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 카운트다운 - 지구의 골든타임, 탄소 중립 5년을 위한 준비
이진원.오현진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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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도 어디에도 서울이라는 도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서해안의 국제도시 인천, 세계에서 가장 큰 반도체 공장으로 화제를 모았던 평택, 자율주행의 메카인 화성 역시 사라졌다. 수도권 도시뿐 아니라 대구, 부산, 창원, 광주 모두 바닷물이 역류되어 물속으로 사라지거나 섬이 되어버렸다."(p.14) 


탄소 중립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환경책 <넷제로 카운트다운>, 인트로 부분에 나오는 2100년 대한민국 상황을 그린 가상 시나리오다.


기후변화로 삶의 터전을 떠나 기후난민이 된다는 가상 시나리오로 시작하는 이 책의 저자는 현재 정부부처에서 기후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이진원과 오현진이다. 아직은 우리 사회에서 낯선 용어인 탄소 중립과 더불어 기후변화와 탄소 중립의 연관성에 대해 독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탄소 중립(넷제로)에 대해 독자들이 정확하게 알게 된다면,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기후 테크를 통한 새로운 경제 생태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이 책에 수록된 과학적 근거와 역사적으로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과정들을 보면서, 독자들은 기후 위기가 결코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에게 닥친 시급한 해결 과제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에서 <글래스고 기후합의>가 타결되었다. 세계 각국이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발전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선진국은 2025년까지 기후변화 적응 기금을 두 배로 확대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우리나라도 이 회의에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했다. 초반에는 개인과 기업 모두 기후 위기를 걱정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그 움직임은 오래가지 않았다. 텀블러와 용기 사용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던 개인은 편리함을 찾아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기업도 탄소 배출권 구매와 환경 시설 설치에 따른 기업 부담이 늘어나면서, 탄소 중립을 위한 각종 규제에 대한 불만이 높아졌다. 설상가상으로 폐업하는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실업률과 지역 경제 침체를 이유로, 탄소 중립 홍보에 적극적인 여론도 부정적으로 변해갔다. 


2015년 파리협정에서 논의된 '지구 온도 상승폭 1.5도 제한' 목표를 유지하는 합의가 이뤄졌다. 195개국의 수장이 모인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1)에서 선진국을 비롯해 중진국과 개도국까지도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하는 새로운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2021년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48차 IPCC에서는 전 세계 195개국 합의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고,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를 2010년 대비 최소 45퍼센트 수준으로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특단의 조치였다.  

2022년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27)'가 열렸다. COP27에서 지구 평균온도 상승률 1.5℃ 제한 방안은 유지했지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정말 중요한 화석연료 감축안은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아직까지도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 보다 경제적 논리가 앞선 결과다. 


우리나라도 2050년 탄소 중립(넷제로, Net Zero)을 목표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탄소 배출량 40%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기후변화 대응지수는 조사대상 59개국 중 56위로, 발전 부문에서 재생에너지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낮다. 반면 기후 변화에 치명적인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44.0%로 가장 높다. 

전 세계가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는 추세에도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30%에서 21.5%로 줄이고 석탄과 LNG 등 화석연료 발전 비중은 2030년 여전히 40% 이상이다. 2021년 <글래스고 기후 합의>에서 약속한 2030년까지 탄소 배출 목표를 지키기 위해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발걸음이 바쁜 이유다.  


이 책은 기후 위기에 대한 문제 제기와 탄소 중립과 기후 위기에 대한 연관성을 일깨워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탄소 중립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 7가지와 함께 기후 위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전략을 제시한다. 


기후 테크, 이 책에서 제시하는 생존전략이다. 인류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는 새로운 혁신 기술을 통한 정치, 경제, 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익과 손실을 따지는 경제 논리로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시점이다.  


