을 발휘한다. 그래서 콘셉트와 타깃이 확실해야 한다.

우리 카페가 어떤 카페인지, 어떤 이들을 위한 카페인지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출제 경향을 파악하고 접근해야 훨씬 효과적이었다. 창업도 역시 이미 드러나 있는 업종의 특징을 이해하면 더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창업이 가능하다.

판매하는 입장에서는, 보아야 할 관점이 소비자일 때와는 아예 다르다.

카페는 식음료의 소비를 넘어서 ‘공간’을 소비하는 형태로 발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카페는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닌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카페가 ‘커피 소비형’이 아닌 ‘공간 소비형’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며, 그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사업적으로 훨씬 승산이 높다고 판단했다.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뒤늦게 중요성을 깨닫고 직접 해보니, 시장 분석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카페가 반짝 유행이 아니라 우리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으면서 시장이 세분화되기 시작했다.

본래 있던 것을 재해석하거나, 거기에 뭔가를 더해서(혹은 빼서) 경쟁력 있는 ‘나만의 것’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이것이 바로 벤치마킹이다.

조금 일찍 일어나 구립 도서관에서 경영서와 창업서를 닥치는 대로 빌려 출근했다.

창업 전에 나름 깨작깨작 찾아보던 때 뻔한 말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는 달리 보였다. 역시 남들이 입을 모아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들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진작에 그랬으면 참 좋았을걸.

새삼 공부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섣불리 행동하지 않았다. 잠깐 숨을 돌려 관련 서적들을 빌려 읽고 유튜브를 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공부를 했다.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여러 상권을 살피다 유동인구만 따지고 예산에 맞춰서 부동산 계약을 한다.

창업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상권’이다. 때로는 ‘무엇을 할 것인지’보다 ‘어디서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상권에만 전적으로 기대다 보면 오히려 높은 유지비 때문에 운영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상권의 인기가 하락해도 임대료는 절대 쉽게 낮아지지 않는다.

월세가 생각보다 저렴해서 좋아했다가 나중에 청구된 관리비를 보고 ‘허걱’ 할 수 있으니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덧붙여 전기세와 수도세도 ‘평균 얼마’라는 식보다는 월별로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

상권이 전부는 아니지만 없는 상권에서 가게를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대단한 내공이 필요한 일이다.

결국 개인 카페 인테리어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사장의 감성’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경험해보니 왜 디저트 카페가 창업에 더 유리한지를 알 수 있었다. 디저트에 대한 손님들의 선호도에 비해 경쟁력 있는 디저트를 제공하는 카페가 많지 않기 때문이었다.

디저트를 하나의 ‘사치품’으로 생각하면 아주 어렵지는 않다.

꼭 배고파서 먹는 것이 아니라 기분 전환을 위한 음식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