기후 위기는 앞서 말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일상 깊숙이 들어왔다. 그리고 2030년 탄소중립, 넷제로까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얼마 없다. 이 책은 기후 위기와 탄소 중립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세계시민으로서 지녀야 할 자세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탄소 중립은 모든 것을 줄이자는 것이 아니다. 먹을 것, 입을 것, 에너지 등 모든 것을 줄이면서 불편을 감수하면서 살아가자는 개념이 아니다. 재앙으로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인류의 과제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이 서평은 초록비책공방 서평단에 선정되어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것입니다.  


#넷제로카운트다운 #지구를위한골든타임 #탄소중립5년을위한준비 #초록비책공방 #이원진 #오현진 #서평단선정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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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 - 세계적 지성이 들려주는 모험과 발견의 철학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세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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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활기를 가져오는 것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을 쐬는 일에서 시작됨을 일깨워주는 사람이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 파스칼 브뤼크네르다소설가이자 철학자인 그가 쓴 인문 철학서 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이 출간되었다. 


지난 펜데믹 기간 동안 나타난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격리 시대를 통해 폐쇄된 생활과 온라인 문화가 사람들에게 가져다 준 탈진과 권태, 무기력이 그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기도 전부터 피곤한 무기력을 극복하고 진짜 삶을 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파스칼 브뤼크네르 무기력해진 삶을 이겨내고 생의 감각을 회복시켜주기 위한 단서 15가지를 제시한다. 빗장, 여행, 스마트폰, 일상, 사생활, , , , 모험심, 슬리퍼, 일기예보, 에로스, 탈주, 실존, 루틴의 15가지 단서를 통한 저자의 해결방안을 만나게 될 것이다.

 

펜데믹 기간 동안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의 집과 방에서 보냈다, 팬데믹이 지나간 지금도 여전히 자기 방을 떠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SNS를 통해 소통을 하고 스마트폰을 보면서 하루를 보낸다. 심지어 타인과 직접적인 소통을 힘들어하는 세대도 생겼다.


코로나19를 거치며 나타난 사회현상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집에만 있어도 거의 모든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먹을 것이나 생필품을 사기 위해 굳이 밖으로 나오지 않아도 된다.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으면 일상은 물론이고 OTT서비스를 통해 무료한 시간을 즐길 수도 있고 원격 수업을 받고 재택근무로 일도 할 수 있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자기 방에 가만히 있을 수 없음에서 비롯된다. 그렇기 때문에 고독의 기쁨이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파스칼의 이 말처럼, 이제 사람들은 고독의 기쁨을 이해하게 된 것일까? 진정한 자유를 누리게 된 것일까? 저자는 단호히 아니라고 말한다.

 

자기 방을 떠나지 않아도 일상이 가능하게 된 이 현상은 오히려 앞으로 사람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불행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집 소파에 앉아서 안전한 화면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며 집에 머무르려 하는 욕구가 커진 반면, 사람들은 자유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렸다.

 

19세기 말 폴 라파르그는 저서 게으를 권리에서 의무적 여흥과 소비 사회가 가져 올 결과를 이렇게 예견했다고 한다.

 

이제 게으를 권리가 대중에게 주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두 가지로 나타나리라. 할 일도 없고 금전적 여력도 없는 인구의 대다수는 밤낮으로 텔레비전이나 동영상만 들여다보면서 기분 전환을 꾀할 것이다. 자유로운 시간이라는 피할 수 없는 악몽이 그들을 덮칠 것이다. 진짜 활동다운 활동은 특권층의 호사가 되고, 무위도식은 가장 가난한 자들의 짐이 될 것이다.”(p.47)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자유는 소파에 앉아서 화면을 바라보면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자유는 배워야 하는 특성이라고 저자는 말한다.(p.49) 수백만 명을 죽이고 중산층을 몰락시키고 친구와 연인을 갈라놓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자유라는 이상에서 우리를 해방시켰다.

 

자유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 미래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니 오늘을 늦추고, 질주를 다스리고, 디오니소스적인 욕망의 무리를 사슬로 옭아매자. 그 무엇으로도 파괴할 수 없는 진짜 자유를 되찾자.”(p.49)

 

당신의 세상은 조이스틱으로 움직이는 가상의 공간이 아니다. 당신의 집 문 밖에 있는 공간이 진짜 당신이 살아가는 세상이다. 집에 오래 머물게 되면서 사람들은 실내복과 실내화에 익숙해졌다. 팬데믹 이후에 수면바지, 실내복, 실내화 차림으로 쇼핑을 하러 가는 사람들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닌 듯하다.

 

팬데믹 이후 사적인 것이 공적 영역을 침범하고, 다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든 개의치 않고 때로는 복장 규율까지 무시한 채 반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아무 데나 출몰한다. 잠잘 때 입던 옷을 그대로 입고 일요일 아침에 빵을 사러 나오는 사람들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본다.”(p.174)

 

온종일 이런 차림으로 지낸다는 것은 생활을 지키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손쉬운 편안함을 추구하겠다는 소리 아닌가? 자유롭다는 것은 무엇보다 두 발로 곧게 서서 자신의 자세를 의식하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p.169)

 

슬리퍼를 신고 걷는 삶은 구두를 신고 걷는 삶보다 흥미롭지 못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무기력한 삶을 벗어나는 길은 편안한 소파가 주는 자유를 반납하고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당신의 집 문 턱을 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생의 감각을 회복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빛과 탐색의 존재, 인간으로서 진짜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일깨워주는 책

 

이 책을 통해 파스칼 브뤼크네르는 코로나19와 기후위기, 끊이지 않는 전쟁으로 인해 우리가 겪는 불안과 권태, 무기력이 비단 현대 사회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문화 경제적으로 개방의 시대였던 20세기가 막을 내리고, 정신과 공간에 빗장이 채워지기 시작하는 새로운 시대를 살아갈 우리 인생에 상쾌한 미풍을 선사하는 인문 철학서이다.


#우리인생에바람을초대하려면 #인플루엔셜 #서평단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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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야 할 세계 - 제13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문경민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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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야 할 세계(다산북스, 2023)는 문경민 작가가 쓴 장편소설로, 작가에게 2023년 혼불문학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정윤옥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는 그녀가 1년 전까지 일했던 고등학교 정문 앞에 멈춰 섰다.”(p.6,가제본) 책을 펼치자마자 만난 문장이다. “국어교사 정윤옥의 마지막 한 해를 다룬 내용이라는 정보를 책 소개에서 보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첫 문장부터 이렇게 훅 치고 들어올 줄은 몰랐다. 주인공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소설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서사를 풀어낼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밀려왔다.     

 

주인공 정윤옥은 중등 국어교사였다. 화약폭발 사고로 잃은 아버지와 가족의 생계를 위해 공장에 다닌 엄마 그리고 뇌병변장애가 있는 남동생 지호가 그녀의 가족이었다. 정년을 앞둔 윤옥은 눈 내리던 어느 날, 자정 무렵 집을 나섰다가 눈길에서 넘어져 혼수상태로 1년을 더 살다 생을 마쳤다. “지켜야 할 세계라는 책 제목처럼 윤옥에게는 지키려고 한 세계가 있었다. 이 장편소설은 윤옥과 그녀가 지키려고 했던 세계에 대한 이야기다.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는 거 같더라.”, “어쩔 수 없었다.” 사람으로서 도리가 아닌 일을 하게 되었을 때 사람들이 많이 하는 말이다. 자신의 처지에 대한 이해와 당위성을 구하는 이 한마디를 통해,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면죄부를 받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연일 흘러나오는 뉴스만 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이 면죄부가 될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윤옥처럼


가족에게 불편한 존재였던 남동생 지호는 10살 때 원주에 있다는 소망의 집으로 보내졌다. 대학생이 된 윤옥이 동생을 찾아 간 소망의 집 현실은 처참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호는 없었다. 지호가 그곳에 없다는 윤옥의 통화에 그런 애들은 원래 오래 못 산다. 그러니 생사를 묻지도 찾지도 말라”(p.90)고 엄마는 말했다. 지호를 보내던 날도 그랬다. 이웃 수림 아주머니는 그 일이 지호도 살고 윤옥이도 살고 윤옥 엄마도 모두 다 같이 사는 일”(p.70)이라고 말했다. 그날 같이 사는 건 아니잖아요.”라는 말을 삼켰던 윤옥의 눈에서 오늘은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흘렀다. 윤옥이 가르치는 학생 가운데 지호와 같은 장애를 가진 시영이가 있다. 시영에 대한 윤옥의 태도에서 지호를 향한 그리움과 죄책감 자신에 대한 회한을 느낄 수 있다.

 

윤옥은 허리를 숙여 시영을 가볍게 안았다. 시영이 고개를 돌리며 작은 소리로 또 아, 하는 소리를 흘렸다. 시영이 이렇게 할 때마다 윤옥은 가슴이 아팠다. 시영의 유난히 가늘고 부드러운 머리칼이 윤옥의 뺨과 턱을 간질였고, 윤옥은 그것이 그만 서러워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다. 윤옥은 시영의 어깨를 쓸어주며 말했다. “애썼다. 고맙다. 시영아.”(pp.29~30,가제본

 

지난여름 학교에서 생을 마감한 서이초 교사의 사건을 통해 드러난 것처럼, 언제부터인지 학교에는 심상치 않은 현상이 생겼다. 수업의 주체가 교사와 학생이 아닌, 학부모가 된 것 같은 분위기다. 카프카를 비롯한 대문호들의 이름을 말하며 은근히 뻐기며 즐거워하던 학생들과 함께 한 세계 문학 작품을 활용한 윤옥의 수업처럼, 교사와 학생들이 만들어가던 수업은 학부모가 제시한 수업 가이드라인과 민원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일이 빈번해졌다.

 

이 책에는 교사 평가를 위해 수업 촬영을 요구하는 학부모와 학생을 교육수요자로만 바라보며 학부모 민원을 받은 교사를 사고뭉치 취급하는 관리자가 나온다. 이처럼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의 생활지도는 정서적 학대로, 학생에 대한 평가는 자신의 아이만 미워하는 것으로 변해 학부모에게 민원 대상이 되고 담임교체를 요구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윤옥이 느낀 위축과 부담감은 지금 대한민국 교사의 현실이기도 하다.                   

 

정말로 그런 걸까. 정말로 어쩔 수 없었던 걸까. 중증장애를 지닌 남동생 지호를 생면부지의 사람을 딸려 낯선 곳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교사 정윤옥 국어 수업 관찰 분석 보고서를 만든 학부모들에 의해 흔들리는 교권도 학교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었던 것일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수록 읽는 속도는 점점 느려졌다. 가독성 문제가 아니었다. 간결한 문장으로 담담하게 표현한 한 인생과 사회에 대한 묵직한 이야기를 허투루 읽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읽은 부분은 1부에서 3부까지다. 사전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출판사에서 보내 준 가제본에 들어 있는 이야기가 거기까지였다.

 

지켜야 할 세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국어 교사 정윤옥이 던지는 화두가 될 것 같다


#문경민 #지켜야할세계 #사전서평단 #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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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사기 인문학 - 인생의 역경을 돌파하는 3천 년 역사의 지혜
한정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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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평론가이자 고전연구가 한정주가 펴낸 신간 마흔에 읽는 사기 인문학이 출판되었다. 저자가 강의하는 고전 가운데 가장 핫한 사마천의 역사서 사기(史記)를 담아낸 인문학 도서다. 

 

<인생의 역경을 돌파하는 3천 년 역사의 지혜>를 부제로 하는 이 책은 성공과 실패, 창업과 수성, 필승의 비법, 최고의 조직, ()와 권력, 모두 6부로 구성되어 있다.

 

목차에 나오는 순서대로 읽지 않고 자신이 처한 현실이나 요구에 맞는 주제를 골라 읽어도 무방하다. 일화를 통해 사기(史記)에 들어 있는 역사적 법칙과 지혜를 깨치는 재미가 쏠쏠한 교양 인문학이다.

불혹의 나이 마흔과 사마천의 사기(史記)그리고 부제 인생의 역경을 돌파하는 3천 년 역사의 지혜’, 이 책을 관통하는 세 가지 키워드다. 

 

마흔을 일러 불혹이라 한다. 논어(論語)<위정편(爲政篇)>에서 공자가 언급한 사십이불혹(四十以不惑)’에서 유래한 것으로, 세상에 미혹(迷惑) 되지 않는 나이란 뜻이다.

 

씨를 뿌리는 봄과 땀 흘려 일하는 여름 그리고 결실을 맺는 가을과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겨울불혹의 나이 마흔에는 다가올 겨울을 위해 잎 새에 이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말고 묵묵히 봄과 여름에 부지런 떨며 이룬 결실을 거둬들여야 한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삶을 준비하는 마흔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현실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현명하게 헤쳐 나갈 수 있는 지혜가 아닐까저자가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역사가 사마천의 ≪사기(史記)≫를 당아 낸 이 책을 통해 마흔에게 전하려는 메시지다. 

 

인간사와 세상사의 성공과 실패, 흥기와 멸망의 요점을 살펴 시대와 인간과 권력의 관계를 탐구하고 과거와 현재의 변화를 통찰하는 데 있다.”(p.112) 사마천이 절친 임안에게 밝힌 ≪사기(史記)≫를 집필한 목적이다. 

 

역사가의 붓이 세상을 밝힌다, (사필소세(史筆昭世). 중국 산시성에 있는 사마천의 사당 현판에 새겨진 글이다. 그가 치욕을 감내하며 써 내려간 사기(史記)를 통해, 독자들은 2천 년이 넘는 시간을 초월한 삶의 지혜와 새로운 역사와 새로운 시대를 예견한 그의 냉철한 통찰력과 평등사상을 만나볼 수 있다.      

  

세상을 더 밝게 만들어 주는 빛이 되는 고전이자 저자 한정주의 말처럼 최고의 인간학 교과서, 사기(史記)에 담긴 '인생의 역경을 돌파하는 3천 년 역사의 지혜'를 전하는 마흔에 읽는 사기 인문학은 이제 막 가을 문턱에 들어선 마흔의 독자들에게 믿음직하고 든든한 인생 멘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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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약이 되는 약 이야기 반갑다 과학 1
배현 지음, 신병근 그림 / 사계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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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마다 응급 상황을 대비해서 마련해 놓는 구급상자가 있을 것입니다. 보통 가족들이 자주 사용하는 소화제, 진통제, 감기약과 소독제, 반창고, 각종 질환에 사용되는 연고 등을 보관해 두고 비상시에 사용합니다.

가끔 유통 기한이 지난 약품을 다시 구입하기 위해 약국에 들렀다가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자주 사용하던 약품이 없을 경우입니다. 대개 약국에서 권하는 것을 구입하지만, 우리 가족에게 맞을지 효과가 좋을지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온 가족의 궁금증을 풀어 줄 반가운 책이 나왔습니다.


바로 사계절 출판사에서 나온 신간 <알면 약이 되는 약 이야기>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구급상자에 들어 있는 약품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약은 꼭 식사 후에 먹어야 하는지, 약은 콜라나 음료수와 먹으면 왜 안되는지 등 일상에서 궁금했던 약에 대한 50가지 의문에 답을 찾을 수 있는 이 책은,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건강 필독서가 될 것입니다.

 

 

디자인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신병근 그림 작가의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그림이 더해져 다소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자세한 설명을 통해 약에 대한 독자들의 모든 궁금을 풀어 주는 이 책은 우리 가족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지켜주는 우리 집 주치의가 되어 줄 것입니다.


이 책을 쓴 현직 약사 배현은 독자들이 정보의 홍수 속에서 휩쓸리지 말고 올바른 정보를 찾아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인터넷에서 무분별하게 흘러나오는 의약학 정보는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가려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저자의 말처럼 관심이 아닐까 합니다.


"약은 사람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건강을 해치기도 합니다. 약을 잘 사용하는 데 가장 필요한 건 바로 '관심'이에요. '관심'을 가지려면 잘 알아야 해요."(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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